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정치 새출발 가능한가
    [울산 집담회] 노조-진보신당 등 모여 변혁적 노동정치 방향 모색
        2012년 07월 31일 05: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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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울산 지역에서 노동정치의 주요 세력들이 모여 노동정치-진보정치의 미래에 대한 집담회를 가졌다. 이 집담회에 대한 내용을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판매지회의 김용화 교육위원이 정리해 보내주었다 – 편집자 주

    “다시 시작하자! 그러나 통진당에 대한 반정립으로 시작해선 안 된다. 새로운 비전과 내용을 세우고 채워서 시작하자.”

    새로운 노동정치를 위한 제안자 모임 양경규 소집책임자의 조용한 말투가 노동정치 1번지 칭호가 무색해 진 울산 북구의 밤하늘을 가른다. 지난 7월26일 북구비정규직지원센터에서 변혁적 노동자정치 방향모색을 위한 집담회가 울산지역노동자정치연대회의 주최로 열렸다. 각기 세 군데서 무차별적으로 쏘아올린 문자포화의 영향도 무시하지 못 하겠지만 60명에 가까운 활동가들이 모였다는 것은 최근의 울산 상황을 볼 때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울산지역노동자연대회의는 울산지역에서 노동운동과 노동자 계급투쟁에서 벗어나 통진당의 들러리가 되어버린 민주노총 지역본부를 혁신하고, 노동정치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지역 비정규직 투쟁을 엄호지지 지원하기 위해 만든 회의체이다. 현자지부 금속연대, 노동자정당건설투쟁위원회, 현자지부 민투위, 울산지역해고자협의회, 울산이주민센터, 좌파노동자회 울산위원회, 진보신당 울산시당 창준위, 현장노동자회 울산 등의 단체와 여기에 동의하는 개별 활동가들이 참가하고 있다.

    민주노총혁신에서 시작하자!

    집담회에서 의견을 개진한 모든 단위들은 지금까지 민주노동당으로 대표되는 진보정당운동이 의회주의로 기울어, 노동자계급의 이익을 배신한 자유주의정당(통합진보당)으로 변질되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규정하였다.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노동대학(이하 사이버)’의 김승호대표는 “민주노총은 본질적으로 조합주의운동의 한계에 갇혀 있었다. 이것이 우리 운동을 위기로 몰아넣었다.”며 계급대표성을 상실한 민주노총의 모습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새로운 노동정치를 위한 제안자모임(이하 제안자모임)’의 양경규 소집책임자는 더 나아가 “민주노조운동의 혁신 없이 당을 만든다는 것은 민주노동당의 재판이 될 것이다.”며 사회주의 강령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노동운동의 새로운 주체형성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역 꼬뮨을 통해 현장의 조직 미조직 노동자들이 지역에 결합하고 그 곳에서 소수자 운동과 이주노동자 운동이 결합할 때 노동자가 비로소 당 운동의 주체가 되어 진정한 계급정당이 될 것”임을 역설했다. 울산노동자연대회의 조돈희회원은 불안정노동자를 정치주체로 세워보자는 중장기 목표아래 저임금노동자들을 좌파 정치조직들이 조직화 사업을 벌려나갈 것을 촉구했다.

    ‘좌파노동자회’ 허영구 대표는 민주노총 혁신에 대한 구체적인 공동의 실천과제로 ‘민주노총 위원장 직선제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을 제안했다. “민주노총이 계급정치의 걸림돌이 되는 상황에서 직선제 쟁취 투쟁을 벌여 나가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현장노동자회’ 울산(이하 현노회울산) 박유기회원은 허영구대표의 제안에 동의하면서 “대선과 민주노총 정치방침, 통진당 문제에 대해선 우리의 입장을 조직적으로 정하고 나가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지난 대전토론회에서 제기한 삼천인 선언과 우리의 하반기 과제에 대해 전국적으로 선언운동을 조직하고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제안했다.

    백은종 좌파노동자회 울산위원장은 전기 대란에 대해 노동조합이 세계최장시간 노동하고 심야노동을 부추기는 산업노동정책만 폐기하면 전력수요를 줄여 원전을 폐기해 나갈 수 있다는 내용을 노동조합이 선전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활동가양성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좌파의 공동전선을 징검다리로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이하 사노위) 이종회 대표는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이 노동자정당을 대표하는 지난 시기는 우리들에게 매우 힘든 시기였다. 이번에 그것을 넘어설 수 있는 계기가 왔다.”며 이번만큼은 반드시 좌파의 공동의 실천 틀을 만들자고 했다. 또한 그 동안의 사노위 활동이 선진 활동가와 노동자 대중의 지지를 획득해 나가는 과정이 아니었다고 한계를 인정하면서 그 대안으로 ‘노동자 연대’를 제안했다.

    노동자혁명당추진모임 (이하 노혁추) 고민택 운영위원은 “왜 함께 하지 못하느냐?”는 안승천 울산노동자연대 회원의 물음에 같이하게 할 수 있는 대중적 검증을 거친 권위 있는 정치세력이 존재하지 않는 현실에서 같이 하기위한 최소한의 기준은 공동전선(조직은 달라도 사안에 대해 같이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자정당의 내용을 이 공동전선에서 보다 대중적으로 광범위하게 논의하면 노동자 대중에게 통진당을 대체하는 대안 정당의 믿음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제안자 모임의 양경규 소집책임자도 “현존하는 노동정치의 통일 그룹을 형성하지 않고 각개 약진한다면 노동자 대중이 참여하는 역동적인 새로운 노동정치는 불가능하다.”며 단결을 호소했다. 나아가 그는 제 정파 간의 역사적 경험과 관계에서 왜곡과 오해가 상존하고 있고 관계가 원만하고 그렇지 못한 지역이 나뉘어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노동정치 흐름에 참여하고 있는 각 조직들의 조직상태가 균질하지 못한 현실에서 중앙차원의 합의로 통일 그룹을 형성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따라서 울산지역노동자연대회의와 같은 형태의 (새로운 노동자정당 건설을 위한-편집자 주)지역추진위로 모이는 것이 현실적인 돌파구”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사이버 김승호대표는 민주노총의 경제주의와 진보정당의 의회주의의 진원지가 ‘양날개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계급정당이 나오는 토대는 노동자 서민의 생존권 투쟁을 정치투쟁으로 발전시키는 노동자의 투쟁이라고 강조하면서 반통진당 반자유주의를 내 건 민중정치투쟁전선체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야권연대 안하는 변혁지향의 노동자정당 건설

    제안자 모임 양경규 소집책임자는 현 단계 한국사회 노동자정당운동을 전위정당노선으로 한다면, 사회주의 지향성을 포기한다면 함께하기 어렵다며 사회주의 지향성을 가진 대중정당노선임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지금의 시기가 최소강령을 합의할 시기라고 주장하며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통진당이라는 변수와 노동정치가 몰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은 새로운 노동정치와 계급정치를 고민해야할 시기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당 건설이 객관적 정세 보다는 주체적 조건을 더 고려해야 한다며 대선을 앞두고 일어날 수 있는 당 건설을 향한 폭풍질주에 대해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에 비해 사이버 김승호대표는 다른 부분은 제안자모임과 뜻을 같이 하지만 강령에서는 최대강령을 주장했다. “대중적으로 사회주의를 얘기한 적이 없다. 토지 국유화부터 대중적으로 공개적으로 대중을 믿고 얘기해야 한다.”며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며 최대강령으로 사회주의를 주장했다.

    사노위 이종회 대표는 사회주의와 민중권력수립을 지향하는 활동가들이 주체가 되는 노동자계급정당을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그리고 의회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연대전략에 대한 평가와 판단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노혁추 고민택 운영위원은 좌파활동가들이 중심이 되어 통진당에 맞서는 당이 아닌, 자본가 정당에 맞설 수 있는, 최소한 형식은 자본가정당으로부터 독립된 당을 만들어 정세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건투 울산의 양준석 회원은 노동자의 독자적 정치세력화에 근거한 당, 총파업 조직을 제1의 자기 과제로 부여잡고 실천하는 당, 사회변혁에 대한 분명한 지향을 갖는 정당이 함께 하는 당의 최소 기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진보신당 창준위 김종철 부대표는 약간 결이 다른 화두를 끄집어내어 눈길을 끌었다. 진보신당은 “노동자 밀집 지역 이외에서 어떻게 노동자정치를 읽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지역 의제와 노동의제의 결합을 고민하는 진보좌파정당의 지향을 소개했다. “노동중심성이 있으면서도 지역에 뿌리박는 좌파운동이 필요하다.”며 진보신당이 새로운 노동정치에 있어서 유용한 역할을 할 조직임을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여기에 변혁지향성 사회주의지향성 생태지향성이 더해져서 폭넓게 가야 대중의 동의를 얻는 노동자정치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야권연대에 대해선 모든 참가 단위들이 야권연대 거부해야한다는 동일한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사이버 김승호대표는 반파쇼 인민전선 상태로 정세가 격화됐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야권연대 거부 방침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지금은 (야권연대)하지 않는 게 옳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반기 대선, 적극적인 공동대응 vs 신중한 접근

    마지막으로 대선에 대한 입장은 노혁추 고민택 운영위원과, 좌파노동자회 허영구대표는 반통진당 기치아래 적극적인 공동대응을 주문했다. 그러나 제안자모임 양경규 소집책임자, 사이버 김승호대표, 사노위 이종회대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특히 사노위 이종회 대표는 “올해 대선을 통해 정치적으로 독자적으로 서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나 현실에서 우리의 실력을 고려할 때 오히려 그것에 역규정 당할 우려 지점도 있다.”고 말해 인상적이었다.

    지금부터가 좌파의 진짜 실력!

    이날 집담회는 실재 토론시간이 세 시간 이십분에 이르는, 긴 시간의 집담회였다. 현재에 대한 정세 인식, 이행과정, 지향점에 대한 각자의 패는 펼쳐보였다. 토론 당사자들이나 지켜보는 사람들도 통진당 사태가 좌파단위로 하여금 이 정세를 함께 헤쳐 나가라는 과제를 내렸다는데 동의했다. 지금부터 보이는 것이 좌파의 진정한 실력이다. 실력주의를 정의로 생각하며 살아 온 한국사회 노동자대중은 실력이 없는 세력에게는 진보/보수, 좌/우, 민주/독재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미래를 맡기지 않는다는 것이 한국현대정치사의 산 교훈일 것이다. 무릇 통합의 정치는 가장 많이 가진 자가 가장 많이 내려놓는 것으로 출발한다. 현명한 넘버 쓰리는 넘버 포 파이브가 빠져나갈 명분을 주지 않는다. 좌파의 결집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객관적 정세와 임박한 파국은 웅장하고 견고한데 그것을 돌파해 나갈 주체는 빈약하기 짝이 없는 이 괴리와 모순을 인내를 가지고 풀어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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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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