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임원 선거 3파전
    By 나난
        2011년 01월 10일 06: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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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5일 치러질 한국노총 임원 선거는 3파전으로 치르게 됐다. 이번 선거에는 기호 1번 김주영 전력노조 위원장(50)-양병민 금융노조 위원장(52), 기호 2번 문진국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62)-배정근 공공연맹 위원장(53), 기호 3번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58)-한광호 화학노력 위원장(54)이 10일 오후 5시까지 후보등록을 마쳤다.

    기호1번, 김주영-양병민

    이번 선거는 크게 현 집행부와 전 집행부 출신으로 구분되며, 모두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파기와 노조법 재개정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만큼 지난해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를 포함한 노조법 재개정 과정에서의 조합원 분노가 크다는 것을 반영한다. 하지만 3후보군 모두 비슷한 목소리를 내는데다 지지 세력의 규모가 엇비슷해 최종 당선자를 점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위에서부터, 김주영-양병민 후보조, 문진국-배정근 후보조, 이용득-한광호 후보조.(사진=한국노총 선관위)

    앞서 지난 6일, 김주영-양병민 후보조와 문진국-배정근 후보조는 각각 출정식을 갖고 공식 출마를 밝혔다. 김주영과 문진국 후보는 모두 현 한국노총 집행부 출신으로, 양 측 모두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파기와 노조법 전면 재개정을 주요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다.

    김주영-양병민 후보조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장으로부터 들었던 동지들의 지적 가운데 가장 큰 것이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였다”며 “정책연대는 태생부터 잘못됐으며,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입증된 만큼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어떤 조건도 걸지 않고 무조건 정책연대를 파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목적으로 한 타임오프와 관련해 “노조 전임자의 숫자만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노조활동 전반을 무력화시킴으로써 노동기본권 자체의 존립을 흔들고 있다”며 “노조활동가들의 권익과 노사자율 원칙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며 노조법 전면 재개정을 주장했다.

    기호2번, 문진국-배정근

    문진국-배정근 후보조 역시 이날 서울 당산동 선거사무실에서 선거대책본부 발대식을 열고 정책연대 파기의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현 집행부로서 잘못한 것은 매를 맞겠다”며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는 당연히 파괴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장 2월 임시국회부터 타임오프 제도 개선과 복수노조 허용금지를 위한 노조법 전면 재개정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이용득-한광호 후보조 역시 오는 11일 출정식을 갖고 정책연대 파기와 노조법 전면개정을 주요 골자로 한 선거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과의 정책연대는 이미 깨진 것으로서, 파기라는 형식적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며 “의사봉을 잡으면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즉각 파기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2009년 전임자복수노조 투쟁 속에서 대국민선언이란 말로 포장된 대정부 백기투항과 이후 타임오프 노사정합의 등 현 집행부의 행태에 실망하고, 좌절한 현장 동지들의 뜨거운 눈물과 열망이 안타깝다”며 “다른 후보들도 노조법 전면개정과 정책연대 파기를 주장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누가 실천할 수 있는지의 여부”라며 실천성을 강조했다.

    현재 정책연대 파기에 대한 결정은 집행부에 위임된 상태로, 결국은 당선 이후 이 공약을 현실적으로 실천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7월 복수노조 시행과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 파기가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이번 선거를 놓고 복수의 노동계 관계자는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노총 내 최대 보수 진영인 교통운수, 전력 등의 노조가 소속된 한국교통운수노동조합총연합회(KTF)가 문진국(택시) 후보조와 김주영(전력) 후보조로 표가 분산된 데다, 공공연맹의 일부가 이용득 후보 측과 문진국 후보 측으로 나뉘어져 지지하고 있으며, 공기업연맹은 김주영 후보 측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금융노조도 지지 후보가 갈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호3번, 이용득-한광호

    이처럼 산별연맹 단위에서의 각 후보조 간 지지 세력이 분산되고 있는 데다, 2,760여 명이라는 대규모 선거인단의 표 분석이 쉽지 않아, 이번 한국노총 임원 선거의 판세를 놓고 “1차에서 각 후보 간 박빙으로 2차에서 판갈음이 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 이번 임원선거에서는 선거인단 자격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공기업연맹 소속 선거인 63명이 자격이 전원 박탈된 것이다. 한국노총이 지난 7일 선거인 자격심사위원회에서, 공기업연맹의 한국노총 가입시기를 놓고, 신청서를 제출한 2010년 7월 27일로 볼 것인지, 대표자회의에서 승인을 받은 8월 23일로 볼 것인지를 놓고 논의를 펼치다 결국 승인된 날을 기준으로 보고, 선거인 자격을 발탁한 것이다.

    한국노총 규약에 따르면, 공기업연맹과 같이 신규노조의 경우 선거일 전 월까지 가입기간이 6개월 이상인 경우에 한해 월평균 맹비납부를 기준으로 선거인을 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당시 선거인자격심사위원회는 공기업연맹 선거인 자격 박탈 건을 표결에 부쳤으며, 표결 참석 심사위원 14명 중 11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한국노총 임원선거는 오는 25일 서울 강서구 KBS 88체육관에서 실시될 예정이며, 10일 오후 5시 입후보 등록 마감 이후 입후보 자격심사를 거친 뒤 기호추첨을 할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12일부터 20일까지 16개 지역에서 합동연설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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