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고용대란'은 허구…긍정적 경제효과
미국·독일의 최저임금 전문가들 자국 사례 소개
    2016년 05월 17일 02: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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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론이 제기될 때마다 경영계는 중소상공인 경영 악화와 대량 실업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며 반대해왔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이 대기업보단 중소상공업에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가 더 높고 고용에도 큰 영향이 없다는 실제 사례가 제시됐다. 또한 기업 간 공정경쟁이 가능해져서 소비자가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주최해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독일·미국 최저임금 전문가와 양대노총, 20대 총선 당선자 간담회에 참석한 최저임금 전문가 토르스텐 칼리나(독일 뒤스부르크 에센대학교 직업과 자격연구소)와 데이빗 쿠퍼(미국 경제정책연구소)는 독일과 미국에서 각각 최저임금이 인상이 경제 전반에, 특히 중소상공업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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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해외 사례 관련 간담회 모습(사진=유하라)

독일·미국 최임 전문가 “최저임금 인상해도 고용에 악영향 없다”
하르츠 개혁으로 저임금 여성 노동자 폭증…회의적 시각 많아

토르스텐 칼리나는 “최저임금 도입으로 인해서 400만 명의 근로자 임금이 상승했고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높은) 동독의 경우 전체 근로자 3분의 1이 임금인상 효과를 누리게 됐다”면서 “특히 동독지역 호텔, 식당 등 특정 산업 노동자 임금이 상승됐는데 고용의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을 도입한 후 지금까지의 경험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독일은 지난해 처음으로 최저임금제도(2015년 기준 8.5유로)가 도입됐다. 단기 비정규직 일자리로 월 450유로 미만 임금을 받는 ‘미니잡(minijob)’이 대폭 증가하면서 그 해결책으로 최저임금제도가 시행된 것이다.

미니잡은 슈뢰더 총리의 하르츠 개혁으로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독일의 사회 문제로 부각됐다.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서 미니잡을 아예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하르츠 개혁을 추진한 사회민주당도 미니잡을 증폭시킨 하르츠 개혁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혁은 독일의 하르츠 개혁을 롤모델로 한다.

토르스텐 칼리나는 “하르츠 개혁으로 인한 규제완화 등 부정적 영향들이 나타나면서 최저임금제도를 처음 도입하게 됐다”며 “특히 (하르츠 개혁 이후) 여성 노동자 대다수가 미니잡 일자리를 갖게 됐고 미니잡은 긴 시간 근무하면서도 시급이 적어서 저임금 여성노동자가 크게 늘었다. 독일의 저임금 노동부문이 전체 경제에서 25%를 차지할 정도로 유럽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높은 비율”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저임금제 도입을 통해 하르츠 개혁의 부정적 영향을 시정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독일의 최저임금제 역사가 짧지만 지금까지 살펴보면 최저임금제도 도입으로 미니잡이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데이빗 쿠퍼 역시 “다양한 연구들의 결과를 보면 최저임금을 수년간 꾸준히 인상한 후 고용에 대한 부정적 영향 없었다”며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노동시장의 기능과 소비자 구매력도 향상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때문에 현재는 최저임금 정책이 임금 인상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이 되고 있고 국민 전반, 정부에서도 최저임금 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인상,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영세업이 경제적 효과 더 볼 수 있어…공정 경쟁도 가능

매해 최저임금 인상의 발목을 잡는 것은 중소영세상공업의 경영난이었다. 사용자 단체는 최저임금 인상이 이들의 경영을 악화시켜 대규모 폐업이나 대량실업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20대 총선 당선자와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중소영세상공업을 지원할 제도적 장치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두 나라 최저임금 전문가 모두 “지원책은 없다”고 전했다.

데이빗 쿠퍼는 “근로자 구매력이 높아지면 오히려 작은 기업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린다는 것이 미국의 경험”이라며 “이 정도로도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 미국은 다른 지원 정책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빗 쿠퍼는 “미국 소상공인의 경우 한국과 달리 최저임금 인상을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그리고 이미 연방에서 정한 최저임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최임을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저임금이 너무 낮으면 이직률이 그만큼 높고 경영상의 타격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오히려 최임 인상에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서 소상공인 누릴 수 있는 혜택에 대해 “가격을 근거로 해서 불공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아, 더 큰 경쟁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줄어들게 된다”며 또한 “소비효과가 진작되면서 소상공인들이 그 효과를 더 크게 느낄 수 있게 된다. 가처분 소득이 많아지게 되면 대기업 의자동차, 휴대폰 등도 구매하겠지만 작은 가게들에 더 자주 가서 더 많이 지출하게 돼서 그 소비효과가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상공인들 입장에선 최저임금을 인상하게 되면 수익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겠지만 최저임금 제도를 통해 모든 기업이 최저임금을 인상하게 되면 나머지 경쟁사들도 똑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며 “모두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토르스텐 칼리나는 “청소산업부문에서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고 이 산업 사용자들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저임금제도의 가장 긍정적인 부문이 공정한 경쟁이 가능했다고 답했다”며 “과거에는 무조건 임금을 적게 주고 제품을 싸게 파는 업체가 입찰에서 이겼다면 이제는 더 나은 서비스, 높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이 이기게 되는,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게 됐다. 실제로 그런 영향이 청소 산업에서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도입 이후 열악한 근로환경을 제공했던 일부 기업은 폐업할 수밖에 없었지만 적절한 임금을 제공해왔던 기업은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폐업한 기업의 노동자들의 경우 “다른 기업의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재취업이 가능했다”고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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