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꺼지지 않는
    정의당 내 메갈리아 논란
    상무위 입장에 젠더TF 위원들 사퇴
        2016년 08월 29일 12: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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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내에서 ‘여성주의’ ‘메갈리아’ 논쟁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20일 당 문예위의 논평 <정치적 의견이 직업 활동을 가로막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를 계기로 촉발된 여성주의와 메갈리아 논쟁이 7월 25일 중앙당 상무위의 문예위 논평 철회와 젠더TF 구성으로 일견 봉합되는 듯 했으나, 8월 25일 상무위원회의 <최근 당내 현안과 관련한 상무위 논의 결과> 발표와 상당수 젠더TF 구성원들의 사퇴로 다시 격화되고 있다.

    애초 넥슨이라는 게임 회사의 성우가 메갈리아4에서 판매하는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게임 유저들의 반발과 비판이 쇄도했고 이에 게임회사가 그 성우를 계약 해지한 것에 대해 비판하는 정의당 문예위의 논평이 발표됐다. 이에 대해 정의당 내에서 이 논평이 페미니즘 사이트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것이냐는 비판과 반발이 강하게 제기됐다. 메갈리아가 여성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극단적인 혐오를 선동하는 문제적 사이트라는 게 주된 비판이었다.

    어떤 정치적 견해를 가졌던 노동자로서의 노동권은 보장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논평이었으나 논점은 여성주의와 메갈리아 자체에 대한 찬반 논의로 전환되었고, 정의당 당원게시판은 이 이슈가 블랙홀이 되었다. 수백 명의 당원들이 친메갈의 입장에서, 반메갈의 입장에서 또는 이런 무정부적 상태를 방치하는 당에 대한 실망에서 탈당하기도 했다.

    이후 상무위에서 문예위의 논평을 철회하는 결정을 내렸고, 논평 작성자였던 권혁빈 문예위 부위원장은 사퇴했다. 또한 젠더TF를 구성하여 성 평등한 조직문화 강화, 당 내 다양한 의견에 소통과 합의, 당 내 제도적 정치적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젠더TF는 김세균 공동대표를 팀장으로 김제남 전 의원, 류은숙 여성위원장, 조성주 미래정치센터 전 소장, 박지아 성평등교육단장, 이병진 정의당 노동조합 위원장, 김대영 청년학생위원회 집행위원으로 구성하고 추가 위원을 선임하려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 젠더TF 성원 중에서 류은숙 여성위원장과 박지아 성평등교육단장, 조성주 미래정치센터 전 소장, 이병진 정의당 노동조합 위원장이 TF 위원을 사퇴했다. 25일 상무위의 <최근 당내 현안과 관련한 상무위원회 논의 결과>에 대한 반발 성격이 강하다.

    정의당

    상무위는 25일 워크숍을 통해 문예위 논평 및 메갈리아 사태로 파생된 상황에 대해 토론하고 탈당한 당원들에 대한 “당 내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 대해 지도부는 책임을 통감”한다는 사과, “극단적 방식의 미러링과 무분별한 혐오에 대해서는 지지할 수 없고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의 메갈리아에 대한 비판적 입장, “일상화된 여성혐오와 여성차별과 폭력이 만연한 현실에 대해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 성평등을 지향하는 우리 정의당은 극단적 미러링 방식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혐오와 차별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성평등 지향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류은숙과 박지아 위원은 26일 공동으로 당원게시판에 사퇴 글을 올리며 그 이유로 첫째 “발표된 상무위 입장은 더 이상 젠더TF의 위상과 역할은 존재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오늘 상무위원회의 입장은 이 상황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젠더TF의 활동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점과 둘째 “상무위는 ‘메갈리아 현상이 출현하게 된 사회적 맥락과 배경에 주목한다’고 하고 있으나 이 배경과 관계없이 극단적 미러링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서 여성주의 운동의 하나의 방식을 문제이며 혐오라고 규정”했다며 상무위 입장에 반대하기 때문에 사퇴한다고 밝혔다.

    조성주 위원과 이병진 위원도 28일 당원게시판을 통해 위원 사퇴 입장을 밝혔다. 조 위원도 사퇴의 이유로 “상무위 입장은 향후 TF 활동의 기준이 될 것이고 이제 현안을 포함하여 젠더문제를 정의당이 진보정당답게 다루는 것을 목표로 했던 TF의 기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며 TF활동을 크게 제약하고 애초의 목표를 건설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사회 구성원의 어느 누구에게도 가해지는 극단적이고 공격적인 발언에는 반대한다. 그러나 표현에 대한 윤리적 판단 이전에 그 사회적 맥락과 배경을 살피지 않은 단정적이고 무조건적인 배제에는 더더욱 반대한다”며 상무위 입장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명확히 했다.

    당 노동조합 위원장이기도 한 이병진 위원은 “이번 상무위의 일방적인 입장 발표를 통해 젠더TF는 끝내 그 존재 이유를 잃고 말았다”고 지적하며, 특히 이 위원은 “상무위의 발표 직후 그와 다른 입장을 가진 당직자와 활동가들은 더욱 심한 조롱과 비난에 시달리게 되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번 상무위의 입장 발표는 7월의 문예위 논평 철회 결정과 마찬가지로 사태를 수습하려고 했던 것이 오히려 또 다른 논란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당원게시판 등에서는 상무위 입장과 이에 반발하며 사퇴한 젠더TF 위원들의 입장에 대해 격론들이 오가는 중이다.

    사퇴한 이들은 모두 상무위 결정으로, 여성주의와 메갈리아 사태로 격화되고 있는 당 내 논란에 대해 토론과 소통을 통해 당 입장을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 젠더TF의 존재 의미가 상실되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미 당 지도부인 상무위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상태에서 TF의 활동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퇴의 입장마다 약간의 톤은 다르지만 ‘극단적 방식의 미러링과 무분별한 혐오에 반대“한다는 문구와 ”극단적 미러링 방식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혐오와 차별의 현실을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문구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메갈리아 등의 여성주의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깔고 있다는 지적이다.

    메갈리아 등에서 보이는 미러링이 극단적인 것은 맞지만 그 배경과 근본에는 현실의 극단적 여성혐오과 차별이 존재하는 것이고, 미러링은 그 극단의 현실에 대한 조롱과 비판인데, 이 둘을 같은 범주에서 지적하고 있다는 의견들이 깔려 있는 것이다.

    물론 상무위 입장에서 “일상화된 여성혐오와 여성차별과 폭력이 만연한 현실에 대해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성평등을 지향하는 우리 정의당..”의 구절들이 성평등과 여성차별 현실에 대한 비판을 내포하고 있지만 오히려 상식적이고 공리적인 문구인 반면, 미러링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이고 공격적인 문구를 담고 있는 형평에 맞지 않다는 지적들이다.

    상무위 입장은 이정미 의원이 초안을 작성하고 최종적으로는 심상정 상임대표가 손을 봐서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상임위 입장 발표와 사퇴 논란이 생긴 이후 심 상임대표는 27일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 이어 29일 상무위 모두발언에서도 “정의당에서도 여성주의와 혐오문화에 대한 격렬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여러 원내정당 중에서 유독 정의당이 이 논쟁으로 뜨거운 것은, 이 문제가 차별 철폐라는 당의 핵심가치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며 “정의당은 여성주의 정당이다. 사회적 약자들의 정치적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이야말로 정의당의 존재이유이다. 이는 진보정당 창당 이후 흔들림 없이 지켜온 원칙이다. 사회적 약자, 여성에 가해지는 일상화된 차별과 폭력을 그들의 관점에 서서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여성주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정미 부대표도 상무위에서 “정의당은 모든 차별과 불평등을 넘어 정의를 실현하기 탄생한 진보정당이다. 그 정의의 한가운데에 당연히 성평등이 있다는 것은 정의당의 소명이다. 이를 잊지 않고 노력해 가는 정의당이 되겠다는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문예위 논평과 메갈리아를 계기로 촉발되었지만 페미니즘, 여성주의에 대한 진보정당의 정체성 확립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도 진보정당 내에서는 생태주의를 둘러싸고 노동운동이나 사회(민주)주의 운동과의 갈등적 성격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적녹보’라는 사회(민주)주의와 생태주의, 여성주의의 지향이 진보정당의 정체성 속에서 일정하게 부딪히면서도 공존 협력하는 계기와 접점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물론 그 이전에 여성주의와 페미니즘을 진보운동의 중요한 원천으로 인식하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부터 정의당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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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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