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균 위원장 8년 구형
    "독재정권의 역사적 범죄 행위"
    국제노총 등 국제사회도 한국정부 비판
        2016년 06월 16일 09: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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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농민·시민사회·정치·학계 등 각계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 징역 8년을 구형한 검찰을 강하게 규탄했다. 국제노총과 국제인권연맹, OECD노동조합 자문위원회 등 국제사회 또한 일제히 한국 정부에 대한 항의서한, 긴급 성명, 결의문 등을 통해 한 위원장에 대한 사법처리를 비판하고 있다.

    민주노총, 민중총궐기공투본, 416연대, 백남기대책위 등은 16일 오후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공안검찰의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기소와 구형은 무효”라며 “공안검찰의 8년 구형은 독재권력에 부역한 역사적 범죄행위로 기록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8년 구형은 노동자 목숨 뺏겠다, 노동 운동의 목숨 뺏겠다는 것”이라면서 “박근혜 말기 최후 발악이지만 이게 우리 한계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계기로 총궐기를 다시 한 번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균

    한상균 위원장 무죄 석방 촉구 회견(사진=유하라)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검찰 구형 8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이지 않다”며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책임자 처벌이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듯, 이 또한 연대해 더 큰 항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조세화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변호인들로서도 경찰의 구형량에 대해 놀랐다. 예상보다 높은 구형량”이라며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짧은 선고 기간까지 차분히 기다리며 민중총궐기 당시 10만 명 이상이 모인 것, 그 일들을 지속해나가는 게 필요하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8년 구형을 했단 소식 듣고 할 말이 없었다. 한상균 위원장은 무죄”라며 “한상균 위원장에게 죄가 있다면 세월호 참사를 책임지고 처벌 받아야 할 사람들이 승진하고 영전하며 피해자 조롱하고 무시하는 것과는 반대로 우리와 손잡고 가슴 열고 함께 눈물 흘리며 싸운 죄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에게 한상균 위원장과 민주노총은 가장 든든한 이웃이었고 지금껏 버텨온 가장 큰 힘을 함께 나누어준 형제였다. 검찰은 말도 안 되는 구형을 취소하고 재판부는 한상균 위원장이 무죄임을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김종훈 무소속 국회의원은 “노동자의 대표를 가둬놓고 노동개혁 하겠다고 하는 이 상황은 박근혜 정부의 본질을 보여준다”며 “여소야대라고 하지만 법치보단 통치가 앞서고 있다. 이제 정치권이 제대로 나설 때다. 한 위원장의 정당한 투쟁이 정당하게 심판받을 수 있도록 함께 투쟁하고 무죄 석방돼 우리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 때까지 함께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선고가 있는 내달 3일까지를 한 위원장에 대한 무죄 석방을 위한 ‘석방촉구의견서’를 받는 등 집중행동기간으로 정했다. 오는 23일엔 백남기 농민이 입원한 서울대병원 앞 촛불집회를 개최하고 ‘내가 한상균이다’라는 슬로건으로 선고 당일 무죄 석방 촉구할 계획이다.

    국제사회도 한상균 위원장 8년 구형에 비판 쇄도
    유엔 특별보고관 “한국이 쌓아온 모든 것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

    국제사회는 한 위원장에 대한 검찰의 구형량이 나오자마자 이를 강하게 비판하는 기조의 성명 등을 일제히 발표했다.

    샤란 바로우 국제노총 사무총장은 15일 박근혜 대통령 앞으로 보낸 항의 서한에서 “노동조합 간부 및 조합원에 대한 형사처벌은 기본권, 특히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의 명백한 침해”라며 “이러한 조치가 한국 정부가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대해 취하는 일반적인 대응이 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인권연맹 또한 같은 날 긴급성명을 발표해 “한상균 위원장에 대한 날조된 기소와 이영주 총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는 평화로운 인권 활동가들 및 노동조합 및 노동권 옹호 단체들의 집회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한 위원장 등의 석방을 촉구했다.

    유엔 사이트에 이날 게재된 유엔 집회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한국 조사 보고서 또한 한국 정부가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우려했다.

    보고서는 “집회에 대한 권리는 정부가 허가해 주는 것이 아닌 기본권이며 한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이 기본권의 행사를 보장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에게 시위자들이 소란스러운 집회를 개최한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것은 원치 않은 결과만을 가져올 뿐 아니라 한국이 이제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3일 한 위원장에 대해 불법 집회 및 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적용해 무려 8년을 구형했다. 수백억대의 재산을 은닉하고 파산·회생을 통해 250억 원의 빚을 탕감 받은 박상철 신원그룹 회장, 2000억원 대 사기성 어음을 발행한 구자원 LIG그룹 회장 등에 대해 검찰은 8년 구형을 내린 바 있다. 한 위원장에 대한 선고는 7월 4일에 나온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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