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심판 총선 결과
    새누리당 "겸허히 수용"
    야당 "새누리당 정권 독선 심판"
        2016년 04월 14일 09: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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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부 심판’으로 끝난 20대 총선 결과를 두고 새누리당은 14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밤 브리핑에서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새누리당의 미래가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 날”이라며 “국민들은 엄청난 실망과 질책을 하고 있는데도 국민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우리의 문제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대신 다른 핑계를 찾지 않았는지 반성한다”고 밝혔다.

    안 대변인은 “오늘 나타난 민심과 표심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이제 하나하나 새기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고 듣고 행동하겠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야권분열로 당초 180석까지 얻을 수 있다고 자부했으나,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계파 갈등을 비롯해 친박 패권주의 등 공천 내홍이 막장으로 치달았고 결국 전체 지역구 의석수 253개 중 106석을 얻는데 그치며 과반이 무너지는 결과를 받았다. 그러나 친박 실세들은 TK 등 텃밭에서 여유 있게 승리하면서 일각에선 새누리당이 ‘친박정당’으로 쪼그라들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무성

    선거 참패 입장과 대표직 사의 밝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방송화면)

    반면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두며 예상외로 선전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들의 ‘정권 심판’이 이뤄진 선거였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날 선거 결과의 윤곽이 드러난 오후 10시 40분 경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번 총선의 수도권 선거 결과를 보면, 그동안 새누리당 정권의 경제실책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국민이 심판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호남 지역에서 국민의당에 참패한 결과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도 이번 선거결과에 매우 크게 반성해야 할 점이 많다”면서 “내년 대선을 겨냥해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의 기치를 내걸고 현재의 경제 상황 극복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더민주는 야권 분열 등을 이유로 80석 정도를 예상했으나 수도권에서의 압승과 새누리당 강세지역인 대구와 부산 등에서 선전하면서 110석을 획득했다. 다만 호남에서 거의 전 지역을 국민의당에 내어주는 참패로 향후 문재인 전 대표의 거취와 대권 문제가 기로에 놓였다.

    예상 밖에 높은 정당득표율 얻으며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게 된 국민의당은 새누리당의 과반 붕괴에 기여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상돈 국민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우려했던 바와 같은 야권 분열에 따른 야권의 패배는 없었다”며 “국민의당이 기존 야권의 표를 갈라가졌다기보다는 어쩌면 오히려 기존의 여권표도 상당히 많이 가져온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 공동선대위원장은 “2012년에 4월 총선과 그해 12월 대선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른바 합리적 보수 유권자가 상당히 이탈해서 우리를 지지하지 않았나, 그렇게 추측을 해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은 호남 석권과 더불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역구인 노원병 등 일부 지역구를 포함해 최소 30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안철수 대표를 제외하곤 수도권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오히려 정당득표율에서 더민주를 따돌린 결과를 만들어냈다. 향후 국민의당은 법안 처리 문제에 있어 새누리당과 더민주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공동선대위원장은 “앞으로의 우리 입장은 아무래도 사안별로 당론을 정해야 한다. 민생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당과도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오만과 독선으로 했던 일에 대해서는 아마도 더불어민주당과 협력할 경우가 많다고 본다”고 했다.

    두 자릿수 정당득표율을 기대했던 정의당은 현상 유지에 머물렀으나, 야권이 제기한 ‘정권 심판론’으로 집권여당의 과반 의석이 붕괴된 것과 진보정당 최초로 3선 정치인이 탄생했다는 점에 의미를 둔 평가를 내놨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번 총선은 변화에 대한 국민의 의지가 표출된 선거”라며 “국민들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독선과 오만을 심판했다”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정의당은 적대적 선거제도와 일여야다의 혹독한 선거구도에서 어려운 선거를 치렀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합리적이고 끊임없이 혁신해 온 우리당에 미래의 디딤돌을 놓아 주었다”며 “진보정당 최초로 3선 의원을 둘이나 만들어 더 큰 역할을 주문했다. 정치 밖의 시민들을 대변하고 진정한 민생정당, 대안정당으로 발돋움하라는 격려와 응원”이라고 자평했다.

    정의당은 막판 여론조사에서 비교적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비례대표 6번까지의 당선을 기대했으나 3석에 그쳤다. 19대 국회보다 1석 더 늘어났지만 원내3당의 위치를 국민의당에 내어주면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기를 어려워 보인다.

    정당득표율 3%를 목표로 원내진출을 기대했던 진보정당들은 결국 1%의 벽을 넘지 못했다. 민중연합당은 0.61%, 노동당도 0.38%의 정당 득표율을 나타냈다.

    0.76%의 정당득표율을 보인 녹색당은 14일 당 홈페이지에 논평을 내고 “녹색당의 국회진출이라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또한 의미 있는 지지율 상승을 이뤄내는 것에도 실패했다”며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시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안겨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전했다.

    지지자들에겐 “녹색당은 보내주신 마음을 소중하게 받아 안고, 내일부터 다시 뛸 것이다. 특히 녹색당은 이번 선거과정에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선거제도 개혁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냉철하게 평가하고, 이후의 진로를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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