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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농사철은 늘 느닷없이 닥쳐온다. 농사 이력이 10년을 넘었으니 이제는 능란하고 여유만만할 법도 한데 여전히 일이 닥쳐야 움직이는 까닭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농한기’의 단잠에서 깨어나지 않으려는 심리가 똬리를 ...

역시 봄이다. 물오른 신록과 빛깔 고운 꽃들로 하여 불현듯 눈에 띄는 봄이기도 하다만 이번에는 따뜻함 또는 포근함에서 비롯되었지 싶다.
사실 지난 겨울은 몹시 추웠더랬다. 날씨 탓에 난방비도 많이 들었지만 무엇...

눈을 뜨니 새벽 두 시. 창밖으로 앞산 자락이 희뿌윰하게 비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칠흑 속에 묻혔다. 잠은 싹 달아나 버렸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절대고립의 시간이 펼쳐지겠지. 달밤에 체조할 일도 아니고 환장할 노릇...

뒷산을 타고 왔다. 그러니까 나흘 만인가, 닷새 만인가? 별일 없으면 날마다 하던 짓인데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으로 그새 쉬었더랬다. 접종 뒤 며칠 동안은 무리하거나 심한 운동을 삼가라는 지침 때문이다.
앓...

주말 이틀 밤 내리 잔치를 벌였다. 서로 다른 두 번의 잔치.
잔치 첫날은 모두가 아는 사이지만 내가 속하지는 않은 무리, 그러니까 대학 1년 선배들 동문모임이다. 1980년대 초반 신군부 정권의 엄혹한 독재에...

“햅쌀이 나왔습니다. 2년 연속 최악의 흉작이지만 그래도 좋은 쌀을 보내드릴 수 있어 다행입니다. 다만 현지 쌀값 급등에 따른 임대료 상승 등 인상요인이 누적돼 불가피하게 공급가를 현실화했습니다. 이 점 헤아려주시고...

아직도 저 논만 보면 애가 끓는다. 하루가 다르게 누런빛으로 물들어 넘실대야 할 그 곳은 허여멀겋게 또는 칙칙한 잿빛으로 시든 벼이삭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삭이 팰 무렵 가을장마가 보름 넘게 이어지면서 심각한 병...

태풍 오마이스는 다행히도 수굿하게 지나갔다. 태풍이 지날 때면 지붕과 뒷산 수목들, 그리고 땅바닥에 퍼부어대는 요란한 빗소리에 잠이 깨서는 밤새 뒤척이게 마련인데 이번엔 이른 아침에 고이 눈을 떴다. 온라인에 접속해...

오늘 아침, 읍내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모더나) 1차 접종을 받았다. 언론 보도와 주변 사람들의 경험담 속에서 은근히 후유증이 걱정됐더랬다. 한동안 속이 메스껍고, 머리가 무거우며, 피로감이 느껴졌지만 그리 심한...

마침내 한 달 가까운 모내기철이 끝났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린다’는 연중 가장 바쁜 시절. 꼭두새벽 일어나 뙤약볕 아래 온종일 종종거리는 농가의 풍경이 그대로 펼쳐지는 때.
모내기는 논바닥에 모를 꽂아 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