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당신은 민주 국가에 살고 있습니까' 등
        2016년 04월 09일 08:0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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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민주 국가에 살고 있습니까>

    김영수 (지은이) | 알렙

    당신은 민주국가

    정치의 기본을 넘어 새로운 정치를 상상하게 해준다. 새로운 정치란, 권력이 국민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권력을 지배하며, 국가 중심의 정치를 소멸시키고 국민 최대 다수의 민주주의를 완성시키는 것이다. 정치학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바로 ‘최소 국가 최대 민주주의를 위한 상상 혁명’을 제안한다.

    제안하는 상상 대안은, 투표권을 만 19세에서 18세로 하면 어떨까,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피선거권을 만 25세로 하면 어떨까에서 시작한다. 판검사를 직접 주민들이 뽑는 아프리카 르완다의 사례를 들기도 한다. 3권 분립이 아닌 4권 분립이나 5권 분립은 안 되는가? 생경하게 들리겠지만, 모두 지구 곳곳에서 실현되고 있는 제도들이다.

    세계 곳곳의 민주주의의 대안적 요소들을 가져온다. 아프리카나 중남미 혹은 선진국들에서 시행되고 있는 각종의 제도들이다. 그것들을 소개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미래 사회의 민주주의, 특히 인민들의 자치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 시스템으로 승화시킨다. 권리의 실제 주인이 되기 위한 시스템, 헌법보다 국민이 우위에 서 있으면서 살아가는 시스템, 그리고 국민자치공화국과 같은 시스템도 구상하였다.

    민주주의는 자기 지배, 자치 통치의 실현이기에 삶터와 정치에서 인민 스스로 자신과 국가를 지배하는 정치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인민 주권이란 바로 인민 스스로 선(善)의 정치를 일궈내기 위해 권리의 차별을 없애거나 지배 세력의 특권을 없애면서 국가 중심의 정치를 소멸시켜 나가는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이 과정에서 혁명적으로 진화한다. 국민이 권력과 국가를 지배하는 상상 혁명이 바로 민주주의를 사랑하고 혁명하는 인민 주권의 희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아이 마음을 읽는 시간>

    김연교 (지은이) | 양철북

    아이 마음을 읽는 시간

    독일에 사는 피아니스트 엄마가 스물일곱 살이 된 딸, 윤이를 키운 이야기를 담은 따뜻한 에세이다. 낯선 독일 땅에서 막막한 두려움 속에서 아이를 키워야 했던 엄마는 스스로를 아이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바보 엄마’라 말한다.

    ‘바보 엄마’는 그저 아이에게 눈을 맞추고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세상의 편 말고 아이 편에 서기, 안식처 되어주기, 함께 놀고 수다 떨기, 끝까지 들어주기. 나중에 커서 뭐가 될까 걱정하기보다는 지금 행복하기에만 바라며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의 법칙에도, 훌륭한 이론에도 기대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아이를 키웠다.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고 스스로 어느 백만장자의 딸보다도 행복하게 살아왔다고 말하는 딸 윤이는 독일훔볼트와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박사논문을 제출한 뒤, 지금은 시리아 난민 지원활동을 하겠다는 계획으로 제네바에 있는 유엔 본부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다.

    독일에서 보내온 엄마와 딸 윤이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이 책은 부모와 자식이 맺어야 할 관계의 원형을 잘 보여준다. 사랑은 세상의 기준과 요구에 아이를 꿰맞추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가 눈을 맞추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단순하고도 명징한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불안하고 흔들릴 수밖에 없는 오늘날의 부모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책이다.

    <시간 밖으로>

    다비드 그로스만 (지은이) | 김승욱 (옮긴이) | 책세상

    시간 밖으로

    이스라엘의 국민작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다비드 그로스만. 노벨문학상 후보로 지명될 만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온 작가인 그로스만은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좌파 지식인 아모스 오즈와 A. B. 여호수아와 더불어 이스라엘 정부의 극단적인 팔레스타인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쉼 없이 내온 평화운동가이기도 하다.

    다비드 그로스만은 2006년, 이스라엘-레바논 전쟁에서 아들 유리가 사망하는 비극을 겪었다. 2011년에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슬픔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한 <시간 밖으로>를 발표했는데, 이 시적이고 아름다운 애가를 통해 그로스만은 잊혀지길 강요당하는 죽음들을 불러내 다 함께, 원 없이 슬퍼하고 원 없이 분노하고 원 없이 미안해하는 데서 위로와 희망의 길을 모색한다.

    <탁석산의 한국의 정체성 2>

    탁석산 (지은이) | 책세상

    한국의 정체성

    2000년 출간된 <한국의 정체성> 첫 권이 우리의 관점에서 한국적인 것을 다루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타자, 즉 역사 속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존재였던 중국.일본.미국의 시선으로 본 한국의 정체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더불어, 정체성이란 것이 고정불변의 실체가 아니라 ‘발명되는 것’임을, 즉 시대에 따라 만들어지고 덧붙여지고 삭제되는 것이라는 정체성의 정체를 밝히고 있다.

    타자가 본 한국의 정체성이 이 책의 한 축이라면, 또 하나의 축은 ‘만들어진 정체성’이다. 전작인 <한국의 정체성>(2000)에서 저자는 한국적인 것은 무엇인가를 고찰하면서 시원始原이 정체성의 기준이 될 수 없음을 이야기한 바 있다. 현재성, 대중성, 주체성이 정체성 판단의 기준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정불변의 실체로서의 정체성, 절대적 정체성이란 허상일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는 이 문제 또한 타자의 경우를 예로 삼아 이야기한다. 정체성이라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다른 나라의 사례를 통해 살펴봄으로써 우리의 정체성 만들기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자는 것이다.

    저자는 우선 위대한 사상가이자 성인으로 추앙받는 공자를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제1화 한겨울밤의 공자). 화자는 공자의 제자인 재아, 상례 기간을 두고 공자와 논쟁을 벌이고 이런저런 이유로 공자에게 질책을 받았던 문제적 인물이다. 이 인물의 눈을 빌려, 그리고 고고학의 연구 성과에 기대어, 공자가 받들어야 할 전통이라고 여긴 것, 우리가 공자의 진면목이라고 알고 있는 것이 착각의 소산일 수 있으며, 절대적인 정체성이란 것이 허상일 수 있음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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