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당과의 연대,
    더민주 김종인 "어렵다"
    사실상 '당 대 당' 연대 제안 거부
        2016년 03월 16일 05: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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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이 줄곧 요구해왔던 더불어민주당과의 당 대 당 야권연대가 사실상 어려워지게 됐다. 두 당은 이번 주 내로 만나 야권연대에 대한 결론을 낼 예정이나 정의당 내에서도 야권연대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두 당이 만난 자리에서 정의당은 정책을 중심으로 한 당 대 당 야권연대의 원칙을 고수한 반면 더민주의 경우 최소한의 지역을 염두에 두면서 추후 개별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어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의당과의 연대에 적극적이었던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와는 달리 ‘김종인 지도부’에선 연대에 상당히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16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관훈토론회에서 정의당과의 당 대 당 연대에 대해 “두 당의 정체성이 다르다”며 “쉽게 연대를 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체성이 다른 정당의 연대는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며 “일반 국민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정의당의 당 대 당 야권연대를 거부한 셈이다. 대외적으론 노선 등의 차이를 연대 거부의 이유로 들고 있으나, 한편으론 정의당과의 연대를 통해 더민주가 얻을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심 상임대표가 문 전 대표와 합의했던 야권전략협의체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하자고 했던 9일에도 김종인 대표는 “지금 연대하자는 건 결국 ‘선거구 나눠달라’는 말밖에 더 되느냐”며 “선거를 시작하고 일주일만 지나면 우열이 나온다. 그럼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라며 제안을 거절했었다. 이어 “내가 17대부터 심 대표에게 ‘민주당(더민주 전신)으로 가라’고 했는데 말을 안 들었다”며 “지금 정의당이 될 수 있는 지역은 심 대표 하나 빼곤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다만 김 대표는 16일에는 “개별 선거구를 놓고 어느 곳이 취약하고, 유리하고 이런 측면을 고려해 의논할 수는 있다”며 후보간 개별 단일화에 대해선 수용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심상정 대표와 정진후 원내대표가 출마한 지역구에 더민주 후보를 공천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그 쪽과 대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의당은 개별 후보간 단일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책연대 없이 정치공학적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선거철만 되면 모이는 야권의 이합집산이라는 국민적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의당은 우선 이날까지는 후보간 개별 단일화는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후보 독자 완주도 고려하고 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더민주는 야권연대에 대해) 최소한의 지역을 추후에 봐서 후보 단일화하든지 이런 식으로 정치공학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논의에 진전이 없다”며 “이번 주까지 최대한 노력할 것이고 국민들이 보기에도 아름다운 연대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저희 당도 우리 당에서 고민한 지점으로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사퇴 없이 독자 완주도 고려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 대변인은 독자 완주까지 고려하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아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서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한 한 대변인은 “선거를 시작하고 일주일만 지나면 우열이 나온다. 그럼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라는 김종인 대표의 말에 대해 “국민들이 알아서 한쪽으로 힘을 몰아주지 않겠냐는 말은 작은 정당은 명분 있게 죽어라, 이런 건데 선거에서 민심의 변화를 담아내는 게 아니라 사표 심리를 이용한 예전의 방식 아니겠나”라며 “그런 말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의당은 그간 후보 간 개별 단일화가 아닌 정책을 중심으로 한 당 대 당 야권연대인 야권전략협의체를 제안해왔다. 국민의당까지 포함한 3개 야당의 야권전략협의체를 구성해 총선에서의 선거연대를 통해 대선에서의 정권교체까지 이어가자는 것이 이 제안의 핵심이다.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는 심상정 상임대표와 만나 야권전략협의체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으나, 김 대표가 지도부를 장악하면서 야권전략협의체에 대한 논의도 중단됐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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