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주거종합대책',
    서민 주거안정 더 불안
    공공임대주택에 수익 중시 민간기업 참여 등 퇴행
        2016년 06월 02일 04: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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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을 위해 내놓은 ‘2016년 주거종합대책’이 주거 대란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이 전무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1일 서민·중산층의 주거안정을 위한 ‘2016년 주거종합계획’을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했다. ▲전월세 자금 대출 금리인하, 대출액 상향 등 금융정책 ▲민간기업 참여를 통한 공공임대주택(행복주택) 확대 ▲뉴스테이 활성화 등을 골자로 한다.

    일각에선 이러한 대책이 저소득층의 주거를 안정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평가가 나온다.

    행복주택은 그간 LH 등 공공기관이 전담해 최대 30년까지 저소득층·청년·노인·신혼부부 등에게 저렴하게 임대해주는 제도다. 그러나 정부는 공기업 재정 부담을 이유로 행복주택 사업에 민간기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기업의 생리상 공공주택 사업이 수입 중심 사업으로 변질되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지금과 같은 저렴한 임대료 측정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달 정의당 정책위원은 2일 <레디앙>과 통화에서 행복주택의 민간기업 참여에 대해 “공공주택의 취지는 저소득층 주거안정인데 민간기업이 참여하게 되면 이윤이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뉴스테이 정책 또한 민자사업자의 이익만 대변하는 동시에 값비싼 임대료 때문에 사실상 서민·저소득층의 주거대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은 일찍부터 있어왔다.

    계속되는 금리인하, 대출규모 확대 등 금융지원 또한 가계부채 증가 등 오히려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또 대출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 저소득층은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비정상적으로 비싼 전월세 가격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임대소득세 정상화, 장기임대공공주택 확충,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의 정책과 병행되지 않는 한 서민들의 은행 빚만 증가시킬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실시한 주택담보대출 규제완화로 거품덩이 주택을 떠안은 서민들의 가계 빚만 늘어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비판했다.

    서민·저소득층의 주거대란의 원인이 전월세 가격 폭등인 만큼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우선적으로 하위 20% 저소득 계층 대상 주거비 지원 확대나 전월세 상한제, 임대시장 투명화 등이 요구된다. 이 가운데 대출마저 어려운 하위 20% 저소득층에 대한 주거비 확대는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 꼽힌다.

    앞서 19대 국회에선 전월세 상한제 도입, 계약갱신권 청구 등 세입자 보호를 위한 ‘주택임대차보호법’(서기호 정의당 전 의원), 정부가 적정 전·월세값 등 임대료를 산정·고시토록 하는 내용의 ‘공정임대료법 제정안’(박원석 정의당 전 의원) 등 서민 주거 안정화를 위한 법안들이 발의된 바 있으나 20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폐기됐다.

    한편 UN-Habitat Ⅲ 한국 민간위원회(준). 주거권네트워크는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20대 국회에 전월세 가격 안정화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정부는 ‘서민·중산층 주거안정’이라고 포장한 대책을 끊임없이 쏟아냈지만,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만 방점을 찍어 오히려 주거안정에 역행했다”며 “19대 국회는 서민주거복지특별위원회를 1년여 간 운영했지만,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근본적인 해결책에 합의하지 못하고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됐다”며 정부와 국회를 모두 질타했다.

    이어 “전월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 표준임대료등의 임대차관계의 안정화 제도의 도입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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