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국회 대표연설
'노동시장부터 정의롭게'
의원 세비 절반 삭감과 선거제도 개혁 국민투표 제안도
    2016년 07월 04일 01: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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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노동시장의 정의 세우기 ▲국민투표를 통한 선거제도 개편 ▲국회의원 세비 50% 삭감 등을 제안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감세·노동유연화 정책에 대해 “그 결과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비정규직 비율과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2백30만 노동자, 그리고 임시 일자리와 실업을 반복하는 고용불안 사회”라며 실패한 경제 해법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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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비정규직 임금인상으로 격차 해소
“박근혜 정부, 삶이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지하실까지 파는 형국”

노 원내대표는 노동4법 등 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관해 “간접고용제도인 파견제를 확대하고, 기업들에게 더 쉬운 해고 권한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삶이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이제 지하실까지 파고 있는 형국”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이전의 해법은 대안이 아니다. 실패한 해법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해법을 내와야 한다”며 “그것이 20대 국회가 짊어진 책무”라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IMF 환위기 이후 대기업 사내유보금과 가계부채가 대폭 증가한 점을 언급하며 “우리는 지난 10년, 아니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를 운영해왔던 해법들이 결국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오늘의 상황을 만든 정책들과 결별하지 않고서 현실을 한 걸음도 개선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정의 실종’이 우리 사회의 근본 위기라고 지적하며, 특히 노동시장에서의 정의는 20대 국회가 바로 세워야 할 첫 번째 정의라고 지목했다.

그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실현해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을 폐지해야 한다”며 “ 비슷한 업무를 하는데도 급여가 차이 나고, 옷 색깔과 식권 색깔이 다르다. 이런 차별을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비정규직 비율이 유난히 높은 것은 비정규직에 대한 임금 차별이 무한정으로 허용되어 왔기 때문”이라며 “한국과 비슷한 실상이었던 일본도 비정규직 임금을 인상하여 정규직의 80% 수준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 문제를 임금인상 등 정규직 수준으로의 처우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규직 임금삭감, 쉬운해고 등 하향평준화를 통해 해소하겠다는 정부여당의 주장과는 분명히 다른 대목이다.

노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공부문 상시지속 업무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해고요건 강화’ 등 대선 공약에 대해 언급하며 “저와 정의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을 강력히 지지한다. 약속을 지켜 달라”며 “그렇지 않으면 정의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을 대신 지키는 ‘진박정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국민투표로 선거제도 개혁해야”

소수정당의 원내진입을 가로막았던 현 선거제도에 대한 개혁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정의당은 19대 국회 선거제도 논의 과정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새누리당의 반대와 더불어민주당의 의지 부족으로 실패했다. 원내정당 중 선거제도 개혁에 가장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던 정의당이 이 사안의 협상 테이블에 참여할 수 없는 점도 문제였다. 이에 노 원내대표는 소수정당, 시민사회계 누구도 참여할 수 없는 거대정당 중심의 밀실 논의를 깨고 논의와 결정의 틀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과는 달리 거대정당의 이익만 고려한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노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국회의원에게 자신의 권력을 위임하고자 하는 국민을 우선 위한 제도”라며 “최근 영국이나 뉴질랜드에서 한 것처럼 국민들이 직접 선거제도를 정할 수 있게 보장하자”고 말했다. 이어 “각 당과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 책임 있게 안을 내고 차기 정부 첫 해인 2018년 12월 31일까지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들이 선거제도를 결정하게 하자”며 “이를 위해 국회 내에 국회의원선거제도 개혁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떠오른 개헌 논의와 관련해선 “권력구조를 변화시키자는 개헌 주장 이전에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의지가 정치권력에 정확히 반영되는 제도”라며 “대통령제를 유지한다면 결선투표제를 통해 국민 과반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나와야 합니다. 또 어떤 권력구조이든 국민의 지지가 국회의석수에 일치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세비 절반 삭감 제안… “20대 국회, 먼저 고통 분담”
세월호 특조위 기한 연장안 통과도 호소

서영교 더민주 의원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드러는 국회의원 친인척 보과관 특혜 채용 논란 이후 각 정당이 경쟁적으로 내놓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관해서도 국회의원 세비 삭감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회의원 세비는 OECD 주요국가 중 일본, 미국에 이어 3위다.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독일의 약 절반인데 국회의원 세비는 독일과 거의 같다”고 지적하며 “국회의원 세비를 절반으로 줄일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그러면 현 최저임금의 5배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 세비를 반으로 줄이더라도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 임금의 3배, 최저임금의 5배 가까운 액수”라며 “같이 잘 살자. 평균임금이 오르고 최저임금이 오른 후에 국회의원 세비를 올려도 되지 않겠나. 20대 국회가 먼저 나서서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하는 모범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연설 마지막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한 연장 법안 통과시켜달라고 호소했다.

노 원내대표는 “모든 당이, 마음으로 함께 통과시켜 주셨으면 하는 법안을 마지막으로 말씀드린다”며 “바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보장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진상조사는 누군가의 이해득실로 따질 쟁점이 아니지 않나”라며 “20대 국회에서 세월호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의 마음을 달래며, 국민들이 갖고 있는 상처를 어루만져 주기 위해서라도, 세월호 침몰의 진상규명을 하는 데 여야 모두가 함께 나서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교육이 부와 가난 세습 통로…특목고‧자사고 폐지해야”

과거 계층의 사다리였던 교육이 부와 가난이 세습되고 승계되는 통로로 전락했다며 입시 경쟁을 격화시키는 기존 제도를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고도 했다.

노 원내대표는 “교육을 통한 부의 대물림, 사회 신분의 고착화를 막는 것이지만 지금은 부모의 지위가 자식의 대학을 결정하고, 부모가 부유할수록 자녀의 대기업 취업률도 높아졌다”며 “평등한 교육을 통한 자수성가의 꿈은 한낱 교과서에만 나오는 얘기다. 한국의 교육은 기회의 균등이라는 본연의 사명을 저버린 지 오래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입시를 격화시키는 외고, 국제고 등의 특목고와 자사고를 폐지하고,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며 “사실상의 고교서열화와 중학교 서열화까지 부추기는 특목고, 자사고 입시를 폐지해야 우리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에게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사회적 논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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