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 하원 표결 통과
    2002년부터 집권 PT의 최대 위기
        2016년 04월 18일 02: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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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 지우마 호세프(68)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17일(현지시간) 하원에서 가결 요건인 3분의 2 (513석 중 342석)를 넘는 367석의 찬성을 받아 상원의 투표로 넘겨지게 됐다. 탄핵 반대는 137명이고 7명이 기권하고 2명이 불참했다.

    집권 노동자당(PT)의 하원 지도자인 호세 구이마레스는 하원 표결에서의 패배를 인정하며 “이제 (탄핵 반대) 싸움은 법정과 거리, 상원으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탄핵을 주도하고 있는 쿠냐 하원의장과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은 결과에 만족을 표시했다. 테메르 부통령과 쿠냐 의장이 속한 브라질민주운동당(PMDB)는 노동자당과 연정을 구성하고 있었지만 최근 탄핵 국면이 진행되면서 연정에서 탈퇴하고 탄핵을 주도하고 있다.

    하원의 대통령 탄핵 표결은 의원 한 명 한 명이 발언과 함께 입장을 밝히는 식으로 진행됐으며 그 과정이 거리의 스크린과 방송을 통해 생중계되었다. 이날 하원의 표결에 맞춰 수도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루 등 전국의 주요 대도시에서 대규모 탄핵 찬-반 시위가 벌어졌다.

    상원의 탄핵 절차 개시 표결은 빠른 시일 내 진행될 예정이며 개시 여부는 단순 과반으로 결정한다. 상원의 탄핵 절차가 시작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180일 동안 직무를 수행할 수 없으며 최종적인 탄핵 결정은 상원에서 3분의 2 기준(81명 중 54명)으로 결정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상원의원 44~47명이 탄핵에 찬성하고 19~21명이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원에서 최종 탄핵이 가결되면 2018년 12월 31일까지인 호세프의 잔여 임기는 테메르 부통령이 승계한다. 하지만 탄핵이 가결되면 노동자당은 테메르로의 권력 이전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기 대선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현지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브라질 역사상 대통령 탄핵안이 하원을 통과하기는 1992년 10월 페루난두 아폰수 콜로르 지 멜루 당시 대통령 때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2014년 10월 대통령 선거에 당선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호세프 대통령은 2015년 2월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브라스의 수뢰사건에 집권 노동자당 관계자들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탄핵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브라질 경제가 곤두박질치면서 호세프의 지지율 역시 급락하면서 탄핵 여론을 급속히 확산됐다.

    야당들이 호세프 대통령을 탄핵하는 법적 근거는 연방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막기 위해 국영은행의 자금을 사용함으로서 재정회계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편법을 통해 재선에 성공했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하지만 호세프 대통령과 룰라 전 대통령은 야당의 탄핵 요구는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전복시키는 ‘쿠데타’이며, 이 쿠데타를 이끌고 있는 세력이 한때 노동자당과 연정을 꾸렸지만 이제는 자신들의 권력을 추구하는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와 테메르 부통령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헌법에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만 탄핵을 할 수 있게 돼 있는데 호세프는 그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며 이번 탄핵 절차를 우파 기득권 세력들의 ‘정치적 쿠데타’라고 비난했다.

    브라질의 주요한 노동사회단체들도 탄핵을 비난하고 있다. ‘땅 없는 농업노동자 운동(MST)’과 최대 규모 노동단체인 브라질 노총(CUT) 등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탄핵 반대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호세프 대통령은 브라질 군부독재 시절에 학생운동을 거쳐 좌파 게릴라 조직에 참여했으며 군사정권에 체포돼 고문을 당하고 1970년부터 72년까지 수감생활을 했다. 이후 룰라 전대통령이 집권한 2003년에 에너지 장관에 발탁됐으며 2010년 룰라의 후계자로 대선에 나서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2014년에 재선됐다. 브라질 노동자당은 2002년 룰라 전 대통령의 집권에 이어 14년째 집권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필자소개
    정종권
    레디앙 편집국장, 전 진보신당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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