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 교동시장,
    무엇이 문제입니까?
    [기고] 법 위의 상인조합과 최 반장
        2016년 07월 08일 02: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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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밤바다로 유명한 여수에는 시장이 많다.

    그 중 교동시장은 연등천을 따라 형성되어 있는 시장으로 상인 70여명과 400여명의 노점상들로 구성되어 있다. 여수 인근에서 잡힌 수산물들이 모이는 교동시장은 새벽에 열리는 시장으로 이른 오후면 모두 파한다. 밤에는 포장마차 10여대가 들어와 풍물시장을 이루는 곳이다. 최근에는 일부 노점상들이 시장 밖으로 나가면서 노점상의 수는 250명이 좀 안되는데, 대부분이 고령의 여성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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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동시장의 전경

    여수 교동시장에는 최 반장이 있다

    이곳 노점상들에게 매일 돈을 걷어가는 사람이 있는데 그가 바로 최 반장이다.

    그가 걷는 돈은 일명 청소비. 노점 구획으로 가로 1.6미터 세로 1.2미터의 한 칸 당 하루 1천원을 받는다. 한 칸이 대야 하나 놓고 노점상이 앉아있기에도 좁기 때문에 대부분 2칸을 사용한다. 넓게 장사를 하는 노점상들은 4칸이나 많게는 6칸을 사용하기도 한다. 청소비로 한 달에 3만원부터 많게는 18만원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가게 하나씩을 하고 있는 상인들은 한 달에 4만원 조합비를 내는 게 전부이다. 상가와 노점상의 쓰레기를 한꺼번에 청소하는데도 말이다.

    최 반장의 수금을 쫓아다녀보면, 그는 시장 안에 그어진 구획의 노점상에게만 청소비를 받는 것이 아니다. 시장에서 리어카를 끌고 다니는 커피아줌마, 비닐봉투를 파는 아저씨에게도 일비를 1천원씩 받는다. 시장 밖으로 나가면 시장 입구 쪽 노점상 30여명에게도 돈을 받는다.

    밖에 있는 노점상도 청소를 해주나 물었더니, 시장 정문을 기준으로 오른쪽은 청소해주고 왼쪽 다리에 있는 분들은 안 해준다고 한다. 그래서 왼쪽 다리 쪽 노점상들은 자리세 명목으로 돈을 주고, 청소는 자체적으로 청소비를 걷어 매월 90만원에 청소용역 쓴다고 한다.

    수금

    돈을 걷는 최 반장

    최 반장은 교동시장의 법이다.

    키조개를 까서 파는 신씨는 교동시장에 들어와서 청소비를 내라기에 얼마를 내냐고 했더니 최 반장이 쓰레기가 많이 나오니 매일 만원을 내라고 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매일 만원씩 냈다. 그런데 장사가 안 될 때도 매일매일 만원을 걷어가니, 한 달에 30만원이 장난이 아니다. 4칸을 쓰면 4천원만 내야 하는데 왜 만원을 내야 하냐고 항의했다. 하루는 7천원만 줬더니 장사하는 노점 앞에서 떠나지를 않고 눈을 부릅뜨고 서있더란다. 그리고 그날도 그 다음날도 7천원만 내는 날은 쓰레기를 치워가지 않아서 신씨가 직접 쓰레기를 실어다 버려야 했다.

    매일 내는 청소비의 영수증 따윈 없다. 그렇게 모아진 금액이 얼마이고, 청소비로 얼마가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내역 공개 역시 단 한 번도 없었다.

    청소비만 걷는 것이 아니다. 매월 수도세와 전기세도 받는다. 그런데 내라는 금액에 근거가 없다. 고지서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전기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걷는 전기세는 2만원에서 7만원 사이인데, 고지서도 영수증도 없다. 그나마 몇 명씩 묶어서 내는 수도세는 최 반장 이름이 쓰인 영수증을 준다. 물론 고지서는 없다. 내라는 만큼 내면 된다.

    최 반장은 할머님들이 파는 생선이며 조개 등을 담은 대야를 발로 툭툭 찬다. 정해진 칸에서 조금 튀어나왔다고 차고, 최 반장에게 불만을 이야기하면 눈알을 뽑아버린다고 하고, 내라는 돈만큼 내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서서 노려보며 떠나지를 않고 서있다.

    직책은 청소반장. 여수 교동시장에는 법보다 무서운 최 반장이 있다.

    법 위의 상인조합

    그래도 노점상 할머니들은 말도 못하고 지냈다. 최 반장이 노점상 모두에게 수금을 한 지도 12년이 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인조합이 지난 4월부터 한 칸 당 1천원 내던 금액을 500원 인상했다. 인상의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김할머니는 4칸을 쓴다. 어느 날 갑자기 돈을 걷으러 온 최반장이 500원이 올랐다며, 6천원을 내라고 했다. 할머니는 무슨 물건도 아닌데 하루아침에 돈이 오르냐고 뭐라 하면서 1만원을 내줬다. 옆에 있던 상인회장이 최 반장에게 돈을 다시 돌려주라고 하니 최 반장이 돈을 안 받고 돌려줬다.

    그 다음날 상인조합은 김할머니에게 경고장을 붙였다. 29일까지 100만원의 벌금을 내라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어이가 없어 그 경고장을 찢어버렸다. 3일후에 최반장이 다시 경고장을 할머니에게 줬고, 할머니는 또 찢어버렸다. 또 3일후에는 훨씬 큰 용지의 경고장을 가져왔는데, 거기에는 할머니 이름 옆에 딸 이름이 같이 써있었다. 이미 2년전에 죽은 딸의 이름이었다. 할머니는 통곡했다.

    죽은 딸까지 들먹이다니. 할머니는 돈을 내려면 어디에다 내야하냐며 최반장에게 물었다. 최 반장은 다음날(말일) 오겠다면 그냥 갔다. 다음 날이 되어도 말이 없기에 또 물었더니 최반장이 말했다.

    “겁주려는 거였다”

    종이

    시장 노점상들이 받은 계고장과 경고장

    그리고 4일후 김할머니는 상인조합에서 계고장을 받았다. 24시간 내에 자진철거 하지 않으면 강제 정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내용증명도 받았다. 협의하러 오지 않으면 철거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경고장과 계고장을 받은 것은 김할머니뿐이 아니었다.

    김할머니 등이 계고장을 받은 것은 5월 4일. 그리고 5월 12일에 상인조합은 방송을 한다.

    장사를 나오지 않은 날도 청소비를 받겠다는 내용이었다. 화가 난 노점상들이 상인조합에 가서 항의를 했다. 없었던 일로 하기로 하겠다는 대답을 받고 돌아왔다. 그러나 그동안 누르고 눌러왔던 울분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상인회장 시절부터 해서 12년이 넘도록 묵묵히 청소비를 냈다. 누구에겐 더 받고 누구에겐 덜 받았지만 불만을 터뜨리는 것도 두려웠었다. 그 돈들이 어디에 쓰이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상가 상인들은 한 달에 4만원만 내는 것도 참았다. 그런데 그뿐만이 아니었다. 시에서 설치해준 수도를 지하수로 바꿔서 돈을 받은 것도, 엑스포 때 문광부에서 지원받아서 설치한 보관함을 다 철거해버린 것도, 정확한 용도를 알수 없는 인감증명서를 걷어간 것도, 노점자리에 대한 포기각서를 요구한 것도, CCTV를 설치해서 감시를 하는 것도, 장사하는 생물을 발로 툭툭 차는 것도, 상인조합 사무실을 못 들어가게 하는 것도, 심한 말을 하거나 위협적으로 옆에 서있는 것도, 전기요금이 비싸다고 하니까 전기코드를 뽑아버리는 것도 모두 상가조합이 한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여수 교동시장 밖의 노점상에게 자릿세를 갈취하던 사람이 구속되었다는 기사가 나왔다.(링크)

    노점상들은 자신들 역시 상인조합에 갈취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노점상조직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장 안에 노점상의 요구를 걸었다.

    1) 십여 년 동안 걷어간 청소비의 장부와 재출내역을 공개할 것 2) 수도세와 전기세의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 3) 시장 운영에 대해 노점상과 의논할 것

    교동시장 노점상 일부가 노점단체에 가입하고 출범식이 잡힌 6월 30일 오전.

    상인조합은 여수시청의 걷어간 돈의 항목을 개개인에게 밝히라는 공문을 받고 내역이 적힌 유인물을 노점상들에게 나누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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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역서 사진

    여수 교동시장 상인조합의 정식명칭은 ‘여수시 교동시장상점가진흥협동조합’이다. 그리고 노점상은 조합원이 아니다. 그런데 내역의 수입은 노점상에게 걷은 금액과 조합에게 걷은 금액, 야간 포장마차에게 받은 금액이 구분되어 있지 않다.

    지출내역 역시 청소와 전혀 상관없는 상인조합의 상무 급여에 회장 활동비, 매월 이사장의 조합회비 대납까지 적혀있다. 상인조합에는 경리도 없고 상무 혼자서 일을 처리한다고 한다. 최 반장이 돈을 걷고 상무가 관리하는 체계이다. 누가 보더라도 기묘한 내역서이다.

    노점상들은 여수시청을 만났다. 여수시에는 감사권한이 없다며, 이전과 같은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상인조합은 청소비를 다시 칸 당 1천원으로 내렸다. 수도는 지하수를 쓰던 것을 다시 상수도로 교체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상인조합은 계속 방송을 한다. 교동시장을 흔드는 세력들을 시장에서 다 뽑아버릴 것이라고. 그리고 7월 6일 노점상단체에 가입한 노점상들의 전기를 끊었다. 시장의 어떠한 것도 사용할 수 없다는 방송과 함께였다.

    노점상들은 동요하고 있고, 시청은 어쩔 수 없다며 방관하고 있으며, 상인조합은 매일 방송으로 가만두지 않겠다는 위협을 하고 있고, 상인조합과 친한 상인들은 노점상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있다.

    2016년 7월 8일. 현재 교동시장의 상황이다.

    필자소개
    유의선
    전직 잉어빵 노점상. 반빈곤 사회단체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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