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산물’인 동시에
‘전쟁의 축복’을 받은 나라
[책소개] <전쟁이 만든 나라, 미국> (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16년 05월 28일 10:1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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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와 수혜자를 동시에 만들어내는 ‘전쟁의 역설’

인류 역사에서 전쟁은 늘 참혹했지만, 동시에 늘 수혜자를 만들어냈다. 필설로 형언할 수 없는 전쟁의 참혹함 위에서 수혜자가 탄생했다는 사실은 전쟁이 인간 세계의 근본 모순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른바 ‘전쟁의 역설’을 주장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예컨대 미국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원래부터 대중에게는 전쟁을 선호하는 경향이 내재한다면서 전쟁이 누군가에게는 그 자체로 유토피아라고 했다.

또 크리스 헤지스는 “비록 파괴와 살육이 자행되지만, 전쟁은 우리가 살면서 갈망해온 것을 줄 수 있다. 전쟁은 우리에게 의미와 목적, 살아야 할 이유를 줄 수 있다”면서 “전쟁은 유혹적인 만병통치약이다. 전쟁은 해결책과 명분을 준다. 전쟁은 우리를 고귀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했다. 이언 모리스는 전쟁은 심리적 장점을 가져다주는 것을 넘어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인류가 찾아낸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1만 년이라는 거시적 관점을 통해 “전쟁은 인류에게 유익했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친다.

전쟁이 만든 나라

미국은 ‘전쟁의 축복’을 받은 대표적인 나라!

전쟁의 곤혹스러움을 설명해주는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전쟁의 역설’은 세계 강대국들을 설명해주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인류 역사에서 세계의 강대국으로 군림한 국가나 선진국치고 전쟁에 적극 뛰어들지 않은 나라가 없었으며, ‘전쟁의 축복’을 누리지 않은 나라가 없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서도 미국은 ‘전쟁의 역설’을 가장 잘 보여주는 나라다. 미국이야말로 ‘전쟁의 산물’인 동시에 ‘전쟁의 축복’을 받은 나라의 전형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독립전쟁(1776~1783), 미국-멕시코 전쟁(1844~1846), 남북전쟁(1861~1865) 등을 통해 미국의 정체성을 형성했다. 이후 벌어진 미국-스페인 전쟁, 제1차 세계대전, 제2차 세계대전 등을 통해선 ‘글로벌 제국’으로 성장했다.

예컨대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미국의 세계 무역 비율은 20퍼센트 이상으로 증가했다. 연합국, 특히 영국에 수출할 군수물자를 생산하면서 호경기를 맞은 것이다. 전쟁 전 미국은 약 30억 달러의 외채를 갖고 있었지만, 전후에는 약 130억 달러의 채권국이 되었다. 그 와중에서 뉴욕 월스트리트는 전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물론 미국도 수많은 전쟁을 치르느라 헤아릴 수 없는 인명이 희생되었다. 하지만 독립전쟁과 남북전쟁을 제외하고 모든 대부분의 주요 전쟁이 미국의 땅 밖에서 벌어져 자국 땅에서 전쟁을 겪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희생이 적었다.

그렇다고 해서 희생의 대소를 기준으로 ‘전쟁의 축복’ 여부를 가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차례의 전쟁을 통해 미국이 오늘날의 글로벌 초초강대국으로 부상했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몇몇 전쟁은 미국의 ‘명백한 운명’과 ‘영웅적 비전’을 위해 반드시 일어나야만 했던 ‘필연적인 전쟁’이라고 생각했다.

188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 미국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이 책은 저자가 지난 2014년 네이버에 연재했던 글을 묶은 것이다. 미국이 제국주의 국가로 우뚝 서게 되는 188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의 70년간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미국이 ‘전쟁의 산물’인 동시에 ‘전쟁의 축복’을 받는 나라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미국이 관여한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비단 전쟁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미국 사회의 전 분야에 걸쳐 역사의 흐름에 따라 그 70년간에 일어난 주요 사건들을 분석하고 해석했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이 책은 오늘날의 미국 사회를 이해하는 종합 보고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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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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