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신임 지도부,
    20대 초선들에게 '쓴소리'
    더민주 "계파 줄서지 마라".. 새누리 "여론 무시하면 낙선"
        2016년 05월 10일 04: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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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이 10일 초선 당선자를 대상으로 각각 워크숍과 연찬회를 갖고 20대 국회 개원 준비 나선 가운데, 두 당의 신임 원내대표단이 강조하는 초선 국회의원의 자질에 대한 키워드가 눈에 띈다.

    더민주는 ‘선당후사’, ‘계파정치 경계’ 등 당 결집을 도모하는 데에 초점을 맞췄고, 새누리당의 경우 19대 국회에서 나온 ‘청와대 거수기’, ‘불통’ 비판을 의식한 듯 ‘여론 중시’, ‘막말공세 경계’를 지적했다.

    더민주, 계파 갈등 잠재우기가 제1 과제 “특정세력 줄서지 마라”
    우상호 “지각·결석…불성실한 의원에 불이익”

    더민주는 이날 국회에서 ‘오직 민생, 달리는 초선’을 슬로건으로 초선의원 워크숍을 진행했다.

    더민주 지도부들은 모두 당의 최대 취약점인 계파정치 경계에 주력했다. 20대 총선 이후 당대표 합의추대론, 호남참패 책임론으로 또 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지면서 어렵게 올린 정당 지지율은 연일 하락세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나는 누구의 사람’이라고 하는 소리를 초선의원부터 절대 듣지 마시라”며 “의원 생활을 하는 동안에 여러 가지 괴롭고 외로울 때도 많이 있다. 그러나 외로움과 괴로움을 스스로 극복해나가야 정치인으로서 미래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초선의원 시절에 다선 의원의 눈치를 보면서, 혹시라도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음에 공천에 지장이 있지 않겠냐고 생각하면서 자신이 확신을 가지고 있는 이야기도 못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며 “여러분들이 확신을 가지고 의정 생활을 하면 일반 유권자들이 그것을 확인해주고, 그것이 확인되면 정당도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의원으로서 선출되도록 해줄 수밖에 없다”며 의원 개인의 소신과 신념을 강조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초선 의원 시절 특히 2년간은 특정 세력에 줄서지 말라”며 “내가 좋아하는 분을 대통령 후보가 되도록 돕는 일, 또 그 분이 대통령이 당선되도록 돕는 일 그 자체가 민주주의에 부합되는 일이겠지만, 지금은 초선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때이기 때문에 너무 이 세력 저 세력 기웃거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당후사’의 태도도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선당후사하는 자세로 일하지 않으면 우리는 당이 될 수 없고 집권할 수 없다”며 “군기를 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공적 가치를 우선하는 태도를 먼저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워크숍에 지각한 초선 의원들을 나무라며 당 활동에 불성실한 의원에 대해선 향후 불이익이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회의원의 첫째 책무는 성실성”이라며 “첫 워크숍부터 지각을 하거나 아직까지 이 시점에도 도달 않는 이런 모습은 국회의원 준비 첫발로 보면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모습으로 국회를 시작하면 앞으로 국회 상임위나 본회의에서도 끊임없이 지각하고 결석할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 당 활동에 결석을 하거나 불성실하게 활동을 하면 상임위 배치부터 불이익을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엔 더민주 초선 의원 57명 가운데 45명이 참석했다.

    새누리, ‘청와대 거수기’ 오명 떨쳐낼까 … 김광림 “여론 무시한 사람 다 낙선”

    새누리당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초선의원 연찬회를 열었다. 당 원내지도부는 전체 45명의 초선 의원 가운데 40여명이 참석한 이날 연찬회에서 ‘여론’을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19대 국회 내내 거의 모든 현안에 있어 ‘청와대 거수기’ 노릇을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120석이라는 집권여당으로선 초라한 성적표로 20대 국회를 시작해야 할 신임 원내 지도부가 이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김광림 정책위의장은 “정치라는 것을 해보니 결국은 여론과 중론을 잘 들어야 표로 연결된다. 그것을 무리 없이 속도 조절하면서 당겨오는 과정이 의원 생활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 뒤 “여론 무시하고 급하게 당겨간 사람은 떨어진다. 담뱃값 인상될 때 주도했던 분, FTA 주장했던 분 다 낙선했다”고 말했다.

    담뱃값 인상을 주도했던 김재원 의원과 한미 FTA 협상 당시 협상단 수석대표를 지냈던 김종훈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종훈 의원은 ‘여당 텃밭’인 강남을에서 전현희 더민주 당선자와 겨뤄 낙선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사실상 부족한 세수를 메울 목적이었던 담배값 대폭 인상 정책은 부정적 여론에도 ‘담배값 인상으로 흡연율을 낮출 수 있다’는 정부의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되풀이했었다. FTA 체결 또한 미흡한 대책으로 인해 농·어민들의 반대가 상당했고 민중총궐기라는 대규모 집회로까지 이어졌었지만 이를 외면했었다.

    김 정책위의장은 “오래 선수 가시는 분들 보면 말보다는 일하는 분들이 결국은 승리한다”며 “말을 화려하게 하고, 폭로도 좀 많이 하고 국정감사 베스트10에 들어가고 하는 분들 7할이 낙선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경 말씀에 대답을 유순하게 하시는 분은 분노를 더디게 하지만 분노를 사게 하시는 분은 사람을 격노케 한다고 했다”며 “국회는 말을 유하게 하고 기다리고 참고 그러면서 조금 시간이 지나면서 본인의 장점과 전문성을 녹여내 실현시켜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이 또한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로 치부, 선체 인양에 대해 비용 문제 운운, 백남기 농민 사태에 대한 부적절한 태도 등 당 내 의원들의 ‘막말’과 관련된 지적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연찬회 중 진행된 특강에서 “참 괜찮은 사람들이 무능하고, 무력하고, 국민을 우습게 보는 새누리당 지도부 때문에 또는 그 윗선 때문에 낙마했다”며 여당 지도부는 물론 공천관리위원회, ‘공천개입설’에 휩싸였던 청와대 등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김 전 의원장은 “반성 없는 180석보다는 반성 있는 120석이 훨씬 낫다”며 “지금의 새누리당 모습을 봤을 때 180석 이상 건졌으면 국회가 더 엉망이 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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