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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언어에 아주 민감합니다. 인생의 거의 절반을 출생국이 아닌 여러 곳에서 살고, 늘 주위에서 모어가 아닌 다른 언어들을 들으면서 살아왔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직업적인 관심사일 수도 있죠. 저는 1996년...

생각해보면 일본과 저의 인연은 제 반평생 이상 되는 셈입니다. 대학에서 조선/한국사 전공이었지만, 동시에 일본사나 일본종교사, 그리고 일본문학사도 배웠습니다. <万葉集>과 <日本霊異記>, <...
제가 직업상 한 가지 재미없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게 돼 있습니다. "코리아학"(한국학)을 가르쳐야 하기에 양쪽 코리아의 공식 문서들을 계속 읽어야 되고, 그 내용을 소화해서 강의 때에 언급해야 합니다. <로동신...

며칠 전 오슬로대학교에서 <한국전쟁의 기원> 저자인 저명한 한국사 연구자 브루스 커밍스 선생을 모시고 특강을 진행한 바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아주 재밌는 특강 자리이었지만, 한 가지 부분은 저로서 특히 기...

저는 며칠 전에 특강 건으로 해삼위, 즉 러시아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톡으로 갔다 왔습니다. 러시아혁명 100주년 되는 해에 러시아에 가게 된 까닭인지, 해삼위 분들과의 이야기는 자꾸 소비에트 시대와 현재에 대한 "비교...
저는 가끔가다가 우리 공론의 구조를 보고 놀라곤 합니다. 쉽게 보이고, 잘 알려지고, 손쉬운 가십거리가 되는 것은 공론장의 중심에 들어가도, 본질적으로 더 중요한 부분들은 계속 침묵 속에서 묻히고 맙니다. “명망”,...

‘모스크바도 워싱톤도 아니다!" 이 말은, 한국/조선 전쟁에 대한 유명한 영국 맑스주의자/"국가자본주의" 이론가 토니 클리프(1917-2000)의 촌평이었습니다. 트로츠키주의자인 토니 클리프는, 그가 (사회주의 아닌...

놀라온 것은, "한반도 위기"란 늘 한반도 내에서보다는 한반도 바깥에서 더 첨예한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제가 인터넷을 통해서 볼 수 있는 서울은 "그저, 그런", 보통의 서울이죠. 대선 준비, 세월호 3주기, ...

지금 강의 건으로 LA 코리아타운에서 며칠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로부터의 이민자들과 접촉하면서 느끼는 것은...이런 이민사회에 대한 무한한 궁금증과 함께 '이민'이라는 현상에 대한 어떤 불편함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