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경제 하락, 근거 없어”
최저임금 심포 - 미국과 독일 사례
    2016년 05월 18일 06: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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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긍정적 여론이 높아지자 재계를 중심으로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성장률 하락을 가져온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국내외 최저임금 관련 학자들은 “수출의존도가 높고 저임금 노동력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한국의 경우 최저임금과 경제성장률에 큰 관계가 없다”며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이) 내수를 진작시킨다는 면에서 경제 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연구소인 한국경제연구원은 18일 오전 전경련 회관에서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경제성장률이 하락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책세미나를 열었다.

발제자로 참석한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신이 추정한 자료를 바탕으로 “경제성장률은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때 최고가 되고 지원배분의 비효율성이 커질수록 경제성장률은 낮아진다”며 “최저임금은 노동시장의 최저가격(price floor)이므로 자원배분의 비효율을 초래한다. 최저임금이 높을수록 자원배분의 비효율성이 증대되어 경제성장률은 하락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 자료로 박 교수 자료 외에 타 기관 등의 통계·사례 연구자료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

반면 국내외 학계는 경제성장률 변동 원인을 단순히 최저임금에만 국한해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저임금은 국가 전체의 경제성장률보다 내수 진작과 관계가 높다는 것이다. 박 교수가 자신의 발제문 말미에서 언급했듯이 경제성장률 변동에는 출산율, 정부소비율, 무역의존도, 물가상승률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고, 특히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에는 세계경제 상황이 경제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렇다.

심포

최저임금 국제 심푀지움(사진=유하라)

황덕순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진행된 최저임금 관련 국제 심포지움(민주노총 주최)에서 “흔히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경쟁력을 떨어뜨리거나 고용을 줄이게 될 것이라는 반론이 제기되지만 저임금 일자리가 집중되어 있는 직업이나 산업을 고려할 때 이러한 주장의 근거가 취약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국가경쟁력이라는 개념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최저임금 인상은 수출시장에서 경쟁하는 부분의 생산비용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이는 이미 우리나라의 경우 저임금 노동력을 기반으로 경쟁하는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내수를 진작시켜 사회 양극화 해소 효과를 가져온 국외 사례도 제시됐다.

데이빗 쿠퍼 미국 경제정책연구소 선임경제애널리스트 또한 “소득이 늘어나면 그보다 큰 비중으로 지출이 늘어난다. 이는 저임금 노동자들이 소비를 억제하고 있었음을 뜻한다”며 “추정컨대 최저임금이 24% 인상되면 전반적으로 GDP(국내총생산)가 0.3%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오전 있었던 언론인 간담회에서도 최저임금이 높아지면 경제성장률이 낮아진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최저임금 자체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만큼 큰 제도는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임금이 인상되면 고소득 가정에선 저축을 하는데 저소득층은 그만큼 다 쓰게 된다. 소비자 수요가 침체된 시기에는 임금 인상으로 인해서 소비가 느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토르스텐 칼리나 독일 뒤스부르크 에센 대학교 직업과자격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또한 “독일의 경우 수출 주도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최저임금이라는 것은 수출과 직결된 문제라기 보단 내수와 관련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도입 이후) 임금이 올라가면서 당연히 내수가 진작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내수를 진작시킨다는 면에서 경제 성장에 이바지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이빗 쿠퍼도 “최저임금을 인상하게 되면 고소득 가구나 사업주의 소득이 저소득 가구로 옮겨가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부의 재분배 효과를 가져와 사회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언론인 간담회에 참석한 미국과 독일 최저임금 전문가

독일, 최저임금 위반 시 과태료 6억 부과.. 공공 계약 자격 박탈도
높은 최저임금 위반율…임대료 부담과 원하청 불공정 관계 개선으로 해결해야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 측은 높은 최저임금 위반율을 근거로 최저임금을 동결 혹은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내외 학자들은 최저임금 준수율을 높이기 위해 현행보다 최저임금 감독·처벌을 강화하고, 영세자영업자가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임대료 인하 등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2015년 최저임금제도를 처음 도입한 독일의 경우 최저임금 위반한 사업장에 50만 유로(한화 6억6,563만5천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하거나 노동청의 권고 후 일정 기간 내에 시정하면 과태료의 50%를 감면해주고 있는 한국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위의 처벌이다.

이에 더해 독일은 25만 유로를 초과하는 벌금이 부과된 기업은 한시적으로 공공계약 수주 자격까지 박탈한다. 특히 최저임금 규정 위반의 책임을 하청업체에 묻지 않고 원청업체가 모든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된다. 대기업 원청의 ‘단가 후려치기’로 사실상 하청업체 노동자의 임금을 착취하는 구조와 이를 규제하지 않는 우리 정부의 태도를 감안했을 때 이 같은 독일의 최저임금 감독 규정은 주목할 만하다.

독일의 최저임금 감독기관인 연방관세청은 감독업무 수행을 위해 2019년까지 총 1,600명의 직원이 신규 채용될 예정이다.

최저임금 반대론자들은 영세자영업의 비중이 높은 한국의 경우 최저임금 대폭인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내외 학자들은 이들이 최저임금 규정을 준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토르스텐 칼리나 선임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얘기할 때 이미 최저임금을 위반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왜 이 법을 지키지 않고 있느냐를 물어봐야 한다”며 “소상공인의 경우 첫 번째로는 임대료의 부담이 커서 문제이고 두 번째는 원청업체와의 관계가 불공정한 것이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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