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당과 테마송 협약
    중식이 밴드, '여혐' 노래 논란
    밴드 리더 박중식씨, 블로그에 해명글 올리기도
        2016년 04월 01일 06: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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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문제를 그려낸 음악활동으로 20대 총선에서 정의당과 테마송 협약을 맺은 ‘중식이 밴드’가 돌연 ‘여혐(여성혐오) 밴드’라는 주장이 제기, 정의당 내는 물론 진보정당 지지층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 확대의 시작은 전날인 31일 <여성신문>이 정의당과 중식이 밴드가 함께 총선 테마송을 발표했고, 누리꾼 사이에선 적잖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뜻으로 정의당과 손잡은 중식인 밴드가 사실, 여성혐오 음악을 하는 밴드라는 것. 이 매체가 보도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여성혐오에는 눈감고 청년 빈곤과 노동 문제만 봐 달라는 겁니까?” “정의당이 듣는 청년들의 절박한 절규에서 여성은 빠져있나 봅니다” 등이다.

    문제가 된 곡은 ‘Sunday Seoul’, ‘좀 더 서쪽으로’, ‘야동을 보다가’ 총 3곡이다. “빚까지 내어 성형하는 소녀들/빚 갚으러 몸 파는 소녀들/홍등가 불빛이 나를 울리네(Sunday Seoul)”, “넌 비싸 보이기 위해 치장을 하고 싸구려가 아니라 말한다/난 말이 통하게 명품을 줘도/쉬운 여자 아니라 말한다(좀 더 서쪽으로)”가 논란의 중심에 있는 노랫말이다. 특히 ‘야동을 보다가’는 전 여자친구가 리벤지 포르노에 등장하는 것을 목격한 한 남자의 이야기인데, 여성 폭력적인 리벤지 포르노를 이용해 남성의 외로움을 표현했다는 점 때문에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중식이 밴드’의 리더이자 해당 곡을 작사·작곡한 박중식 씨는 이날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정의당을 지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해명 글을 게재했다.

    박중식 씨는 이 글에서 “사회적 약자인 여성에 해당되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은 점” “남자 사람이다 보니 느끼게 되는 사회적 갈등과 여성이 느끼게 되는 사회적 갈등을 동등하게 배분하지 않았던 점과 사회적 갈등을 가지고 있는 여성의 예로는 성노동자만을 선택해 가사를 만든 점” 등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면서 “저의 노래는 뚱뚱하고 키 작고 못 생기고 돈까지 없고 집안도 학벌도 뭐 하나 잘난 것 없는 어디 가서 큰소리 한번 칠 용기조차 없던 ‘나’라는 남자가 가지고 있던 피해의식에서 나왔다. 자기 비하로 인해 만들어진 것들이 저에 의해 만들어진 저의 노래”라며 “저는 여성을 비하하려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의도는 없었습니다”고 적었다.

    그는 중식이 밴드로 인해 정의당에 대한 지지 철회를 우려한 듯 “정의당은 중식이 밴드에 노래를 사용한 것이지 중식이 밴드가 정의당이 아닙니다. 여성혐오성으로 의심되는 노래를 부른 것은 중식이밴드지 정의당이 아니다”라며 “정의당을 지지하시는 많은 여성유권자 여러분.. 정의당을 떠나가시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성평등을 중요한 가치로 보는 진보정당 내에서 벌어진 일인 만큼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당 게시판에는 정의당 지지 철회를 예고하거나 선언한 이들이 있는 반면 여성에 대한 공격적 혐오로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박들도 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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