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카테고리
아내는 출타하고 없었다. 돈벌이에 치중한 한국마사회가 성심여중고 앞에 화상경마장을 개장해 교육 환경을 망치려 했다. 주민과 풀뿌리단체들이 ‘용산 화상경마 도박장 추방대책위’를 구성했다. 학교 구성원들과 연대해서 반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20일째인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 우리 가족은 서울광장 세월호 분향소에서 조문을 했다. 노란 리본에 추모의 글도 써서 달았다. 딸은 종이배를 접어 억울하게 희생된 또래 친구들에게 글을 남겼...
2014년 4월 16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가 열린 날이었다. 나는 한 달 넘게 안한다고 버텼으나, 결국 사무부총장으로 역할이 바뀌어 있었다. 그 탓에 회의 준비하고 참석하느라 여유가 없었다. SNS에 사고 소식이 ...
2014년 1월 1일 수요일. 혜인이가 준 이 공책은 사실 겁나 귀여워서 2학년 되면 공부 공책으로 사용하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일기장이 되어 버렸구려. 여튼 2014년의 첫 일기를 나는 지리산 ...
닷새 만의 귀가였다. 아내는 외식을 하자고 했다. 바깥에서 하루 한두 끼 컵라면 따위로 때우는 걸 걱정하더니, 고기라도 먹이겠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지난 나흘 동안 나는 끼니를 번번이 건너뛰었다. 극도로 긴장하면 ...
한 인간의 삶에서 기억은 온전하지 않다. 수많은 경험이 망각되고 재구성된다. 재구성 과정에서 심하게 왜곡되기도 한다. 어떤 경험은 과도하게 남기도 한다. 삶의 경험을 오롯이 담을 수 없는 두뇌의 한계 때문이다. 경험...
음력 8월 20일, 아이의 할아버지 제사였다. 1938년 여름에 와서 1992년 가을에 떠났다. 만 54세. 한창 기운차게 살아갈 나이에 필설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며 2년여 병원과 집을 오가다 숨을 거뒀다....
9월 22일,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자 산장과 약속한 일요일이었다. 오늘의 출발점은 우이동이었다. 도원사를 거쳐 영봉코스를 탔다. 산을 오르며 딸이 재잘거렸다.
“방을 바꾸고 나니까 공부가 더 잘 돼.”
...
숨은벽 능선을 오르고 있었다. 추석 전날이라 등산객이 뜸했다. 한적하고 좋았다. 백운산장을 거쳐 하산하기로 했다. 딸이 물었다.
“아빠, 산장에 라면 팔아”
판다고 하니까, 가서 먹자고 했다. 산에서 라면...
등산 채비를 하는 중에 딸애가 서류철을 내밀었다. 독하게 살을 뺀다는 의지로 만들었다는 ‘슬림 독slim, 毒’의 살빼기 계획이었다. 딸은 2학기 야자에서 1시간을 다이어트에 투자했다. 슬림 독의 경쟁률이 높아 체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