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임위 사용자측,
최저임금 '산입범위' 쟁점화 추진
각종 수당 최저임금에 산입...오히려 하락 우려돼
    2016년 04월 07일 07: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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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도 최저임금을 확정하기 위한 협상이 7일 시작된 가운데, 20대 총선과 맞물려 최저임금의 인상폭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대 총선과 맞물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을 제외한 정당들 모두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통한 양극화 해소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라 주목된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사용자위원측이 올해 최저임금 쟁점을 ‘인상폭’이 아닌 ‘산입범위 확대’에 맞추고 있어 사실상의 최저임금 삭감도 우려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사용자·공익위원 27명은 7일 오전 세종정부청사에서 1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최저임금위원들은 3개월간 논의한 후 6월 말 2017년 최저임금을 발표한다.

노동계에서는 올해도 최저임금 시급 1만원·월 206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 동결 내지는 지난해 인상분(450원)을 유지하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최저임금 산입범위 시행령은 식대, 숙박비, 주휴수당 등 각종 수당은 최저임금에서 제외하게 돼 있다. 따라서 최저임금에 이런 비용을 산입하고 인상폭은 큰 차이가 없다면 이는 사실상 최저임금 대폭 삭감의 결과이기 때문에 노동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논의의 불씨를 당긴 건 최임위 첫 전원회의 바로 전날인 6일 <조선비즈>에 보도된 박병은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인터뷰였다. 이어 이날 최임위 회의 식사자리에서도 사용자위원들은 이에 대해 거론했다고 한다.

박 회장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재조정안을 제안하며 “최저임금 취지가 근로자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데 있는 만큼, 회사가 직원 복지 차원에서 제공하는 식사비, 기숙사, 주택 제공, 통근차량 운행 등 복리후생비 모두 최저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이에 앞서 “최저임금을 올리면 모든 사람이 좋아지는 듯 보이죠. 그러나 임금을 올린 만큼 기업은 다른 사람을 뽑지 못합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불특정 다수의 고용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20대 총선과 함께 주목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론에 반발했다.

최저임금을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동결하면서, 최저임금과는 별도로 지급됐던 식비 등을 포함시켜 사실상 최저임금을 대폭 삭감하는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예를 들어 월 126만원에 별개로 지급했던 식대 10만원까지 총 136만 원의 월급을 받는 노동자는 식대를 제외한 126만 원만 받게 된다. 126만 원 안에 식대 10만 원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경영계는 영세사업장의 최저임금 준수율을 높이기 위해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영세자영업·중소기업의 재정 악화는 최저임금 문제와는 별개로 대기업의 골목상권 잠식이나 단가후려치기 등 구조적인 데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노동계의 입장이다.

경영계는 물론 정부 또한 산입범위를 확대하고자 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이는 법 개정을 통하지 않아도 되는 시행령이기 때문에 정부가 강행 의지만 있자면 얼마든지 ‘개악’이 가능한 사안이다.

노동계에 따르면 작년 최임위 마지막 회의 당시 사용자위원측은 2008년 이후로 처음, 산입범위 확대를 다시 들고 나왔다. 노동부도 지난해 산입범위 확대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노사정위원회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 안건에도 최저임금 산입범위와 관련해 오는 5월 말까지 정하도록 명시돼 있다. ‘최저임금 삭감’의 우려가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가 최저임금 노동자와 이들을 고용하는 기업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가령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와 같은 대형마트 노동자 거의 대부분이 최저임금에 준하는 임금을 받는 최저임금 노동자들이다. 이들의 임금이 삭감된 만큼 대형마트는 상당한 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은 이날 관련 논평을 내고 “최저임금 인상을 회피하기 위해 기본급을 줄이고 상여금을 늘리는 방식의 편법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사용자가 할 말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은 소비 증대로, 다시 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것이 이미 세계 각국에서 나타난 바 있다”며 “2015년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한 독일 정부가 시행 1년을 맞아 ‘최저임금 상승이 소비‧성장의 선순환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한 것을 박 회장은 왜 기를 쓰고 외면하는가”라고 반박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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