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다이너마이트 니체' 외
        2016년 06월 11일 09: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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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너마이트 니체>

    고병권 (지은이) | 천년의상상

    다이너마이트 니체

    200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니체로 가는 길’을 보여준 철학자 고병권이 <선악의 저편>을 강독한 책이다. 철학자 고병권에게 <선악의 저편>은 육체와 정신을 단련하는 종합무술훈련장, 곧 ‘도장道場’ 같은 곳이었다. 2014년 저술한 <언더그라운드 니체>가 원숙한 사상가, 근거들의 근거 없음을 드러내는 ‘탐구자’를 다룬 책이라면, <다이너마이트 니체>는 시도와 물음, 준비와 단련을 통해 메시아를 기다리는 ‘선지자’의 모티브를 띤 책이다.

    단순히 니체의 말을 뜻풀이한 책이 아니다. <선악의 저편> 내용을 충실히 따랐지만, 니체가 보여준 비평을 통해 깨달은 고병권 역시 보게 된다. 저자는 니체의 텍스트를 ‘해석’해나가면서 품고 있던 사유의 씨앗들을 내비친다. 민주주의란 철학이란 국가란 공동체란 무엇인가, 철학자란 누구인가, 퍼스펙티브들에 대한 퍼스펙티브, 근거들의 근거 없음, 새로운 군주론, 전태일…. 모든 이야기 속에는 철학이란, 공부란 어떻게든 잘 사는 법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내 삶을 가꾸고 변형해가는 행함의 문제라는 것이 내포돼 있다.

    <미디어 숲에서 나를 돌아보다>

    강준만 | 원용진 | 조흡 | 이창근 (지은이) | 인물과사상사

    미디어 숲에서 나를 돌아 보다

    미디어는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미디어로 대표되는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잡지, 영화, 음악 등에서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정보가 재가공되고 재생산되어 대중에게 전파된다. 하지만 대중은 그 정보의 진실과 거짓을 판단하지 못하고 매스미디어가 생산해내는 정보를 그대로 수용할 뿐이다. 그런 한편으로 아날로그에 대한 복고는 끊임없이 일어나게 되어 있다.

    1980년대 초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학에서 처음 만나 강의를 같이 들었고, 강의실 밖에서 유학생으로 동고동락한 저자들이 공통의 전공인 매스미디어에 대한 각자의 체험과 기억과 생각을 풀어낸 책이다. 각자가 관심을 가졌던 매체를 중심으로 살아온 삶의 궤적과 체취가 묻어나 있다. 인문사회과학을 직업으로 삼았던 학자들의 체험과 가치관과 실천에 관한 기록은 한 시대의 모습을 엿보게 하는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디어 슬로베니아>

    김이듬 (지은이) | 로고폴리스

    디어 슬로베니아

    김이듬 시인이 2015년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류블랴나 대학교 파견 작가로 슬로베니아를 방문하고 쓴 여행에세이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등 여러 유럽 국가들과 원활한 연결망을 가지고 있어 여행객들에게는 중간 경유지 정도로 여겨지는 슬로베니아에서 시인은 오랫동안 천천히 그곳의 사람과 자연, 문화를 음미했다.

    시인이 그곳에서 경험하고 느낀 점을 책으로 쓴 것은 베로니카와 같은 심정에서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슬로베니아를 모른다는 것. 단지 베로니카의 편지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이 유서가 아니라 다정한 초대의 편지라는 점이다. 너무나 풋풋하고 아기자기하고 이름 속에 숨은 사랑(slovenia)처럼 수줍고 다정한 슬로베니아를 소개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좋은 친구를 소개할 때처럼 기분 좋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이 책에서 시인은 동유럽 패키지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슬로베니아의 명소―블레드 호수, 포스토이나 동굴, 프레드야마 성―뿐 아니라 자신이 직접 보고 매혹된 슬로베니아의 다양한 도시를 소개하고 있다. 피란과 코페르같이 지중해와 면해 있는 로맨틱한 해안 마을이나 와인 투어를 할 수 있는 메다나, 소차 강 협곡 마을 톨민, 3만 권의 장서가 보관된 카푸친 수도원이 있는 슈코피아로카, 탈 축제로 유명한 프투이 등이 그곳들이다.

    시인이 이끄는 대로 글 속의 도시와 길들을 떠돌고 나면 어느새 시인처럼 느림과 여유로 가득 찬 슬로베니아의 공기와 분위기에 취하게 될 것이다.

    <국어 시간에 뭐 하니?>

    구자행 (지은이) | 양철북

    국어시간에 뭐 하니

    부산에서 30년 가까이 국어 교사로 살아온 구자행 선생이 아이들과 놀고, 시와 글을 쓴 이야기를 속속들이 풀어 놓았다. 담임 맡은 아이들을 처음 만난 날, 미리 만들어 둔 이름표를 한 사람씩 안아 주며 건네고, 벚꽃이 피면 꽃 핀 줄도 모르고 엎어져 자는 아이들을 일깨워 산으로 데려가고… 차근차근 책 속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떻게 고등학생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쓰게 됐는지, 그 비결을 알 수 있다.

    이야기가 넘치고 마음이 움직여야 비로소 아이들은 글을 쓰고 시를 쓴다. 자기 이야기를 속 시원히 할 수 있는 교실 풍경과, 시를 어떻게 쓰고, 자라온 이야기를 어떻게 쓰는지 아이들과 나눠온 글쓰기 방법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실려 있다.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교사들에게 권한다. 아이들과 함께 글을 쓰면서 같이 살아가길 꿈꾸는 교사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는 책이다.

    <말과 칼>

    정욱식 (지은이) | 유리창

    말과 칼

    남북문제, 한반도 핵문제에 대한 정보는 미국과 남한의 정보기관이 독점한다. 이들은 오로지 대북제재 및 경제봉쇄를 통해 북한을 궁지에 몰아넣어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는 정책을 70년간 펴왔다. 그 결과 북한은 돈이 많이 드는 재래식 군비경쟁을 포기하고 핵개발에만 몰두, 2016년 5월 노동당 규약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했다.

    북한 핵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핵에는 핵으로 맞장 떠야 하는가? 두 가지 한반도의 미래를 상정하고, 팩트와 상상력으로 ‘헬조선’과 ‘웰조선’을 그려낸 책이다. 저자의 결론은 분명하다. 어떤 리더십을 가진 정부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한반도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 그러니까 한반도의 미래는 국민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대단해, 아담!>

    에다 라이늘 (지은이) | 김서정 (옮긴이) | 봄볕

    대단해 아담

    햇살 그림책 시리즈 11권. 춤추고,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공연의 가치와 이런 재능을 지닌 예술가들의 권리인 저작권에 대해 생각해보는 그림책이다. 아담은 춤추고,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곡예사이다. 공연이 끝나면 사람들이 과일과 사탕, 동전이나 꽃을 주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아담이 머무르는 마을마다 소동이 일어났다. 온 도시 사람들이 갖고 싶은 걸 마구 가져가기 시작한 것이다. 왜 그랬을까? 이 소동은 과연 어떻게 끝날까? 그리고 사람들은 왜 아담을 “대단한 아담”이라고 불렀을까?

    <기적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

    강무홍 (글) | 장경혜 (그림) | 양철북

    기적의 오케스트라

    양철북 인물 이야기 시리즈 6권. 총과 마약을 든 아이들 손에 악기를 쥐여 준 기적의 음악 운동 ‘엘 시스테마’와 ‘엘 시스테마’를 만든 호세 아브레우의 이야기다. 음악을 통해 거리에서 떠도는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고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한 호세 아브레우의 땀과 열정, 음악에 대한 베네수엘라 인들의 뜨거운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이 마약에 취해 바닥에 누워 있는 베네수엘라의 빈민촌 모습에서부터 땀 흘리며 오케스트라 연습에 매진하는 호세 아브레우와 단원들, 음악 속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음악을 표현하는 아이들 모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이 등장한다.

    이 책에 그림을 그린 화가 장경혜는 화려한 색감과 자유로운 선으로 장면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각 장면마다의 색깔을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 특히 음악에 빠져드는 아이들, 음악을 표현하는 아이들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마치 음악 소리가 그림 속에서 들리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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