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대선 출마 시사
    새누리 '반색' 더민주·국민의당 '난색'
    노회찬 "국제적으로 유명하다고 바로 대선 후보?"
        2016년 05월 26일 02: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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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방한해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고민하고 결심하겠다”며, 임기 종료 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밝혔다. 이에 대해 여야 각 당은 물론 새누리당 내에서도 입장이 엇갈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새누리, ‘반기문 대망론’에 반응 제각각
    친박, 반기문 친박 후보 ‘굳히기’… “반기문 신중한 사람, 원칙 지킬 것”
    비박계 “험난한 국내 정치 발 들일 수 있을까 우려”

    친박계·충청권 의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친박계 의원들은 야당과 비박계에서 나올 비판을 견제하는 듯 ‘반기문 대망론’에 적극적인 의사 표현은 일단 유보하고 있다.

    친박 중진인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은 26일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아마 우리가 짐작하기엔 (언론의 해석이) 좀 지나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반 사무총장의 발언을 언론이 확대해석하고 있다는 뜻이다. 유엔 사무총장직 임기 종료 전 대권 도전을 시사한 것을 두고 야당 등 일각에서 나오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정 의원은 “원체 반기문 총장님은 UN 사무총장을 두 번이나 할 정도로 매사에 신중한 분이고 하루이틀 아침에 이랬다, 저랬다 할 그럴 분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또 “그분 지금까지 해온 과정들을 보면 그렇게 쉽사리 어떤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하고 그럴 분은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언론의 확대 해석을 지적하면서도 반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 의지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읽힌다. 반 사무총장이 대선에 나설 경우 현재로썬 친박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라 ‘원칙’ 등을 강조하며 ‘친박 후보 굳히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반기문 총장님 같은 인재를 가지고 있다는 것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고 대권 반열에 충분한 인물”이라면서 다만 “우리나라 정치가 참 복잡다단하다. 이런 현실 속에서 내치에 대해서 조금 더 노력을 해봐야 된다고 할까, 그런 부분은 아직 숙제로 남는다”며 대권 후보로 나서기 위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반면 그는 전날 퇴임한 정의화 국회의장이 싱크탱크인 ‘새한국비전’ 창립 등 정계개편 움직임에 대해 “우리 사회가 선비정신이 점점 고갈돼 가는 것 아니냐”며 “(정의화 의장은) 새누리당에서 온갖 혜택도 다 누렸다. 새누리당은 지금 소위 초상집 아닌가. 비상사태에 몸을 던져서 물에 빠진 사람 건져줄 생각을 해야지, 마치 남의 얘기하듯이 한다는 것은 정말 저는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군다나 ‘마중물이 되겠다’는 (정의화 의장의) 표현들을 보면 대권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생각한다”고 “이건 소위 권력욕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비박계이면서 충청권 인사인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서 “국내외적으로 대중적인 인기와 다양한 행정이라든지 사회적 경험이 있는 분으로서 특히 우리가 존경할 부분은 보수적 가치를 상당히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저희 당으로서는 반기는 상황”이라며 반 사무총장의 성향이 여당 쪽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홍 사무총장 대행은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야당이 움직이는 걸 보면 상당히 두렵거나 겁을 먹는 것 같다”며 “이 분이 아직 결심도 안 섰는데 견제를 많이 하는 걸로 봐서는 저는 아주 좋은 상대 내지는 우리 당에 오시면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도 했다.

    반면 여권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김무성 전 대표 측은 ‘반기문 대망론’에 유보적인 입장이다. ‘김무성계’인 김성태 의원은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외교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지금까지 명예롭게 일해 온 분이 험난한 (국내) 정치에 과연 제대로 발 들이게 될 수 있을 것인지 일부에서 상당한 우려를 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 “경제도 안 좋은데 벌써 대선 국면” 난색
    국민의당 “친박-비박 반기문 두고 혈투 있을 것”
    정의당 “유엔 사무총장과 대통령 자질 구분해야”

    반 사무총장은 과거 야권에서도 영입하려 했던 만큼 유력한 대선주자다. 이 때문에 여권 후보 가능성이 높은 반 사무총장의 대선 도전 의지에 야당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장선 더불어민주당 총무본부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외교관 출신 분들은 돌다리를 몇번씩 두드리고 가는 분들인데, 어제 반기문 총장께서는 굉장히 세게 말씀을 하신 것 같다”며 다만 “경제상황도 워낙 안 좋은데 대선 국면이 너무 빨리 오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했다.

    정 총무본부장은 “궁극적으로 반기문 총장께서 결정하실 문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엔 사무총장직은 세계가 다 지켜보는 자리 아닌가. 그런데 이런 사무총장께서 임기 중에 국내 정치의 중심에 끼어드는 것이 과연 지금 시기적으로 옳은지 봐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또한 “UN총회결의안을 보면 사무총장직과 관련해서 각국의 비밀을 획득할 수 있는 직이기 때문에 퇴임 직후에는 어떤 정부 직책을 맡아서는 안 된다고 하고 있다. 유엔 사무총장은 그런 직책을 수락하는 것을 삼가를 해야 한다는 그런 결의안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어떻게 앞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아마 반 총장께서 깊이 많이 생각하실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반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시사 발언에에 대해 “외교관으로서 가장 강력한 의미의 대권 발언 시사로 해석이 된다”며 “이렇게 성급하게, 강한 톤의 대권 출마 시사를 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적절하지 못했다, 이런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여권 중에도 친박 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친박이 (반 사무총장을 친박후보로 추대하기 위해) 대거 움직이고 있고 지금은 물 만난 고기처럼 살맛이 나지만 대권 후보라는 것이 그렇게 용이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친박에서도, 비박에서도 (대선후보 자리를) 그렇게 용이하게 넘겨주지는 않기 때문에 앞으로 반기문 목장의 혈투가 있을 것”이라며 “검증을 세게 할 것이다. 특히 비박계에서는 그대로 있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친박에서 반기문 총장을 옹립한다고 하더라도, 비박에서는 강한 검증과 함께 경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반 사무총장이) 정치권의 태풍을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관료, 외교가에서 살았기 때문에 견디는 것이 많이 힘들 것”이라며 “그렇지만 야권으로서는 한 번 겨뤄볼만한 후보가 나타났다, 이런 낙관론도 있다”고 말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전날인 25일 SBS ‘3시 뉴스브리핑’ 인터뷰에서 “국제적으로 유명하다고 해서 바로 대선 후보가 되는 그 등식은 누구에게 적용한다 그래도 문제가 있다”며 “대통령의 역할과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과 또 평생을 전문 직업 외교관으로서 보낸 그 일은 같지 않다”고 했다. 유엔 사무총장직을 발판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것과 대통령 자질은 구분돼야 한다는 뜻이다.

    노 원내대표는 “대통령으로서의 리더십과 정치적 전망과 국가 경영에 대한 포부가 어떤 내용인지 전혀 안 알려진 분이기 때문에 대통령감으로 적절한지 아닌지를 평가하는 것조차도 시기상조”라고 거듭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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