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유성기업 이어
이번에는 현대제철 노조 사찰
    2016년 03월 07일 10: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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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 계열사인 현대제철 사측이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 간부 등에 대해 일일동향을 파악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는 “노조에 대한 사찰 행위는 부당노동행위”라며 공식적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1월에도 현대기아차는 하청업체인 유성기업 내 민주노조 파괴에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문건이 폭로된 바 있다.

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가 확보해 7일 공개한 문건을 보면, 현대제철 소속 모 차장은 지난달 1일자 ‘일일동향 작성관련-2/4(목) 15시까지’라는 제목의 e메일을 각 팀 노무담당자 약 20여명에게 일괄 발송했다. 모 차장은 이 메일에서 “2/4(목)에는 소장님께 동향보고를 실시할 예정이므로, 각 팀 노무담당자께서는 2/4(목)15시까지 동향을 1건 이상 제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일일동향 보고서의 작성 방식이나 보고 횟수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e메일에는 “1/27(수) 동향보고 시 사업부장님께서 동향 내용을 6하 원칙에 의거 보는 사람이 알 수 있도록 자세히 작성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라며 “1/29(금) 동향부터는 전후 내용과 의미, 진행 결과, 대응/개선내용(방안)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자세히 작성 부탁드리며, 팀별 1건 이상씩 시간 내 제출 부탁 드립니다”고 했다.

보고

일일동향 작성 예도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다. 예시로 든 동향보고 내용에는 노조 대의원을 대상으로 하며 “집행부 내부적으로 철강시황의 어려움은 여러 경로를 통해 인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올해 임협 진행에도 부담을 가지고 있음. 그러나 지회장 선거 시 공약사항 또는 합의 후 미이행 되고 있는 사항은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갈 것이라는 것이 간부들의 다수 의견”라고 적혀 있다.

또 일일동향 문건 작성 시 “생일자, 교육, 출장, 여행 등 단순내용 금지”하며 “이슈, 동향, 고충 등 실질적인 내용 작성 (전팀 1건 이상), 6하 원칙에 의거 보는 사람이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작성”하라고 작성해야 할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시하기도 한다.

이 같은 문건을 폭로한 현대제철지회와 금속노조는 이를 노조에 ‘파괴’를 위한 ‘사찰’로 보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기아차그룹이 그동안 노조간부를 향한 사찰을 벌여왔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특히 이는 지난 2004년 밝혀진 사측의 금속노조 탈퇴공작의 문건에 이은 또 한 번의 노동자 감시 및 탄압 빌미 추진사례”라며 공개사과와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노조 등은 “우리는 현직 노조 간부들의 감시 및 사찰의 목적이 노조 간부들의 매수를 통한 치졸한 부당노동행위의 일환으로 삼으려 했을 것이라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측의 무분별한 노조 전현직 간부들의 일일동향파악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라며 “현대기아차그룹사 10만 조합원들을 향한 감시와 사찰을 그룹사 차원에서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크다”고 했다.

특히 “만약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차원에서 그룹사 전체 노동자들을 향한 감시와 사찰을 진행하고 있다면 당장 이를 중단해야 한다”며 “노사 상생을 위한 그룹 차원의 노무관리의 혁신을 노조는 분명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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