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 논의 본격화,
    사용자측 생계비안, 월 103만여원
    민주노총 "최저임금 취지 정면 무시하는 행태"
        2016년 06월 03일 06:1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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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도 최저임금 협상이 2일부터 본격 시작된 가운데, 사용자위원 측은 최저임금 산정의 주요한 기준이 되는 생계비로 1백3만여 원을 제시했다. 이는 현행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3일 노동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가 실시한 ‘미혼 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 분석 결과’ 2015년 전체 미혼 단신근로자 월평균 실태생계비는 1백67만3,803원으로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

    노·사는 이를 근거로 지난 4월 말 생계비위원회에 각각 생계비 안을 제출했고 2일 최저임금위원회 2차 전원회의에서 처음 공식 보고됐다.

    사용자위원 측은 미혼 단신 노동자 생계비 중 하위 25% 생계비, 물가인상률 예측치(1.2%)를 반영해 1백3만4964원을 제시했다. 이를 시급으로 나누면 4700원 꼴로 현행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다.

    노동자위원 측은 미혼 단신노동자 생계비 안뿐 아니라 2~3인 가구 생계비 안까지 보다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실태생계비와 올해 물가상승률 예측치를 반영한 1백69만3889원, ▲2인 가구 생계비 2백74만64원 ▲3인 가구 생계비 3백47만8738원을 내놓았다.

    노·사 생계비 안을 근거로 당장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노사 양측이 인상률을 협상할 때 주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최저임금 산정 기준을 미혼 단신 노동자 생계비로 볼지, 다자 가구 생계비로 볼지에 대한 기준을 두고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주노총은 사용자 안에 대해 “최저임금노동자를 낮은 소득, 적은 지출이라는 굴레에 가두고 저임금 해소·소득불평등 개선이라는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날 전원회의는 회의 내용 공개 여부를 두고 논쟁을 벌이다 30분 가량 회의가 지연되기도 했다. 지난 1차 전원회의에서 노동자위원 측은 노사 양측 발언을 공개하자는 의견을 제시했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으나 공익위원, 사용자위원 측에서 이날 회의 때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전원회의에선 거제시가 업종별 최저임금 하향 조정을 요청하는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건의’ 요청 공문도 참고자료로 제출됐다.

    공문에서 거제시는 ‘조선업 불황으로 중앙부처와 경남도, 거제시 등에서 중소협력사를 찾아 간담회를 개최한 결과 최저임금에 대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최저임금 산정 시 업종별, 단계별 적용단가를 산정해 차등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상여금 등 제외항목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하는 산입범위 확대까지 주장했다.

    업종별 최저임금 산정, 산입범위 확대 모두 경영계가 강력하게 요구하는 사안이다. 물론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지역별 최저임금을 달리 하는 사례가 있지만 이 경우 전국 최저임금을 반드시 상회하는 수준으로 정해야 한다.

    양대노총은 공동성명을 내고 “지방정부의 시정 운영과 시정 추진은 시 구성원의 민의를 수렴하여야 하는 것이 기본임에도 거제시는 중소협력사와의 간담회를 토대로 사용자들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노총의 2016년 지자체 최저임금위반 실태조사에서 거제시가 다수 최저임금을 위반하고 있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렇게 최저임금을 위반하고 있음에도 시정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최저임금노동자가 도저히 생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임금을 낮추려는 작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최저임금제도의 기반을 흔드는 ‘뻔뻔한 요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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