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을 찾아라!
[에정칼럼] 한국의 공기 질, 180개국 중에서 173위
    2016년 05월 19일 09:2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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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가 불편하다. 마스크를 착용하면 숨을 쉬는 것도 어렵고 답답하고 덥기까지 하다. 그런데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어 버렸다. 바로 미세먼지 때문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넘어 이제는 ‘매우 나쁨’ 수준까지 치솟았다. 숨을 쉬어야 사는데, 숨을 쉴 수가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런 국민들의 상황을 심히 걱정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미세먼지로 뿌연 도시를 볼 때나 국민께서 마스크 쓰고 외출하는 모습 볼 때면 제 가슴까지 답답해지는 느낌”이라고 우려하면서 “미세먼지 문제는 국민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중차대한 문제로 국가적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까지 미세먼지에 대한 국가적 차원에서의 대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3년 12월에 ‘제2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을 마련했고, 관계부처합동으로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미세먼지의 농도는 점점 더 짙어지고 있다.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공동연구진이 발표한 ‘환경성과지수(EPI) 2016’에 따르면, 한국은 공기질 부문에서 100점 만점에 45.51점을 받아 전체 조사대상 180개국 중 173위를 기록했다. 특히 초미세먼지(PM 2.5) 노출 정도는 174위, 이산화질소 노출 정도는 180개국 중 180위로 꼴찌다.

감사원의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사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가 왜 꼴찌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다소나마 해소해준다. 감사원은 제2차 기본계획 수립 부적정, 저감대책 수립 및 평가 부적정, 자동차분야 배출원 관리 미흡, 사업장 등 배출원 관리 부적정, 대기질 측정망 관리 부적정, 대기질 예보시스템 부적정 등을 지적했는데,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얼마나 총체적으로 허술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원인은 도대체 무엇일까. 원인을 알아야 특단의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석탄화력발전소를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이에 경유차를 중심으로 대책을 시행하던 환경부와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발전 공기업들은 비상이 걸린 듯하다.

정부가 2013년 12월 발표한 ‘미세먼지 종합대책’에 따르면, 고농도 미세먼지는 편서풍을 타고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스모그(자동차 및 석탄 사용 증가 등에 기인)와 국내에서 자체 배출된 오염물질이 상호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되며, 중국발 오염물질의 국내 기여율이 약 30~50% 정도다. 국내 영향은 50~70% 사이에서 복합적이라는 설명이다.

무엇이 그리 복합적일까. 환경부가 최근에 소책자로 발표한 ‘바로 알면 보인다. 미세먼지, 도대체 뭘까’를 보면, 국내 요인에 대한 보다 자세한 원인을 알 수 있다. 2012년의 경우 미세먼지 배출량이 가장 많은 배출원은 제조업의 연소공정, 그 다음으로 자동차를 비롯한 이동오염에서 많이 배출됐다.

2012년 미세먼지 배출량(출처-환경부)

2012년 미세먼지 배출량(출처-환경부)

그렇지만 이 통계는 미세먼지의 농도가 현재보다는 낮았을 시기에 추계된 값이고, 1년 동안의 총합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즉,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 각 배출원이 미치는 영향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1년간 전력 믹스도 중요하지만, 전력 피크 시 전원 구성을 봐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환경부 자료를 보면, 2014년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사례를 분석한 결과도 나와 있는데, 국내 영향이 가장 컸던 날(7/27)에는 대기정체로 인해 국내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의 영향이 70%이상이며, 배출원별 기여도는 미세먼지의 경우 비도로 이동오염원(31%), 면오염원(30%), 도로 이동오염원(25%), 점오염원(13%)의 순이었다.

전반적으로 이동오염원(자동차, 건설기계)의 비중이 높긴 하지만, 면오염원(소규모 건물 등)과 점오염원(대규모 사업장, 화력발전소)의 영향도 작지 않아 보인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일 국내 배출원별 기여도(출처-환경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일 국내 배출원별 기여도(출처-환경부)

감사원도 수도권 대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오염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 있는 대규모 석탄 화력발전소와 제철소 등에서 배출된 미세먼지(PM 10)와 초미세먼지(PM 2.5)가 주로 남동풍이 부는 7월부터 10월 사이에 영향으로 미치는 것으로 보이고, 그 영향 정도를 모델링한 자료에 따르면 충남 지역 발전소의 수도권 대기오염 기여율은 미세먼지가 3∼21%, 초미세먼지가 4∼28%에 이른다는 것이다.

수도권지역 충남 발전소의 미세먼지 일평균 기여도(출처-감사원)

수도권지역 충남 발전소의 미세먼지 일평균 기여도(출처-감사원)

종합해보면, 경유차에 대한 규제 등 대책도 중요하지만, 다른 오염원, 특히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대책 역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마련한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석탄화력발전소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데 있다. 발전소 수가 증가할수록 미세먼지 농도도 짙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환경평가 지원을 위한 지역 환경현황 분석 시스템 구축 및 운영’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운영 중인 석탄을 비롯한 화력발전소 배출량으로 인한 24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최대 기여농도는 가을철인 10월에 1㎥당 최대 24.41㎍로 대기환경기준치(50㎍/㎥)의 약 49%로 절반 수준에 해당된다.

또한 정부가 2013년 수립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신규로 설립 중이거나 설립 예정인 화력발전소 배출량을 가정할 경우 초미세먼지는 일평균 최대 기여농도가 7월에 1㎥당 최대 3.29㎍로 가장 높아 대기환경기준(50㎍/㎥)의 7%에 해당된다. 미세먼지의 경우는 일평균 최대 기여 농도가 7월에 1㎥당 최대 3.47㎍로 대기환경기준(100㎍/㎥)의 3.% 정도의 값으로 나타났다.

이는 추가 발전시설만의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기본 발전시설의 영향까지 더해지면 미세먼지 발생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욱이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SOX와 NOX 등 2차 미세먼지 발생원은 제외된 결과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적한 것처럼 미세먼지를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감축하려면, 석탄화력발전소 추가 건설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석탄화력발전소를 늘리려는 것도, 경유 택시를 도입하려는 것(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 경유 택시 백지화 기사가 떴다)도 박근혜 정부다.

남은 임기만이라도 즉흥적으로 주범을 색출하고(사실 주범은 정부가 아닐까), 말과 행동이 다른 엇박자 정책을 추진하지 말아졌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환경적인 영향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도 중요하고, 온실가스도 중요하고, 방사성 물질도 중요하다. 정부는 적어도 이 3가지 환경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전원믹스 연구를 지원하고, 내년에 수립될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전면적으로 반영하는 행보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필자소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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