각계 3천여 명 시국선언
"백남기 농민 부검은 사인 은폐 시도"
야당들 "진상규명 위해 반드시 특검 실시할 것"
    2016년 09월 29일 01: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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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29일 각계 인사들이 대규모 시국선언을 열었다. 시국선언 참가자들은 검·경의 부검 시도에 대해 “사인을 은폐 왜곡하려는 시도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력 규탄했다.

정당·시민사회·법조·문화예술·노동자·농민·빈민·여성·청년 등 각계각층 3천여 명의 인사들은 이날 오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백남기 농민 사망 국가폭력 규탄 시국선언’을 열고 ▲백남기 농민 사만에 대한 정부의 사죄 ▲특검 등을 통한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 ▲유가족이 반대하는 부검 시도 즉각 중단 ▲국가폭력 종식과 물대포 추방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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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계단의 시국선언(사진=유하라)

시국선언자들은 “사인이 명백하고 유족이 부검을 원치 않고 있음에도 검찰과 경찰, 법원은 기어이 부검을 강행하려 한다”며 “이는 법률적으로도, 의학적으로고, 상식적으로도, 도의적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행위이며 사인을 은폐 왜곡하려는 시도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시국선언자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백남기 농민의 죽음은 공권력에 의한 명백한 타살”이라며 “그러나 백남기 농민과 가족들은 3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정부로부터 단 한마디 사과도 듣지 못했다. 책임자 처벌이나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질타했다.

백남기 농민의 차녀인 민주화 씨는 “살인자가 피해자의 사건을 어떻게 진상규명하겠다는 건가. 왜 슬퍼할 시간조차 주지 않나”라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백 씨는 “빈소는 슬픔보다 긴장감의 연속이다. 저희 가족은 사인이 명확한 아버지의 시신의 부검을 절대로 반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국회가 ‘백남기 국가폭력 사건 청문회’를 개최했지만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사법부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사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도 인사청문회에서 이 같은 답변을 했다.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한 수사는 전혀 진척이 없다. 지난해 민중총궐기 집회 진압을 진두지휘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조사 한 번 받지 않았다. 반면 이 집회를 개최했다는 이유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징역 5년을 선고 받았다. 집회 참가자에 대한 처벌은 신속하게 이뤄지는 반면 과잉진압을 한 공권력에 대한 수사는 시작도 안 된 것이다. 특별검사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시국선언자들은 “검찰은 오늘까지도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수사에 대해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과잉진압에 대한 수사는 방기한 채 백남기 농민께서 숨을 거두자마자 부검부터 하겠다고 나서는 검찰에게 공정한 수사를 기대할 수 없다”며 “특별검사를 통해서라도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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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들 “반드시 특검 실시할 것”

이날 시국선언에 참석한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 등 또한 야권 공조를 통한 특검 실시를 약속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부검영장 발부에 대해 “작년 11월 14일 공권력에 의해서 무고한 농민을 죽게 한 범행을 은폐하고 조작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그것이 부검영장 발부로 가시화되고 있다. 묵과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노 원내대표는 “정의당은 공권력의 고 백남기 선생 살인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그대로 맡겨둘 수 없는 상황이기에 오늘 특검법을 발의하도록 했다”며 “이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특검 도입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정숙 국민의당 의원도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돌아가신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데 검찰과 경찰이 이제와 사인을 몰라 부검을 하겠다고 한 것은 너무나 치졸하고 패륜적인 일”이라며 “본래 유가족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한 부검이 가해자들의 한풀이 수단이 되고 있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국민의당은 운명을 달리한 백남기 농민의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특검을 하겠다”며 “야3당과 함께 힘을 합쳐서 진상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백남기농민대책TF 위원장인 정재호 더민주 의원은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이제 우리 야당과 시민사회, 온 국민이 뭉쳐서 해야 할 일은 자명해졌다. 국민 여러분 SNS에서만 성토하지 마시고 87년 6월 대항쟁처럼 광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신 직후부터 매일 밤 서울대병원과 장례식장을 지켰다는 김종훈 무소속 의원도 이날 시국선언에 참가했다. 김 의원은 “국감 중이지만 이보다 더한 일이 있을까 싶어 달려왔다. 노동자, 농민 할 것 없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절규에 목숨까지 내놓아야 하는 사회 됐다”며 “안타깝다 못해 분노가 치밀어 올라 잠이 오질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제대로 지켜드려야 한다”며 “백남기 선생님을 지키고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이 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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