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파벌로 보는 중국공산당 미래
[중국과 중국인] 샹하이방, 태자당, 공청단의 미래
    2012년 07월 30일 04: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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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혁명이 막 시작될 무렵 마오쩌뚱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 중의 한 명인 천두씨우(陈独秀)가 쓴 “국민당사자경”(国民党四字经)의 첫 구절인 ‘당 밖에 당이 없으면 봉건시대의 제왕사상이나 다름없고, 당 내에 파벌이 없다면 기괴한 일’(党外无党,帝王思想;党内无派,千奇百怪)이라는 문구를 인용해 당내의 의견차이로 인한 파벌 형성에 답답함을 표명합니다.

그리고 1975년, 문화대혁명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때 자신의 부인 쟝칭(江青)이 주도하는 사인방 세력을 향해 샹하이방(上海帮)이라고 칭하면서 분파 행동을 중지하라고 경고합니다.

마오쩌뚱이 이들을 샹하이방이라고 칭한 이유는, 쟝칭을 제외한 사인방 구성원이 모두 샹하이를 정치적 근거지로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샹하이방이라는 단어가 중국 현실 정치에 공식적으로 등장한 것이죠.

중국공산당 파벌의 연원

사실 마오쩌뚱이 인용한 이 구절은 국내에서는 ‘당 내에는 파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고의든 아니든, 잘못 인용되었던 적이 있었죠.

어쨌든 중국공산당도 기나긴 혁명투쟁과 사회주의 건설 시기에 공식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파벌의 단초가 되는 세력들이 있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대표적인 대립을 보자면, 혁명투쟁 과정에서의 소련 공산당의 후원을 받은 젊은 소련 유학파들과 당 초기부터 활동했던 토착세력들과의 대립이 있었고, 건국 후에는 마오쩌뚱으로 대표되는 당권파들과 리우샤오치(刘少奇)로 대표되는 관료집단과의 대립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중국정치에서 벌어지고 있는 파벌 간의 대립은 과거와는 그 양상이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정치 세력들 간의 대립이 혁명을 그리고 사회주의 국가건설 어떤 방식으로 진행시킬 것인가에 대한 대립이었다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세력 간의 대립은 ‘우리’가 얼마나 더 권력을 장악할 것인가가 주된 관심사라는 것입니다.

공청단 16기 2차 전원회의 모습(사진=신화사)

우선 간략하게 현 중국의 주요 정치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샹하이방, 태자당, 공청단(共青团)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3대 파벌 : 샹하이방, 태자당, 공청단

샹하이방 : 쟝쩌민은 떵샤오핑의 뒤를 이어 거의 13년 동안 중국정치를 좌지우지했던 인물입니다. 89년 6.4 천안문(天安門) 사건으로 개혁파였던 자오즈양(赵紫阳)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당 총서기에 오르게 되는데, 이전까지 베이징에서 활동했던 기간이 아주 짧아 별다른 지지 세력이 없었으며, 따라서 많은 반발에 직면하게 됩니다.

결국 쟝쩌민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신이 책임자로 있던 샹하이의 후임자들과 직계 간부들을 적극적으로 베이징으로 끌어들입니다. 쩡칭홍(曾庆红, 전임 정치국상무위원, 국가부주석)우방권(吴邦国-현 전인대 위원장), 황쥐(黄菊, 전임 정치국상무위원, 국무원부총리, 2007년 사망), 쟈칭린(贾庆林, 정치국상무위원, 현 정협주석), 조우용캉(周永康, 정치국상무위원, 현 정법위서기)등이 바로 그들입니다. 샹하이방의 주요 구성원들이죠.

그러나 쟝쩌민의 퇴임 이후 빠르게 세력이 쇠퇴하고 있습니다. 뚜렷한 공동 목표보다는 개인의 권력 강화를 위해 급조된 데다, 그 과정에서 지나치게 무리수를 많이 둔 탓에 다른 세력들로부터 그다지 우호적인 협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중국 정계에서 사라져버릴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태자당 : 단어가 주는 의미 그대로 중국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과정에 혁혁한 공을 세운 혁명원로들의 자녀들로 구성된 집단입니다.

중국이 워낙 넓고 사람이 많아 엄격하게는 부총리급 이상(또는 당 정치국원 이상)의 직무를 수행했던 사람들의 자녀들만을 지칭했었다고 합니다. 물론 현재는 태자당이 의미하는 범위가 상당히 관대해져서 행정부 장차관 급 또는 장군 이상의 직책에 있었던 사람들의 자녀들까지도 포함시킨다고 합니다.

샹하이방의 쟝쩌민과 쩡칭홍도 혁명 원로의 아들들이고, 올 가을부터 차기 10년을 책임질 시진핑(习近平), 올 초 중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보시라이(薄熙来), 현 샹하이 서기 위정셩(俞正声) 등이 태자당의 주요 인물입니다.

그런데 실제 태자당은 정계보다는 중국의 또 다른 핵심인 군부와 재계에 많이 진출해 있습니다. 이것이 혁명원로들 간의 상호 묵계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내막이 있는지는 밝혀진 내용이 없지만 아무튼 정계 진출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시진핑이 다음 총서기로 내정된 것도 쟝쩌민과 쩡칭홍이 후진타오의 공청단파가 계속 총서기 직을 승계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강력하게 개입한 결과이고요. 어찌됐던, 시진핑 부상 이후 태자당들이 정계에서도 과거보다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사실입니다. 보시라이 사건이 태자당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공청단: 마지막 글자인 단(團)의 중국식 발음을 빌려 투완파라고 부릅니다. ‘중국공산주의청년단‘의 약자로 공산당 가입 전 청년들이 가입하여 예비교육을 받는 조직입니다.

대부분의 공산당원들이 공청단을 거쳐 공산당원이 됩니다. 자신들의 표현대로 공산당의 예비군이자 조수입니다. 따라서 공청단 출신의 부상은 안정과 발전의 시대에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습니다.

개혁개방 초기 당 총서기였던 후야방(胡耀邦)과 후치리(胡启立, 전임 정치국상무위원) 등이 공청단 출신이지만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공창단의 의미는 현 총서기 후진타오의 등장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떵샤오핑의 젊은 간부 육성 정책의 첫 수혜자(현 총리인 원자바오(温家宝), 현 전인대 부위원장 왕자오궈(王兆国) 등도 포함)인 후지타오가 자신의 공청단 후임자들 또는 공청단 출신의 인물들을 당과 정부의 고위 직에 발탁하면서 형성되었다.

차기 정권에서 시진핑과 쌍두마차를 이룰 현 부총리 리커챵(李克强), 당 조직부장 리유엔차오(李源潮), 현 광동성 서기 왕양(汪洋), 그리고 후진타오의 오랜 막료인 링지화(令计划) 등을 비롯해 이제 막 끝난 31개 지역 위원회 서기의 1/3 이상이 공청단 출신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정치의 미래와 연관 

간략하게 세 파벌의 형성 과정과 구성원들에 대해 언급했지만, 이런 구분을 엄격하고 뚜렷하게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잠깐 언급했듯이 현재 분류되는 파벌과 출신이 사로 겹치는 경우도 있고 또 파벌 간의 대립 구도 등도 계속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파벌 구분으로 보자면, 앞으로 태자당 출신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정계에 진출할지는 모르지만 상대적으로 태자당과 샹하이방의 통합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쟝쩌민, 쩡칭홍 등 샹하이방 핵심 인물들의 정계 은퇴 이후 이들의 뒤를 이을 인물들을 성공적으로 확충하지 못했으며 또 이들의 출신성분이 상대적으로 태자당과 지근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태자당은 정계에 진출한 인물들이 공청단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데다 출신성분도 샹하이방 인물들과 더 근접해 있기 때문에 윗세대부터 가져온 기득권을 지키는데도 훨씬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듯합니다.

상대적으로 공청단은 평민 출신의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개혁개방의 성과를 이제는 좀 더 분배하자는 입장에 가깝기 때문에 현 중국사회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고 또 그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하는 태자당-샹하이방 연합과 대립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샹하이방이나 태자당은 그 구성으로 보자면 인민들의 행복을 위한 부의 분배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 그들은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출신성분을 무기로 엄청나게 많은 특권과 부를 누리고 있으며 또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마치 현대나 삼성 가문에서 부를 물려주는 것과 비슷한 방식을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파벌들의 대립 또는 경쟁이 당이나 국가발전의 경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더 많은 확보에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에 있는 한 중국학자는 이런 파벌 대립 때문에 중국정치가 당이나 정부 같은 공식 권력기구의 힘은 약화시키고 반대로 파벌과 이익 집단의 힘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올 초에 발생한 보시라이 사건도 어쩌면 이렇게 파벌과 그 구성원의 이익에 집착하다 발생한 사건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난 기사에서 말씀드렸듯이 이미 베이다이허에서는 최고위급 간부들이 모여 차기 10년을 이끌 지도부를 확정하기 위해 밀고 당기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청단, 태자당 또는 샹하이방 중에서 어느 파벌이 더 많은 정치국상무위원 또는 정치국원을 배출할 것인가를 예측해 보는 것도 단기적으로 중국정치의 미래를 점치는 것일 수 있지만, 좀 더 긴 호흡으로 중국의 변화를 지켜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필자소개
중국의 현대정치를 전공한 연구자. 한국 진보정당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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