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봉제 강행 시나리오
'선 도입, 후 보완' 정부가 불법 강요
대통령 100% 도입 지시에 정부, 불법도 지침화
    2016년 09월 26일 09: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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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리 성과연봉제를 노조 합의 없이 도입할 방침을 세우고, 제도 도입 강행을 공공기관에 종용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공개됐다. 정부는 ‘선 제도 도입, 후 보완 전략’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이사회 의결로 성과연봉제를 강제 도입하라는 등의 구체적 계획도 제시했다. 정부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공공기관장들이 이를 공유해 ‘행동’에 나선 셈이다.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이 확보해 26일 공개한, 3월 11일·4월 21일자 정부 작성 문건 3건은 성과연봉제 도입 강행을 위한 단계적 시나리오나 다름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 3월 11일 A산하기관 간담회 자료는 ‘기관별 성과연봉제 추진현황 및 계획’에 관한 것이다. <성과연봉제 확대 추진계획>을 보면 도입 시기는 ‘2016. 4월말까지 도입 완료를 목표로 추진’, 시행시기에 대해선 ‘2017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한다고 적혀있다. B산하기관의 같은 날짜 간담회 자료도 이와 똑같은 내용이다.

해당 간담회 자료는 고용노동부 기조실장 주재의 ‘2016년 3월 11일 기획관리이사가 참여한 정책실무협의회’의 제출 자료다.

김삼화 의원에 따르면 올해 3월 11일, 4월 21일, 5월 13일, 6월 2일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하기 위한 고용노동부 기조실장 주재로 산하기관 기획관리이사 회의가 열렸다. 해당 자료들의 내용은 정부가 이 회의를 통해 산하기관에 성과연봉제 조기도입을 압박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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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B산하기관 정책실무협의 자료 중 일부(김삼화 의원실)

4월 21일자 <기관별 성과연봉제 확대방안 추진현황> 자료는 보다 진전된 안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이 자료에서 ‘선 제도 도입, 후 보완 전략’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는데, 이는 산하기관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종용했다는 점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해당 자료를 살펴보면, 기관별 성과연봉제 개선방안, 추진현황, 진행상황, 고용노동부 산하 유관기관과의 공동 대응 협의채널을 월 1회 정례화한다는 내용이 있다.

특히 노조를 설득하지 못할 경우 ‘선 제도 도입, 후 보완 전략’을 추진하기로 하고, 올 6월 하순까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위해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가 협의하기로 하고 6월 말까지 취업규칙 개정(안)을 이사회 의결을 통해 추진할 계획까지 밝히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월 초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100% 도입하고 노조의 동의를 받으라고 지시한 바 있다.

성과연봉제가 임금체계와 관련한 만큼 노조 혹은 노동자 과반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그러나 이 문건만 보면, 정부가 나서서 산하기관장들에게 법에 명시된 노조 동의 절차를 무시해도 된다는 신호를 준 셈이다.

실제로 5월말과 6월초 사이 미도입 기관은 이사회를 개최 및 성과연봉제 도입을 의결했다.

김삼화 의원은 “고용노동부는 노조가 합의를 거부할 경우 노조의 동의 없이도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제하자는 입장과 계획을 담은 회의자료를 공공기관장들과 공유하며 시나리오에 따라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였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자료가 공개되자 연쇄총파업에 나선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사퇴를 촉구와 법적 조치 등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백성곤 공공운수노조 대변인은 “정부가 공공기관의 내부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하기 위해 자체 시나리오까지 만들어 불법을 저지른 것이 확인됐다”며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고용노동부가 자본의 이익만을 위해 불법적인 일까지 저지르는 것에 대해선 법적 조치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고민하겠으며, 향후 총파업 투쟁을 통해 정부의 잘못을 바로 잡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공공연맹은 이날 논평을 내고 “노사관계 파탄 주범 드러났다”며 “불법행위 주동자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퇴하라”고 밝혔다.

공공연맹은 “고용노동부 이기권 장관의 기획과 연출, 공공기관장이 주연을 맡은 이 막장 드라마는 공공노동자를 파업으로 내몰고, 사회공공성을 파괴해 국민들 피해만 만드는 나쁜 드라마”라며 “공공노동자가 앞장서 불법 정권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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