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도바리' 외
    2016년 05월 28일 10:0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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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바리>

탁영호 (지은이) | 보리

도바리

평화 발자국 17번째 책. 1980년, 그해 오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사내의 이야기를 그래픽 노블로 그려 낸 책이다. ‘도바리’는 독재정권의 수배를 피해 도망 다니며 민주화 운동을 하던 대학생들을 이르는 말이다. 주인공 김인권은 1980년 5월 국가 폭력에 맞서 싸우지 못하고 몸을 숨기고 지내며 떠돈다. 우연히 머물게 된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폭력을 목격하고 묵인하면서, 폭력을 직접 행하지 않아도 이에 가담하게 되는 것을 깨닫고 절망한다.

만화는 주인공 인권의 봄날과 함께 광주민중항쟁의 한가운데서 끝까지 남아 도청을 지키던 후배 우광진의 일기를 교차로 보여 준다. 1980년 5월 광주항쟁의 중심부에서 진실을 기록한 광진이의 일기는 인권에게 건네지고, 인권이 일기를 읽을 때 독자들도 80년 오월 광주의 모습을 함께 알게 된다. 폭력이 벌어지는 현장의 모습, 시민들의 항거, 민주주의와 자유, 혁명과 희생에 대한 광진이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광주의 함성과 슬픔이 오롯이 느껴진다.

<낙관하지 않는 희망>

테리 이글턴 (지은이) | 김성균 (옮긴이) | 우물이있는집

낙관하지 않는 희망

저자의 희망에 대한 생각은 삶에서 낙관주의의 역할에 대한 확고한 거절로 시작한다. 그것은 오히려 합리화의 구조 혹은 진실된 분별력 대신 한 사람의 기질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친숙하지만 제대로 규정하기 힘든 단어인 희망의 의미를 분석한다. 그것은 감정인지, 열망과는 어떻게 다른지, 미래에 집착을 하는지 등. 그리고 마침내 저자는 비극적 희망의 새로운 개념을 꺼내든다.

이글턴이 감지하는 희망은 경박한 낙관주의에 오염된 희망을 정련하고 제련하는 것으로서 ‘희망과 욕망의 비극적 관계’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저평가되어온 희망의 가치를 상승시켜서 ‘희망과 절망의 역리적逆理的 관계’를 교차하고 융합한다.

그렇게 했을 때에만 이글턴이 이야기하는 “진정한 희망”의 여건을 조성하고 에른스트 블로흐의 허망하고 낙관적인 희망에 대항하는 ‘값지고 현실적인 희망’의 조건을 구성할 것이다. 그렇게 생성되는 희망은 욕망과 비극과 절망을 엄밀하게 직시하면서 낙관하지도 절망하지도 않는 희망이 될 것이다.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윤고은 (지은이) | 한겨레출판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

이효석문학상, 한겨레문학상, 대산대학문학상 수상 작가인 윤고은의 세 번째 소설집. 이번 소설집은 윤고은의 다섯 번째 책으로, 두 번째 소설집 <알로하>(2014) 이후 꼭 2년 만에 펴내는 책이다.

첫 장편이었던 <무중력 증후군>(2008) 이후 대담한 상상력과 유쾌한 풍자, 그리고 신선한 문체로 현대 사회의 가벼움과 무거움을 독보적인 개성으로 이야기했던 작가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의 작품을 묶은 이번 소설집에서 조금 더 두 발을 땅에 단단히 붙이고 서서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따스하고도 고유한 여덟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소설가 정소현과의 대담은 소설가 윤고은의 솔직 담백함과 사랑스러움을 확인하게 해주어 소설의 매력을 더한다.

윤고은은, 삶보다 더 큰 악몽을 달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너무도 바쁘게만 그리고 삶을 연장하기 위해서만 애쓰는 이들에게 “난 그쪽 세계의 생존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하면서도, 그들이 짊어진, 매일같이 싸고 푸를 삶이라는 생존배낭 안으로 소독제일 수도, 온기일 수도 있는 여덟 가지 이야기를 슬며시 밀어 넣는다.

생존에 있어선 아무 소용없어 보이는 이 소설들은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인가’라는 싱크홀 속에 갇혀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우리에게 쿨함과 다정함으로 다가와 그 느닷없음이란 공포로부터 꺼내어준다. <늙은 차와 히치하이커>를 읽으며 우리는 서로 등과 가슴을 맞대고 함께 걸어가는 이야기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 목적지가 어디든, 최대한 자유로운 곳으로, 유머러스한 품격을 잃지 않은 채로.

<인생 뭐 있니?>

최일구 (지은이) | 인코그니타

인생 뭐 있니

인생 50여 년을 평범하지 않게 살아온 한 사나이의 고군분투기다. 앵커멘트 한마디라도 변화에 방점을 찍어온 저자 최일구가 살아온 이야기이다. 연대보증과 경제난, 취업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위로와 공감을 주기 위해 쓰여졌다.

인생의 역경은 갑자기 찾아온다. 자연의 법칙처럼 겨울이 있으면 반드시 봄이 오면 좋겠지만 인간사회에는 그런 법칙이 없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를 사랑해야만 우리 삶의 겨울을 이겨낼 수 있음을 진솔한 어조로 전달한다. 몇 번의 겨울이 지나고서야 봄을 맞은 저자는 옆집 아저씨의 모습으로 다가와 얘기를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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