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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도 어린 나비들에게 수심을 일러준 적 없어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았다
나풀거리며 날고 있을 때
순식간에 기우는 바다
어린 나비들의 날개가 젖어 들어갔다
그대로 있으라
그대로 있으라
두려운 눈망울 속...

여기 물방울 하나가 한동안 머물다가 날아가 버린 ‘흔적’이 있다. 이 마른 ‘흔적’은, 지금은 그 물방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더없이 확실한 물증이지만, 한때 물방울이 여기 존재했었다는 가장 유력한 알리바이이기도 하다...

가슴이 먹먹하다. 눈물바다가 흐른다. 어처구니가 없다. 울화통이 터진다. 분노가 솟구친다. 미처 활짝 펴보지 못한 생목숨들이 온갖 이해관계로 뒤엉킨 어른들의 우왕좌왕 속에서 죽음의 경계를 넘어서고 말았다. 아니다. ...

나는 영문학과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고 영국 소설이 중요 담당 과목이다. 문학 선생 노릇을 하면서 학생들에게 문학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려면 내가 가르치는 영국 소설뿐만 아니라 프랑스, 중국, 일본, 한국 등 다른 언...

1. 부끄럼과 연민
우리는 그동안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온갖 폭력과 무지 그리고 욕망에 대해 경계하고 비판해왔다. 그 경계와 비판의 구체적 형식이 학문과 종교의 길이었고, 그것의 상상적 구현의 형식이 예술의 ...

정녕 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다. 겨우내 그리움이 싹들로 움트느라 대지는 진동하고, 우듬지로 길러온 소망이 연초록 이파리로 터지는데, 하늘은 미세먼지로 가득하다.
산수유 연노랑 꽃이 코숭이로 가는 오솔길에 흐드...

1. 미당에 관한 스침의 기억
미당 서정주가 별세한 지 10년이 훌쩍 지났다. 오랜 세월을 돌려, 한국 문학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캐릭터 가운데 하나인 그와 상상 속에서나마 인터뷰를 하려고 하니까, 새삼 그에 ...

2013년 가을에 중앙대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어 노동조건의 개선을 요구하기 시작하였다.
청소노동자들의 고용과 노동조건에 법적인 책임이 있는 용역업체와의 협상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2014년 새해, 우리는 부정한 방법으로 권력을 탈취한 자들을 몰아내고 이 땅의 민주주의를 다시 세울 수 있을까. 우리는 신자유주의 체제 및 자본주의를 해체하는 중요한 일보를 내딛을 수 있을까.
문제는 대중이다...

1.
시간은 어김없이 흐른다.
새해 한국의 교수들이 선정한 사자성어는 ‘전미개오(轉迷開悟)’다. 사전적 의미로는, 어지러운 번뇌에서 벗어나 열반의 깨달음에 이른다는 것으로, 얼핏 불교적 깨우침을 떠올리기 십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