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 국정 역사교과서
    전교조, 회수·폐기 촉구
    일제와 박정희 시기, 편향 두드러져
        2016년 03월 09일 02: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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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9일 올해부터 초등학교에 보급될 6학년 국정 역사교과서의 편향성과 오류 등을 지적하며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 및 보완 교재 개발·보급을 촉구했다.

    전교조는 이날 오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등 역사교과서 문제점을 짚으며 공동수업을 위한 교사 연수, 초등교사 선언, 초등교육 실태와 문제점 선전 등 초등교육 현장에서의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전교조는 초등학생 발달 수준에 대한 기초 연구가 부재한 교과서를 만드는 교육부의 관행을 비판하며 역사가 포함된 사회과목을 포함해 초등 주지 교과인 국어, 수학, 과학, 도덕 5개 교과서 모두 검인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교조는 “노골적인 편향성은 정권의 국정화 강행으로 ‘박근혜표 교과서’, ‘친일독재미화 역사왜곡 교과서’가 출현할 것이라는 국민 대다수의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면서 “이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을 개최하여, 현장에 보급된 박근혜표 초등 6학년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기·회수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한편,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위한 초등학교 교사 현장실천 계획을 밝혔다.

    전교조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촉구 기자회견(사진=전교조 페이스북)

    이날 전교조는 역사교육연대회가 주관해 분석한 초등 역사교과서의 오류와 편향성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24개의 편향성과 오류가 발견됐다(오류 93개, 편향성 31개).

    ‘초등 6-1 사회(역사)교과서 분석결과 발표’라는 제목의 자료는 편향성과 오류가 발견된 부분의 쪽수와 분석 등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이 가운데 편향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일제강점기부터 박정희 대통령 집권 시기까지다. 일제강점기 부문은 위안부 용어 삭제나 일제침략 축소, 광복 이후부터는 뉴라이트 시각이 그대로 반영된 내용이 있고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집권을 정당화하는 듯한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역사교육연대회의가 교과서에서 발췌한 부분 가운데 편향성이 두드러진 부분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당시 정부가 4·19혁명 이후 나온 각계각층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자, 박정희를 중심으로 하는 일부 군인들이 국민생활의 안정과 공산주의 반대를 주장하며 군대를 동원하여 정권을 잡았다(5·16군사정변, 1961)’는 서술은 5.16을 군사정변으로 쓰면서도 그에 대한 해석은 혁명으로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1972년, 박정희 정부는 국가 안보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10월 유신을 선포하고 헌법을 고쳤다. 이에 따라 장기 집권이 가능해지고 정치적으로 막강한 권한이 대통령에게 집중되었다. 그러자 유신 헌법에 반대하는 운동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이에 박정희 정부는 유신 체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탄압하였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순조롭게 발전하지 못하였다’는 부분은 마치 유신 체제에 반대하는 운동 때문에 민주주의가 순조롭게 발전하지 못했다는 식의 왜곡된 해석이 가능하도록 해 유신체제 에 대한 긍정적 해석도 열어뒀다.

    박정희 정부에 관한 서술에는 박정희 개인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고 시종일관 박정희 정부라는 표현만 등장하는데, 이는 이승만 정부와 전두환 정부를 서술할 때 이승만과 전두환의 개인 이름을 노출시킨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승만 부문에선 등장하는 ‘독재’라는 단어가 박정희 부문에선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는다.

    반면 김영삼 정권 이후 역대 대통령의 이름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는다. ‘남북한 정상의 만남’ 사진자료를 제시하면서도 김대중과 김정일에 대한 설명하는 것이 맞으나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연대회의는 “‘오류가 없고 편향되지 않은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약속은 공염불로 판명 됐다. 특히 현대사 부분에서 박정희 정권에 대한 우호적이고 편향적 서술이 눈에 띄게 나타나 권력의 입김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가 사실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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