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기관의
무분별 통신사찰 심각
민주노총 94명 1년간 681건 사찰
    2016년 03월 22일 03: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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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을 상대로 한 경찰, 검찰,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통신자료 조회 횟수가 무려 681회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1차 민중총궐기가 있었던 지난해 11월 말부터 12월까지 조회 수가 10배 이상 증가했다. 공권력을 이용한 국가기관의 ‘일단 털고 보자 식’의 무분별한 ‘신상 털기’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노총이 가맹 산하조직 조합원 및 상근자를 대상으로 한 1차 통신자료 조회 분석해 2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94명을 대상으로 681건의 ‘통신 사찰’이 이뤄졌다. 이는 1명당 평균 7.24건에 달하는 횟수로 특히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에는 무려 31건, 매달 평균 2.6건의 통신자료를 조회했다.

민주노총 통신사찰

통신사찰 관련 민주노총 기자회견(사진=민주노총)

민주노총은 이날 이 같은 자료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과 경찰, 국정원 등 정부의 무차별적 통신사찰은 명백한 정보인권 침해이며 국민의 사생활 보호를 심대하게 위협하는 권력 남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국가기관은 민주노총 사무총국에서만 43명이 457건, 공공운수노조에서도 16명이 101건에 달하는 통신 자료를 들여봤다. 이 밖에 각 지역본부, 금속노조, 보건의료노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금융·화학섬유·건설산업연맹 등 가맹 산하조직 소속 조합원들의 통신 자료도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통신자료를 내다본 기관으론 경찰이 585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국정원(83건), 검찰(13건)이 뒤를 이었다.

특히 월별 조회 횟수를 보면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30건 안쪽이었던 조회 횟수가 11월 광화문 일대에서 있었던 1차 민중총궐기 이후 2개월 간 급상승했다. 2015년 9월과 10월 에 각각 6건, 14건인 반면 11월에는 123건, 12월에는 386건까지 치솟았고, 더욱이 이 시기에는 긴급요청으로 개인정보를 들여다본 경우가 많았다.

긴급요청을 할 경우 통신정보 제공을 요청하는 서면 없이 국가기관이 바로 개인의 정보를 들여다 볼 수 있다. 당시 집회 참가자들의 신상을 ‘무더기’ 수집하기 위한 국가기관의 권력남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또한 집회 전후로 한 통신자료 조회 횟수의 폭주 등 때문에 특정 기지국을 통해 송수신된 통신자료 전반을 들춰본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다.

경찰 등은 단순 수사대상에 대한 자료 확인이며 개인 정보의 노출도가 비교적 낮다고 항변한 바 있다. 이는 민주노총 가맹 산하조직 조합원 및 상근자 가운데 수사대상과 통화한 ‘누군가’는 모두 국가기관의 사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민주노총 관련 기사를 썼던 기자나 현 정부에 비판적인 정당인, 사회단체 활동가부터 일반 직장인 등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의 통신자료가 광범위하게 노출됐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민주노총은 “심지어 민주노총 성원 중에는 휴직 중인 자도 사찰 대상에 포함된 것은 공안기관이 ‘민주노총 범죄집단 만들기’에 혈안이 돼있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보 조회가 폭주했던 기간 민주노총 산하 가맹조직이나 상근자 등 522명의 대규모 경찰소환과 대량 구속 등이 이어졌었다.

민주노총은 “이번 조사결과는 피조사자가 통신사에 자료를 요청하는 방식을 통해 드러난 것이기 때문에 실제 검경과 국정원이 어느 규모로 누구를 상대로 한 통신사찰을 벌이고 있는지는 확인조차 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검경과 국정원은 무분별한 통신사찰의 이유와 목적에 대해 국민 앞에 낱낱이 해명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시민사회단체를 대상으로 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고소고발 및 손해배상 청구 등 모든 법적 조치 역시 진행할 계획이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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