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 어용노조,
법원 "노조 설립 무효"
"회사가 주도해 노조 자주성 없어"
    2016년 04월 14일 04:54 오후

Print Friendly

유성기업의 기업노조 설립이 무효라는 판결이 났다. 기존의 민주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회사가 주도해 만든 어용노조는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복수노조 하에서 민주노조가 회사 측 노조를 상대로 노조 설립 무효 소송을 내 승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소송은 2013년 1월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충남지부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유성기업 사용자노조 설립 무효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유성 어용

2013년 어용노조 설립 무효소송 기자회견 모습(사진=미디어충청)

유성범대위에 따르면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41부(정희철 부장판사)는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가 회사 측 노조인 유성기업노조와 회사를 상대로 낸 ‘노동조합설립무효확인소송’에서 “회사가 주도적으로 설립한 유성기업노조는 노조의 자주성을 갖추지 못해 노조 설립이 무효”라고 판결했다.

노조 설립에 있어 노동자들이 자주적으로 설립한 노조가 아닐 경우 노조 설립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번 판결은 복수노조 설립이 가능해진 이후 민주노조 무력화를 위해 회사가 어용노조를 만드는 행태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의미 있는 판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성기업 측은 노조 설립 필증 발부 권한이 행정청에 있다는 이유로 소송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쳤고, 원고 측인 금속노조는 노동조합법상 자주성을 갖추지 못하면 신고필증 자체를 줄 수 없다는 점, 유성기업 노동조합이 사측에 의해 설립과 운영된 사실을 근거로 기업노조의 설립이 무효라고 반박했다.

재판 과정에서 금속노조 측은 언론을 통해 드러난 어용노조 설립을 위한 유성기업의 조직적인 준비, 어용노조 가입 권유를 위한 물질적 원조, 현대차가 유성기업에 어용노조 규모 확대를 지시한 자료 등의 자료를 증거로 제출했다.

이번 판결로 유성기업과 유성기업 어용노조가 맺은 임금 및 단체협약 등은 무효가 될 뿐 아니라, 기존 민주노조는 유성기업의 유일한 노조로서 회사와 교섭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해고자 11명에 대한 해고무효소송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재판 결과에 대해 유성범대위는 “이 판결은 유성기업 사측이 벌였던 노조 파괴 시나리오가 법과 질서를 유린하면서까지 벌인 끔찍한 범죄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고 있다”면서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은 노조 설립을 즉시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성범대위는 “유성지회 조합원들이 어용노조에 맞서 싸우다 회사에게 받은 해고와 징계는 모두 무효일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조 파괴 공작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수많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을 고통 속으로 내몰고, 한광호 열사를 죽음으로까지 내 몬 이 노조파괴 사태에 대한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