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 인상 여론에
    찬물 끼얹는 고용노동부
    "최저임금 위반 감독이나 제대로"
        2016년 04월 11일 08:04 오후

    Print Friendly

    고용노동부가 20대 총선과 함께 긍정 여론이 확대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론’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는 보고서를 11일 발표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론 임금격차가 해소되지 않는다며,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동결 내지는 삭감을 골자로 한 ‘노동개혁’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노동부의 주장이다.

    그러나 최저임금 사각지대나 위반 사업장에 대한 관리·감독도 제대로 하지 않는 상황에서 나온 노동부의 이러한 보고서는 총선에 임박해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을 막으려는 정치적 행보라는 비판이다.

    노동부는 11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노동개혁 현장실천 통해 임금격차 해소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OECD 국가별 통계를 비교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최저임금과 사회보장 지출이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임금격차는 여전히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특히 기업규모별 임금격차는 최근까지 계속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그간 최저임금과 사회보장 지출의 급격한 증가가 임금격차와 소득격차 완화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우리 노동시장에서 상위 10%의 대기업·정규직 부문과 90%의 중소기업·비정규직 부문과의 격차가 그만큼 구조화돼 있는 것”이라며 “노동시장 격차를 해소하고자 상위 10% 대기업·정규직의 양보를 토대로 중소기업·비정규직·청년 등을 배려하자는 것이 노사정 대타협의 근본정신”이라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기업 부담, 복지비용으로 인한 정부 예산 지출 등을 부정적으로 평가, 정부의 노동개혁을 통한 정규직 노동자의 ‘임금 삭감만’ 임금격차 해소의 해법이라는 주장이다.

    우선 노동계와 일부 야당들은 성명 등을 내고 통계를 정부에 유리한 쪽으로 편집해 결과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령 최저임금 증가율이 높다고 강조하면서도 최저임금 수준이 34개 OECD 회원국 중 26위로 하위권이 속해 있다는 통계는 언급하지 않았거나, 최저임금이 급상승한 에스토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은 통계에서 빠져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전날인 10일 낸 성명에서 이를 언급하며 “박근혜 정부 3년간 최저임금 미만 노동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임금노동자 대비 3년 평균 11.6%나 증가했다”며 “이는 2004년에 비해 2배나 증가한 사실도, 하물며 이명박 정부 마지막해인 2012년보다 2% 증가한 것도 적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 미만 노동자가 최저임금만 제대로 받도록 노동부가 제 역할을 했다면, 소득격차 완화 효과는 나타났을 것”이라며 “노동부는 어쩌자고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가”라고 반문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도 11일 정책논평을 내고 “우리나라의 실질 최저임금은 2015년 기준 OECD 전일제 노동자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은 35.7%로 28개 국가 (최저임금 비교 가능 국가) 중 22번째다.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증가율이 높은 것은 그동안 최저임금이 낮았다는 사실을 반증할 뿐”이라며 “임금격차 완화에 기여하지 못했다면, 오히려 최저임금이 아직도 낮고 사각지대가 많다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노동계 등은 최저임금에 대한 허술한 관리·감독부터 바로 잡아 임금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노동부는 최저임금 논의가 시작된 지금, 왜 삐뚤어진 보고서를 내면서까지 중립을 지키지 않고 최저임금 인상을 발목 잡으려는 것 인지, 반성해야 한다”며 “격차 해소 방안 중 하나는 최저임금이 제대로 지급되도록 노동부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정책위도 “고용노동부가 할 일은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격차 해소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고 주장할 게 아니라, 가사사용인에 대한 적용제외 조항 등 최저임금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적극적인 근로감독을 통해 노동자들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공공기관·대기업 임원 임금상한제 도입과 동일노동-동일임금 적용 등의 대책을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