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진보당, 현상 유지는 이제 불가능
    [분석과 전망] 통합진보당 사태의 전개와 진보정치 미래
        2012년 08월 06일 07: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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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원총회에서 이석기 김재연 제명 부결 사태 이후 일주일여의 침묵을 깨고 강기갑 대표가 6일 기자회견을 통해 던진 화두는 ‘당의 발전적 해소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7일 오전에는 권영길 천영세 문성현 민주노동당 전 대표들과 노동 농민 빈민 조직 대표자들과 혁신파 최고위원 국회의원들의 비공식 조찬 간담회가 예정되어 있고,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혁신모임’(가칭)도 발족할 예정이다.

    이미 개별 탈당을 넘어 분당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일주일 동안 부산울산연합과 인천연합의 일각에서는 당의 파국을 담기 위한 타협안으로 이석기 의원의 자진 사퇴를 구 당권파에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 당권파는 이 방안도 단호하게 거부하였고, 혁신파로서도 퇴로가 없어진 형국이 된 것이다.

    구 당권파의 입장은 이석기 김재연 사퇴 이외의 방안은 다 받을 수 있지만 두 의원의 사퇴는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구 당권파들은 이미 주요 시도당과 중앙위원, 대의원 구성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당권 등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양보를 하더라도 이후에 복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이고, 이석기 사퇴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수용을 못하는 것이다.

    5일 혁신파 주요 세력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통합진보당의 혁신과 개조의 가능성과 의미가 거의 없다는 점이 확인되고 새로운 길, 분당과 창당의 길을 모색하자는 방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요 세력들의 경우 지역별 처지와 상황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로드맵에 대해서는 합의가 안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합진보당 사태의 전개 과정에서 몇가지 변수와 요인들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 대표적인 것이 참여당 문제와 대선에 대한 입장,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 진보신당 녹색당 등 통합진보당 외부의 정치집단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참여당계

    참여당계는 통합진보당 탈당과 새로운 당 창당에 가장 적극적인 입장이다. 또한 통합진보당 내 혁신파 중에서는 가장 다수 세력이다. 하지만 새로운 당 창당을 주도하는 것은 어려운 미묘한 처지에 놓여 있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참여당이 주도하거나 역할이 과다할 때 노동쪽의 참여가 어렵거나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권영길 전 대표도 참여당계의 참여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입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국면이 달라졌기 때문에 참여당계의 참여 자체를 부정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새로운 정당의 성격과 대선 이후 정치권의 개편이 일어날 때 참여당계의 움직임이 또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대선에 대한 입장

    대선과 관련해서는 서로 얽히고 설킨 관계가 묘하다. 구 당권파와 혁신파들이 적대적으로 싸우고 한 조직 안에서 같이 공존하기 힘든 국면으로 가고 있지만 대선과 관련해서는 이들 사이의 차이는 거의 없다. 정권교체와 연립정권 참여에 대해서는 구 당권파들도 확고한 입장이고 혁신파들의 다수도 이런 입장에 있다.

    정당의 가장 중요한 속성이 특정 시기, 특정 사안에 대한 정치적 입장이 무엇이냐는 점에서 이들 사이의 ‘적대감’과 또 한편에 존재하는 ‘유사한 정치적 입장’이 어떻게 작용할 지도 관심사이다. 구 당권파와 혁신파들이 결국 정치적 입장과 합리적 노선을 둘러싼 투쟁이 아니라 권력 자원을 둘러싼 투쟁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반면 통합진보당 혁신파들이 함께 할 세력이나 주체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노동계나 진보정치의 좌파 세력들과의 관계에서도 무조건적 야권연대와 연립정부 입장으로는 공통분모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좌파 세력 내에서도 무조건적 진보 독자 출마와 독자 완주 주장이 소수 의견인 상황에서, 통합진보당 혁신파와 외부의 좌파세력간의 공감대가 형성될지 주목된다.

    노동계와 민주노총

    8월 13일 민주노총 중집에서는 통합진보당에 대한 ‘조건부 지지 철회’를 ‘지지 철회’로 바꿀 가능성이 높다. 이미 5월 민주노총 중집에서 이석기 김재연의 사퇴를 포함한 혁신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는 입장을 결정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후 행보에 대한 구체적 입장과 계획을 결정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 내부 주요 세력들도 입장 정리와 통일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일각에서는 노동 중심의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가는 중심 역할을 민주노총이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통합진보당 내 혁신파의 일부 세력들에게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노동계가 자기 중심을 가져야 당의 진보적 성격과 계급적 기반을 뚜렷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노동 중심이 있을 때 참여당계의 참여 문제도 유연하게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는 별개로 그동안 새로운 노동정치와 노동자정당을 추진해왔던 노동계 일각의 흐름이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의 전개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도 변수다.

    새로운 노동정치를 위한 제안자모임이나 변혁정치그룹, 사이버노동대학 등의 흐름이 그들이다. 이 흐름은 그 동안 통합진보당을 진보정당으로 규정할 수 없고, 진보신당도 상당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노동자정당을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현 상황이 통합진보당의 조직적 탈당과 새로운 노동정치 모색과 새 진보정당을 건설하는 방향으로 잡힌다면 이들 그룹이 어떤 역할을 하고, 다른 세력과 관계 정립을 할 것인지도 하나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

    진보신당도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의 전개 과정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이 분당되고 새로운 당의 창당이 추진된다면 통합진보당 바깥의 세력인 진보신당과 어떻게 관계를 가질 것인지가 관심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진보신당은 현재 창준위 단계에서 당 내부에 진보좌파정당건설추진위를 구성하고, 노동세력 등과 함께 진보좌파정당으로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10월 진보신당 창준위의 창당 여부, 새롭게 결합하는 세력과의 관계, 대선에 대한 입장 등에서 난관과 이견들이 적지 않은 상태이다. 진보신당 일각에서는 진보좌파정당으로의 변신 자체에 소극적이면서 현재의 진보신당 틀을 유지하면서 대선 출마와 완주를 해야 한다는 흐름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합진보당 혁신파들이 탈당하여 새로운 창당을 모색하는 과정과 진보신당의 진보좌파정당 추진 과정이 서로 충돌할지 수렴될지, 변수가 되는 것이다. 서로를 대화하고 논의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볼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길을 가는데 관계가 없는 이질적인 흐름으로 바라볼 것인지, 아직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통합진보당의 사태와 진보정치의 위기와 혼란 국면에서 새로운 주체와 새로운 세력, 새로운 흐름들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정파 갈등이 모습만 바뀌면서 유지되고 합종연횡하는 것이 되어서는 국민들과 노동자 민중들에게 감동과 신뢰를 줄 수 없다는 점이다.

    거세게 불고 있는 안철수 현상에 대한 여러 가지 평가와 분석들이 난무하고 있지만, 그 현상을 만들어낸 요인 중 하나는 기존의 정치인, 정당, 정치구조가 대중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진보정치도 기존의 것들, 기성의 틀, 낡은 관계와 정파 구조를 파괴하면서 새로운 진보의 실험 시도 인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관성에 빠진 무기력도 스스로를 갉아먹지만 순간순간의 변화에 일희일비하는 것도 지혜로운 태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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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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