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권 심판' 총선 민심에도
    바뀐 게 전혀 없는 대통령의 인식
    언론과의 만남 통해 재확인된 '불통의 리더십'
        2016년 04월 26일 11: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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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 만나 노동4법, 위안부 협상, 국정교과서, 세월호 진상규명 등 임기 중 진행된 정책 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20대 총선 결과를 의식해 마련한 ‘소통’을 위한 자리였으나, 박 대통령은 총선 전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실정을 ‘국회 탓’으로 돌리고 정책 방향에 반대하는 총선 민의와는 전혀 상반된 대답만 내놓았다.

    박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 가진 오찬에서 이번 총선 결과를 ‘대통령 국정운영 심판’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있고, 또 이런 국정 운영이 잘못됐다든지 이런 지적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도 국면 전환을 위한 내각 개편에 관해선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세월호 특조위 연장 요구에 “돈 많이 들어서”
    국정 교과서 논란에는 뉴라이트 수준 인식 드러내

    이날 오찬 자리는 박 대통령 자신에게 쏟아지는 ‘불통’ 비판을 만회하기 위해 만든 자리로 보이지만, 그 내용을 보면 정책 기조에 있어선 토씨 하나 변경할 생각이 없음을 재확인한 수준에 그쳤다.

    특히 정치적, 이념적 입장과는 별개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기한 연장부터 부정적이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특위에 재정이 150억 원 정도 들어갔고, 또 그것을 정리해서 서류를 만들어서 죽 해 나가려면 거기에 보태서 재정이 들어간다. 인건비도 한 50억 정도 썼다고 알고 있다”며 “지금 이렇게 하고 있는 와중인데 이것을 연장하느냐 하는 그런 문제가 나와서 그 부분은 또 국민 세금이 많이 들어가는 문제”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년이 지나도록 선체 인양도 되지 않은 상황과 피해자 가족의 철저한 진상규명 요구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진상규명의 문제를 단순히 비용의 문제로만 해석하는 대통령의 시각이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다.

    일본 정부와의 위안부 협상과 관련, 피해자들의 재협상 요구에도 응할 생각이 없음을 확실히 했다.

    박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가 25년 정도 지났는데 이제는 자꾸 더 미루면 안 된다,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실 때 이 문제를 해결을 해야 하지 않겠냐 해서 어렵게 합의를 봤다”며 “지난번 미국 핵안보 정상회의를 할 때 한․일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와 회담을 하면서 어렵게 이루어낸 합의의 정신, 취지가 어긋나지 않게 재단 설립 등 후속 조치를 성실하게 이행해 나가고, 미래 세대한테도 이런 것을 가르쳐야 한다, 그런 내용을 확인을 했다”고 말했다. 소녀상 철거 논란에 대해선 “언급도 전혀 안 된 그런 문제”라며 “그런 것을 갖고 선동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국정교과서 집필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현 검정체제 교과서에 대해 ‘정통성이 북한에 있다’ ‘북한식’ 등 뉴라이트 수준의 주장도 펼쳤다.

    박 대통령은 “통일이 됐을 때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올바른 통일이 되어야지, 지금과 같은 교과서로 배우면 정통성이 오히려 북한에 있기 때문에 북한을 위한 북한에 의한 통일이 될 수밖에 없다”며 산업화 시대에서 반노동적 행태가 벌어졌다는 서술 내용에 대해 거론하며 “대한민국은 오히려 태어나지 않았으면 더 나았을 (이런 식으로 서술돼 있고) 이렇게 인식이 되면 통일시대에도 북한식으로 되어버리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어버이연합에 집회·시위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그렇게 보고를 분명히 받았다”고 짧게 답했다. 해당 의혹에 대한 추후 조사나 관련자 문책 등에 관한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또 어버이연합으로 흐른 경제단체의 자금 정황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박근혜 “파견법은 일석사조”
    청년·중장년 실업, 구조조정, 자영업 몰락 전부 파견법으로 해결?
    법인세 인상 요구엔 “국민에 면목 없는 일”

    박근혜 정부 최대 관심법안이자 가장 이견이 큰 노동개혁 등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전혀 입장의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박 대통령은 규제를 더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경제’가 이슈가 된 이번 총선에서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에 반대 의사를 표한 민의를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일자리 정책과 관련된 질문에서 박 대통령은 “규제를 더 많이 풀고 계속 노력을 하고 있다”며 “규제가 안 풀리니까 서비스업이 발전할 수 없는데 적극적으로 그런 정책을 펴지 않으면 일자리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임금피크제도 실시해서 일자리도 만들어내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너나없이 할 수 있게 하기 전에 청년들에게 그렇게 만족스러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규제완화를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구조조정 실업대책, 청년·중장년 일자리 정책, 중소자영업 정책 등 모든 경제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파견법 만능론’을 제시했다. 19대 국회 내내 해왔던 주장과 다르지 않은 답변이다.

    박 대통령은 구조조정으로 인한 대량실업 문제 해결책에 대해 “파견법이야말로 일석사조”라며 “구조조정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실업자들이 파견법을 통해서 빨리 일자리를 찾을 수 있고, 구조조정의 대책도 되고, 중장년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되고 구인난을 겪고 고통을 받는 중소기업을 위한 것도 된다”고 말했다.

    자영업 몰락으로 인한 중산층 붕괴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도 “파견법을 얘기하는 게 중장년들이 식당이나 통닭집이나 이런 것만 하지 않고, 뿌리산업에도 가고 다른 제조업도 가고, 서비스업도 가고 이렇게 해서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자, 이게 자영업 근본 대책”이라고 했다.

    특히 경제민주화 법안 등 공약 파기, 대기업 중심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에 대해선 “경제민주화에 관한 것도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이 정부 들어서 경제민주화에 관한 법을 제일 많이 통과를 시켰다”며 “무슨 대기업 위주로 한다는 것은 천부당만부당 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야당의 법인세 인상 혹은 정상화 요구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세수 부족 문제까지도 기업 투자 활성화, 파견법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거듭 펼쳤다.

    박 대통령은 “법인세 인상이라든가 이런 세금을 올리는 문제는 항상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세수를 이런 재원을 많이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뭐니 뭐니 해도 누가 뭐라고 해도 경제가 활성화 돼서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하고 그렇게 해서 세수가 늘어나는 것이 가장 세수가 많이 늘어나는 방법”이라며 또 다시 기업 투자 활성화를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법인세를 올리는 게 정말 좋은 방법인가, 투자가 활성화 돼서 올리는 게 훨씬 많지, 법인세 올려가지고 얼마를 더 받겠냐는 건가. 외국기업들도 직접 투자를 많이 해서 여기에서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고 노동개혁도 돼서 더 투자하는데 좋게 만들어서 하는 것이 국민도 좋고 기업도 좋고 다 좋지 않겠느냐, 그런데 왜 이런 것(증세, 법인세 인상)부터 생각하는 거냐, 저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이 19대 총선 경제정책 공약으로 제시한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선 “한번 우리가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야 된다 그런 입장에 있다”며 “그런 방향으로 추진이 되도록 힘을 쓰겠다”고 말했다.

    대북 제재 정책 강화 기조도 유지 “틈새까지 다 메워 제재하겠다”

    대북 정책에 대해 박 대통령은 “5차 핵실험까지 하면 어떻게 하느냐 그 부분에서 더 강력한 그런 제재와 압박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제재는 강력한데 틈새까지 다 메워가면서 더 강력한 제재를 통해서 북한의 이런 도발과 또 시도를 함께 저지시키는 그런 방법이 남아 있다. 다른 길은 생각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당 문제와 관련해서도 박 대통령은 “(유승민 의원이) 선거 때 적극 돕겠다고 해놓고 선거 치르니 자기 정치 한다고 해서 갈라선 것”이라며 유승민 의원에 대한 여전한 분노를 드러냈다. 당내 계파 내홍에 관해선 “제가 친박을 만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총선에 참패하면서 연립정부를 검토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는 “지난 대선은 국민이 선택한 것”이라며 “서로 정책이 다른데 섞여서 하는 것을 누가 책임지나”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 대해선 긍정적 입장을 밝히면서도 “만날 의향이 있는데 만나도 평행선으로 쭉 간다”며 “‘그것 좀 꼭 해주세요’하고 서로 얘기할 것 다 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아무것도 변함이 없다. 그러니까 계속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3년을 오는 것”이라며 국정 운영의 차질을 야당 탓으로 돌렸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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