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상임위 배정,
    교섭단체 탐욕에 소수세력만 날벼락
    미방위 지원 추혜선과 환노위 지원 윤종오, 생뚱 배정
        2016년 06월 14일 02:2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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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상임위원회 배치와 관련해 비교섭단체라는 이유로 의원의 전문성과는 동떨어진 상임위에 배치되는 일이 20대 국회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1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배정을 촉구했다. 추 의원은 “비틀거리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다시 곧추 세우는 첫걸음은 언론의 제자리 찾기, 방송의 정상화로 시작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이것은 20년 언론운동을 해온 저를 지탱한 가장 큰 원칙이었고 그것을 위해서 제가 미방위에서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언론개혁시민연대 출신으로 20년 넘게 언론 개혁 운동에 몸 담아온 언론 전문가다.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서도 언론 전문성을 인정받아 비례 3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미방위를 희망했지만 결국 외교통일위원회에 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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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성 중인 정의당 의원들(왼쪽부터 이정미 추혜선 노회찬 윤소하. 사진은 정의당)

    비교섭단체와 무소속 의원은 교섭단체의 상임위 배분이 끝나면 국회의장 권한으로 배정한다. 문제는 교섭단체가 상임위를 선점한 후 자리가 남는 비인기 상임위에 이들이 배분되면서 의원의 가장 우선시해야 할 의원의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배분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추 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비교섭단체에 단 1석만 허용하는 환경노동위원회에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민주노총 전략 후보인 윤종오 무소속 의원이 지원한 결과, 윤종오 의원이 미방위로 밀려났다. 그러면서 정작 미방위를 희망했던 추혜선 의원은 외통위로 탈락한 것이다. 개별 의원이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의정활동 기회가 위축되면서 비효율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윤종오 의원 측은 “미방위와 함께 노동 관련 활동은 계속 해나갈 생각”이라면서도 “아무래도 동력은 좀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은 교섭단체의 인기상임위 정수 늘이기 행태에서 시작한다. 경제정책의 전반을 다루는 기획재정위원회엔 여야 총 26명(위원장 포함)의 의원이 들어갈 수 있는 거대 상임위로 구성됐다. 반면 비인기 상임위인 환노위와 국방위엔 16명과 17명으로 의석수를 대폭 제한하도록 조정했다. 인기 상임위의 의석수를 늘리기 위해 비인기 상임위 의석수를 줄인 것이다.

    추 의원은 “이번 사태는 교섭단체를 구성한 거대 정당들의 횡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거대 정당들이 인기 상임위에 자신들의 몫을 늘리느라 그 피해를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정당과 무소속 의원들이 감당하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 와중에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회에 입성한 의원이 전문 상임위에 배정되지 못하는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또한 “지역구 사업에 선심성 예산을 끌어당기는 것이 가능한 알짜 상임위원회는 서른네 명씩 몰려들어 한 번 발언하려면 3, 4분밖에 발언할 수 없는 상임위 운영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그런 상임위는 그대로 두고 지망자는 적은 상임위원회에 지망하는 것을 굳이 막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국회의원 정수를 잘못 만들어놓고 그것 때문에 생긴 결원을 엉뚱하게도 전문성 있는 국회의원이 전혀 다른 곳으로 쫓겨나는 그런 걸 당위로 하는 이 방식을 저희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노 원내대표는 “여기는 정의도 없고 민주주의도 없고, 양심도 없다. 오로지 탐욕과 교섭단체들의 기득권만이 난무할 따름”이라며 “국회의원 정수를 고쳐서라도 이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3당 원내지도부에 촉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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