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정권조차
'동일노동 동일임금' 추진
한국은 '비정규직 확산' 역주행 방향
    2016년 04월 26일 06: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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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우경적 행보를 가속화해왔던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동일노동-동일임금’ 정책의 일환으로 비정규직 근로자 임금을 대폭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동안의 친 기업적 행보와 달리 일정하게 노동 친화적인 정책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아베 내각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일본 1억 총활약 플랜’의 초안을 확정했다. 이 초안은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의 70~80%까지 올리는 것에 더해 불합리한 격차를 방지하는 지침을 작성해야 하고 통근수당과 출장비 등 처우에 관해서도 차별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일본 비정규직이 받는 임금은 정규직의 57%로 한국 비정규직보다는 많지만 프랑스(89%) 독일(79%) 등 선진국에 비하면 적다. 아베 내각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확정안을 내달 발표할 계획이다.

해당 초안에는 비정규직의 비율도 절반으로 줄이는 내용도 있다. 18.1%(2014년 기준)에서 2020년도까지 10% 이하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25~34세는 2014년 28.4%에서 2020년 14.2%로 절반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고령자 노동정책과 관련해서도 2016부터 향후 5년간을 65세 이상 고령자의 계속 고용과 정년 연장 촉진 집중기간으로 지정하고, 이 정책을 적용하는 기업에는 정부 보조금이 지급된다.

일본 보수정치의 상징으로 불리는 아베 내각이 노동 친화적 정책을 들고 나온 이유는 양적완화 위주의 ‘아베노믹스’로 경기 회복과 경제 활성화에 실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내수 악화와 양극화 심화를 제어하고 노동의 소득을 높여 소비 능력을 강화하는 게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7월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앞둔 노동자 표심잡기용 정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의 반발과 아베 정권의 보수적 속성을 볼 때 실제적인 정책 집행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예측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의 소득-소비를 경제 활성화의 기반으로 판단하는 기조는 비교적 분명해 보인다.

한국의 현실은?

한국의 현실은 일본에 비해서 훨씬 열악하고 어둡다.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가 매우 크다고 평가되는 일본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26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5년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월 임금총액은 274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정규직의 월 임금총액은 319만 4천원인데 비해 비정규직은 137만 2천원으로 정규직의 43%에 불과했다.

전반적인 복지 수준에서도 비정규직 차별은 심각했다. 사회보험, 상여금, 퇴직연금, 노조 가입률 등 모든 지표에서 정규직에 비해 그 비율이 눈에 띄게 낮았다.

정규직의 건강보험 가입률은 97.9%에 달하는 반면, 비정규직은 55.5%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국민연금 가입률도 정규직은 97.8%인데 비해 비정규직은 52.7%였다. 고용보험 가입율에서도 정규직은 95.4%, 비정규직은 66.7%였다.

퇴직연금 가입률 또한 정규직은 54.6%였지만 비정규직은 고작 19.9%였다. 노동조합 가입률은 정규직이 12.2% 수준이나 비정규직은 1.5%에 머물렀다. 상여금을 받는 정규직 또한 67.5%에 달한 반면 비정규직은 22.5%에 그쳤다.

정부여당에서도 정규직-비정규직 문제를 인식해, ‘격차 줄이기’의 일환으로 노동개편안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그 내용은 아베 정권의 정책 바향과는 오히려 반대 방향이다. 비정규직의 임금을 끌어올리는 아베 내각의 정책 기조와 달리 정규직의 임금을 깎아서 비정규직과의 격차를 줄이는 하향평준화 방식이며 비정규직을 오히려 더많이 양산하는 ‘친기업 정책’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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