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야권연대를 거부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16일 “여당을 이기려하지 않는 제1야당은 더불어민주당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심 상임대표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새누리당 과반 의석을 저지하기 위한 야권연대를 책임있게 주도해야 할 당은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인데 (야권연대에) 미온적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새누리당을 꺾을 능력도 없지 않나”라며 이 같이 말했다.

심 상임대표는 “지금 제1야당은 여당을 이기려고 하는데 관심 있는 게 아니라 야당 간의 호남 혈투를 벌이는데 오히려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이러니까 야당 심판론도 나오고 만년 야당에 머무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오히려 권력을 심판하라는 유권자의 열망을 외면하고 현상 유지에 급급하면서 작은 야당을 흔들어서 패권을 도모하는 제1야당이라면 국민들의 준엄한 책임 추궁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대결로 인한 ‘일여다야’ 구도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 승리를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정의당 같은 소수정당 선명한 민생정당으로서 기치를, 그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민생과 정권 교체를 위한 야권 연대를 촉구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이기면 역사교과서 국정화, 위안부 굴욕협상, 인권유린 요소를 담은 테러방지법 수많은 역주행이 정치적으로 합리화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최악의 상황을 막자고 제안했는데 두 야당이 대단히 미온적인데 대해서 아주 유감스럽다”고도 했다.

심 상임대표는 “야권연대는 지금 같은 승자독식 선거제도하에서는 천 만 가까이 버려지는 사표를 반영하는, 말하자면 민심을 받드는 방안”이라며 “서로 다른 정당이 정책과 인물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민의가 똑바로 반영되는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지 못하고 있고 승자독식구조 하에 강고한 지역구도가 자리 잡고 있다”며 야권연대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정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한 이정미 부대표를 두고 이종화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공산주의자를 비례대표 1번에 공천했다’며 색깔공세를 펼친 것과 관련해 심 상임대표는 “새정치를 주장하고 양당정치 극복을 내세우고 있으면서도 구태정치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데 대해서 정말 유감스럽다”면서 “창당 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인물, 정책, 조직에서 기성 정당과 어떤 차별성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보니까 무리하게 존재감을 부각시키려고 중앙당 차원에서는 맥락 없는 양비론에 의지하고 후보들은 이런 극단적인 구태 정치, 색깔론에 의지하는 이런 상황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서 국민의당 앞에는 대권용 사당으로 만들어져서 꿈과 함께 사라졌던 정주영의 국민당 경로와 특정 지역의 배타적 지지율에 의존해서 정치적 생존을 이어갔던 김종필의 자민련 경로, 이 갈림길에 서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