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더민주-국민의당의 과제들
        2016년 04월 14일 12: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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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총선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아든 원내 정당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의 사퇴를 시작으로 친박계 등 당내 주류에 대한 책임론과 무소속 후보들의 복당 문제는 또 다른 내홍의 불씨로 남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에선 압승을 거뒀지만 전통적 지지 기반이던 호남 지역에서 ‘대패’함에 따라 지역 기반이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당은 호남 기반과 높은 정당득표율로 38석을 확보하면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됐지만 ‘호남정당’의 이미지를 극복하는 게 과제다. 정의당은 기대에 못 미치는 6석을 확보하면서 지역구 돌파라는 과제가 남았다.

    새누리 내에서도 정부 비판 나올까
    새누리당 ‘충격패’ 원인…홍문표 “경제정책 실패”

    공천과정에서 가시적으로 드러난 계파 갈등이 이번 총선 패배의 역할을 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지만, 새누리당 내에선 우회적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가 ‘정부심판론’의 불씨를 당겼다는 것이다.

    홍문표 새누리당 제1사무부총장은 14일 오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의 ‘충격패’ 원인에 대해 “첫째는 공천 파동이고, 두 번째는 친박, 비박의 갈등”이라며 “더 중요한 것은 경제정책의 실패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향후 불거질 친박-비박 간 책임론 공방에 대해선 “어려움을 우리 스스로 자초했기 때문에 여기에 또 책임론 공방을 같이 가중시켜서 묻는다면 더 추하고, 국민 앞에 도리가 아니라고 본다”며 “책임 추궁으로 누굴 하나 정리했다, 그런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새누리당 당직자는 말할 것도 없고, 당원들까지도 국민의 변화를 못 읽은 것 아닌가. 단순히 책임추궁 수준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친박계의 공천학살로 인한 무소속 당선자들에 대해선 “그 부분을 초월하지 않으면 집권당으로서의 형태나 내용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당의 새로운 면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무소속 분들의 복당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친박계인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무소속이라고 다 똑같은 무소속은 아니다”라며 “선거 끝난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우리가 무소속을 입당시키겠다, 안 시키겠다고 하는 얘기조차도 사실 상당히 겸손하지 못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내부 성찰을 통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정부의 미래에, 우리 새누리당의 미래에 맞는 것인지 생각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더민주, 국민의당 ‘약진’ 애써 축소
    이춘석 “국민의당 호남 압승 아냐. 심판론 뜰 것”

    수도권에서 저력을 보여준 반면 호남에서 거의 전패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당의 호남 선전에 대해 애써 축소하려는 모습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호남에서의 ‘반문재인’ 기류가 강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라 문재인 전 대표의 거취를 두고 당내 계파 간 공방도 주목된다.

    이춘석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같은 매체에서 “수도권에서는 새누리당이 여당이지만 호남에서는 우리 당이 여당이었기 때문에 우리 당을 심판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우리 당이 호남 지역민들의 민심을 얼마나 소홀히 여겨왔는가에 대한 결과가 이번 선거에 나타났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호남의 민심을 어떻게 회복할지에 대해서 우리 당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승리하긴 했지만, 그 내용을 보면 압승을 한 게 아니라 조금씩 이겼다. 저희가 앞으로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민심은 또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국민의당도 다수를 점했기 때문에 오만함이 생긴다면 또 국민의당에 대한 심판론도 뜰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남에서 패배할 경우 정계은퇴를 선언한 문재인 전 대표의 거취 문제에 관해선 “문재인 전 대표가 만일 호남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고 하면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이번 총선의 결과에서 국민의당에 진 것이 이게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바로 해석할 것인지 이 부분은 문재인 전 대표가 잘 판단하실 사항이다. 그래도 호남에서 대선후보 지지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개인적인 지지율까지도 떨어져서 극복하지 못한다고 하면 문재인 전 대표께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20대 총선은 ‘양당 심판 선거’
    주승용 “캐스팅보트 역할 할 것”

    국민의당은 호남 지역 기반을 확실히 했다는 점과 더불어 예상 밖 높은 정당득표율을 얻은 것으로 인해 ‘돌풍’이라는 호평까지 받고 있다. 법안 처리 시 양당 사이에서 주요 역할을 맡게 된 국민의당은 벌써부터 20대 국회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같은 매체에 출연해 “이번 선거가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심판, 양당을 심판했다고 본다”고 규정했다.

    국민의당 내부 이념적 다양성으로 인해 당내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을 달리한다”면서 “창당 2개월밖에 안 된 정당이 어쨌든 38석을 얻어낸 것은 국민들이 양당제의 폐해, 국회가 허구한 날 싸움만 하는, 무조건 반대만 하는 양당제의 폐해를 극복하라는 3당 체제를 선택하신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번 각 정당의 분포를 보게 되면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확실히 할 수 있게끔 만들어줬다”며 “물론 이념적 분포를 봐야 하겠지만 그래도 새누리당이나 더불어민주당보다는 이념적 분포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으로 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확실히 할 수 있는 정당으로서의 입지를 갖췄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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