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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 친박-비박 내전
    하태경 “대통령 팔아 자기정치 하는 매박, 청산 대상”
        2016년 05월 19일 11:3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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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박과 비박의 계파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며 새누리당의 ‘분당사태’까지 거론된다. 전날 집단 불참으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 출범을 무산시킨 친박계에 대한 당 안팎의 비판이 높아지고 있지만 친박계는 오히려 분당을 언급하며 당에서 비박계를 몰아내겠다는 의중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다.

    친박계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인명진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은 “총선 책임론을 피해가려는 얄팍한 계산이 깔려있다”고 비판했다.

    인명진 “계파 갈등 중심인 박근혜 대통령이 해결해야”

    인 전 윤리위원장은 19일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친박계가 불참해 정족수 미달로 상임전국위원회가 무산된 것에 대해 “철없는 아이들도 할 수 없는 그런 일이 일어났다. 의견이 다르면 회의에 모여서 정당하게 토론도 하고 사람이 마음에 안 들면 바꾸기도 하고 이렇게 해야 원칙 아니겠나”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인 전 윤리위원장은 “자기들이야 권력에 대한 이해관계가 있는지 모르지만 국민들은 총선이 끝나고 빨리 민생을 회복해서 나라를 잘 좀 추스르면 좋겠는데 집권 여당이 이 모양”이라며 “모든 국민들이 새누리당 하면 고개를 다 절레절레 흔드는 형국이 됐다”고도 했다.

    친박계 일각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퇴까지 언급한 것에 대해 “정당하게 뽑은 원내대표를 물러나라는 것이 말이나 되는 얘기인가”라며 “유승민 사태라는 것 때문에 홍역을 겪었고 총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려고 새누리당이 아직도 이런 짓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계파 갈등 문제의) 중심에 있다”며 “친박, 비박 불러다가 혼내든지, ‘당에서 나가라’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 불러서 혼내시든지, 현기환 정무수석을 보내서 경고를 하든지 박 대통령이 무언가는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친박 이장우·김태흠 겨냥해 “대통령 팔아 자기정치하는 ‘매박’”
    “정진석, 매박에 맞서 혁신 투쟁 선언해야”

    당내 소장파 의원인 하태경 의원도 이날 오전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일부 친박 강경파에 대해 “대통령 팔아서 자기 정치하는 매박”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전날 친박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이 “같은 여당인데 정부를 흔들어대는 발언을 계속 해대며 당내에 총질을 하는 인사들이 앞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정진석 원내대표 사퇴를 촉구하고 김태흠 의원이 “‘스님이 절이 싫으면 떠난다’는 말 있는데 정당이라는 것은 이념이나 목표의 방향이 같은 사람들끼리 해야 하는 거 아니겠냐. 그런(분당)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분당을 거론한 바 있다.

    하 의원은 “본인이 지금 (당에) 총질하고 있다”며 “대표한테 자기의 대표성을 위임한 건데 내 말대로 안 한다, 내 꼭두각시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총질에 들어간 거 아니겠나. 당에 총질하고 있는 사람이 자신인데 그런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정진석 원내대표가 사실상 당대표 권한 대행 아닌가. 말 그대로 본인들의 밥그릇을 위해서 내 말 안 듣기 때문에 너 나가라, 라고 하는 것은 자기들이 청산 대상이라는 걸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친박계의 집단 불참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으면 회의를 소집하고 그 안에서 반대하고 다른 사람들을 자기의 의견으로 설득해서 관철시키려고 노력해야 하는 게 기본적인 민주주의인데 회의 자체를 무산시켜버렸다. 이건 상당히 더티플레이”하며 “다음번 전국위 재소집 될 때는 다수가 이런 더티플레이에 동참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도 했다.

    정 원내대표의 향후 행보에 관해선 “패권주의를 자기 밥그릇을 위해서 친박을 팔아서 자기 정치하는 친박 패권주의자들 몇 명 있다. 이 사람들이 혁신 대상이라는 걸 국민들한테 분명히 얘기하고 그 사람들하고 싸우겠다는 혁신 투쟁에 앞장서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 그게 정 대표가 사는 길이고 새누리당이 사는 길”이라며 정치적 결단을 촉구했다.

    총선 후에도 청와대·정부 변화 없어
    이준석 “청와대와 각 세우더라도 다른 의견 내야”

    이준석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 또한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이런 (비대위) 명단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금까지 선거 끝나고 한 달이 넘도록 청와대와 정부 쪽에서는 국민들이 봤을 때 만족할만한 쇄신이나 변화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며 “이번에 방향 전환을 강하게 보여줘야 된다, 라는 문제의식이 꼭 정진석 대표뿐만 아니라 당내 좀 많이 보편적이었다”고 말했다.

    친박계가 반대하는 비대위 명단이 통과될 경우 분당사태가 오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 전 비대위원은 “원내 지도부 인선에는 친박계로 분류하는 분들이 주류로 들어가 있다”며 “그런데 비대위 명단에서 이렇다(비박계가 많다고) 해 가지고 계파 균형이 안 맞는다고 한다면 그건 너무 일방주의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전 비대위원은 “총선 이후에 청와대와 정부쪽에서 정책적 전환이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당이라도, 다소 그것이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의견을 내는 상황이 필요하지 않나 라는 개인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친박계가 조기 전당대회를 압박하는 것에 대해선 “전당대회라는 것도 흥행을 해야지 도움이 된다”며 “국민들이 요구하는 계파 패권주의를 해소 등의 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한다는 것은 더 큰 오만함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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