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견업 처우 좋다?
    ‘최저’임금과 ‘최장’노동
    민주노총 ‘2016 임금실태조사’ 결과
        2016년 04월 28일 07:47 오후

    Print Friendly

    ‘용역노동자 등 비정규직보다 파견노동자의 임금이 높다’는 정부의 주장은 사실일까.

    파견노동자가 몰려있는 전국의 산업단지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상대로 한 조사 결과는 정부의 이러한 주장이 ‘거짓’이라고 말해준다. 정규직은 물론 장기임시·한시근로·기간제 등 비정규 노동자 가운데 파견노동자의 임금은 가장 낮은 반면 노동시간은 제일 긴 것으로 나타났다.

    산단 임금실태

    임금실태조사 결과 발표 회견(사진-유하라)

    민주노총은 전국의 산업단지공단 중 중소영세 사업장이 밀집한 서울 디지털, 의정부 용현, 안산 반월·시화, 대구 성서 등 전국 7개 공단에서 진행한 ‘2016년 임금실태조사’ 결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평균 노동시간은 48.6시간이었고 임금은 190만 6천원, 시간당임금은 7,758원이었다. 반면 파견노동자의 노동시간은 49.6시간, 임금은 171만 7천원, 시간당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의 6,542원이었다.

    다른 고용형태의 비정규직인 장기임시직과 비교해도 파견노동자는 가장 오래 일하면서도 가장 낮은 임금은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임시직의 노동시간은 46.7시간, 임금은 189만 6천원, 시간당임금은 7,511원이었고 한시근로직은 49.3시간 일하고 192만 9천원을 임금으로 받았고 시간당임금은 7,798원으로 조사됐다. 기간제의 경우에도 49.5시간 일하고 189만 1천원을 받았다. 시간당임금도 7,462원으로 파견노동자보다 높았다.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받는 파견노동자도 32.2%에 달했다. 최저임금 미만을 받는 비정규직 평균 29.9%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로, 파견노동자가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내몰려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파견노동자는 공단 노동자 중에서도 노동조건이 가장 열악했다. 파견노동자의 시간당임금은 6,144원으로 현행 최저임금보다 고작 100원 정도 더 받는 수준이었고 노동시간은 52.3시간이나 됐다. 비정규직 평균 노동시간이 51시간, 시간당 임금은 7,102원이다. 최저임금 미만율도 비정규직 평균이 35.5%인데 반해 파견노동자는 38%에 달했다. 정부가 파견법 강행 의지를 꺾지 않고, 국회가 처리해 파견노동자가 양산될 경우 제조업 노동자의 임금 등 노동조건 대폭 하락이 예상된다.

    파견이 일정부분 허용되는 비제조업 분야에서도 파견노동자의 사정은 다르지 않다. 비정규직 평균 노동시간 43.5시간, 임금 188만 3천, 시간당 임금 8,456원이었다. 파견노동자도 노동시간(43.2시간)에서는 큰 차이는 없었지만 시간당 임금(7,339원)에서 격차가 벌어지면서 임금(166만 1천원)은 무려 2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조사가 진행된 공단 내 전체 비정규직 비율은 42.4%, 기간제는 28%, 파견노동자 비율은 9.5%, 임시직은 40.2%다.

    민주노총은 “파견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이렇게 열악한 이유는 이들에 대한 고용안정성, 임금 안전성을 어느 사업주도 책임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파견은 불법과 합법을 떠나 노동조건을 바닥으로 몰아넣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임금피크제 도입 위한 취업규칙 시행령, 수당삭감 등으로 이어져
    정부가 나서 노동조건 악화 ‘합리화’ 시켜준 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 정부가 발표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로 인한 피해도 속출했다. 문제는 공단 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비율은 상당히 낮은 반면 전반적인 노동조건 하락을 나타내는 지표는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정부의 행정지침이 공휴일 연차휴가 대체, 정기상여 지급규정 제한, 수당 삭감 등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을 정당화시켜줬다는 뜻이다.

    이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5년 노동조건 악화를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23.7%에 달했다. 특히 서울단지는 무려 40.7%가 노동조건 악화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취업규칙 변경 및 근로조건 악화 경험 여부에는 전체 11.2%(서울 19.9%)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중 수당 삭감이 5.2%(서울 7.1%), 성과차등지급이 7.8%(서울 16.8%), 저성과자 징계 2.7%(서울 4.7%)인 반면 취업규칙 요건 완화의 목적인 임금피크제가 도입은 전체 2.3%밖에 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경제활동인구조사부가조사와 동일하게 설계돼 있으며 공단 노동자 1,291명이 참여했고 응답자 중 100인 미만 사업장 근무자는 77.0%, 여성 48.45%, 이주노동자 14%다. 세대별론 20대가 20.3%, 30대 28.8%, 40대 27.2%, 50대 18.8%다. 노동조합 가입자는 응답자 중 7.1%다.

    서울디지털단지(2016년 3월 22~26일), 대구 성서공단(3월 12~17, 3월 23일), 경남 웅산산업단지(3월 9~4월 7일, 주1회), 부산 녹산산업단지(3월 14~4월 6일, 주1회), 경기 반월시화공단(3월 22~4월 1일), 의정부 용현공단(3월 21일~4월1일), 광주 진곡·첨단·하남공단(3월 28일~30일)에서 진행됐다. 조사방법은 공단지역 출퇴근 거리, 식당 인근 등에서 노동자 대상으로 무작위로 진행했고 인터넷 설문조사는 40부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