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와 동상이몽
새누리당, 안철수 극찬, 표정관리
    2016년 03월 07일 01:5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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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제안을 계기로 야권 전체가 야권통합(연대)을 두고 각각 ‘총선 필패’와 ‘양당체제 타파’라는 명분을 내세워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은 안철수 상임대표의 통합은 물론 수도권 연대 절대 불가론에 이견을 보이며 내부 분열까지 일고 있다.

정의당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치고받기 식의 경쟁을 비판하면서도 한편으론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안 대표의 통합·연대 거부로 가속화하는 야권 분열에 대해 새누리당만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안철수계와 비안철수계로 분열?
김한길 “국민의당 교섭단체 의석만 확보하면 되나”
안철수 “통합으론 못 이겨”

통합 논의와 관련해 국민의당은 안철수계와 비안철수계로 나뉘는 분위기다. 안 공동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한상진 전 국민의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표가 정계은퇴를 선언하면 통합 논의는 고려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제안이라 사실상 안 공동대표의 통합 불가론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창준위장은 7일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종인 대표가 이번에는 국민의당을 궤멸의 대상으로 본 것”이라며 “국민의당은 궤멸시키고 안철수계는 고립시켜서 결국 자신에게 당권을 넘겨준 문재인 대표에게 보은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한다. 두 분의 공생관계가 이번에 공작을 통해서 아주 선명하게 드러났다”며 김종인 대표의 통합제안을 “진정성 없는 정치공작”이라고 봤다.

한 전 창준위원장은 “친노세력을 깔끔히 정리하고 문재인 대표도 자신의 과오에 대해서 깔끔하게 소명하고 잘못했다고 하고 경우에 따라서 문재인 대표가 정계은퇴하겠다, 만약 이렇게 나온다고 하면 통합형 물꼬라고 하는 것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한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과 천정배 공동대표 등은 안 대표의 통합·연대 불가론에 동의하지 않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상임선대위원장은 공개적으로 안 대표의 입장을 비판해 재탈당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당 선거대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 당이 교섭단체 이상의 의석만 확보한다면 여당이 개헌선을 넘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며 “여당이 180석 이상 확보한다면 캐스팅보트니 뭐니 모두 무용지물이 되고 국회는 식물국회가 될 텐데 그때 교섭단체가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안 대표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그러면서 “안철수 공동대표가 말씀하신대로 ‘통합적 국민저항체제’가 꼭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안 대표는 “무조건 통합으로 이기지 못한다. 이미 익숙한 실패의 길일뿐”이라며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이고 잊어버린 잃어버린 그런 낡은 야권을 재구성해야 할 때”라고 받아쳤다.

안 대표는 지난 6일 야권통합 관련 기자회견에서도 “국민의당 의원들을 모욕하면서 합치자, 돌아오라고 하는 것은 진정성 있는 제안이 아니라 정치공작”이라면서 “통합은 현 양당 체제를 유지하고, 현재의 상황만을 모면하려는 하책이고 만년 야당하자는 이야기와 같다. 야권통합으로는 의석을 몇 더 늘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정권교체의 희망은 없다”고 했다. 또한 “저를 포함해 모두 이 광야에서 죽을 수 있다”면서 거듭 통합 불가방침을 강조했다.

더민주, 국민의당에 거듭 야권통합 호소
이종걸 “총선 지면 광야에서 죽는 것은 국민”

김종인 대표의 제안으로 물꼬를 트기 시작한 야권통합(연대) 논의에 당 지도부도 가세한 모양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몰락하면 광야에서 죽는 것은 국민”이라며 “계엄 선포도 가능한 국가비상사태를 이유로 인권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독소조항이 산재해있는 테러방지법도 거리낌 없이 강행처리하는 이 정권이 총선에서 개헌의석을 확보하게 된다면 과연 어떤 사태가 벌어지겠나. 보수정권의 영구집권을 위한 개헌시도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불의와 부정의 앞에 중립도, 양비론도 있을 수 없다”며 그간 안 대표가 더민주와 새누리당 사이에서 해온 행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국민이 원하고, 지지자들이 원하고, 야권 통합․연대로 보수정권의 무절제한 폭주를 막기 위한 국민들의 마음, 이 저항을 꼭 헤아려주기 바란다”고 했다.

정의당, 분열 위한 경쟁 멈추고 야권 힘 모아야
심상정 “국민의당, 양당체제 타파 말할 자격은 없어”
“더민주, 통합 강요말고 실현가능한 연대 구상해야”

야권연대에 긍정적이었던 정의당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격한 대립에 비판적 입장을 보이면서도 야권연대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동4법 등 개악안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야권의 과반수 의석 확보는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심상정 상임대표는 이날 당 상무위에서 “두 야당이 이번 총선의 정치적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이번 총선 목표는 새누리당 과반 저지가 되어야 한다. 야권이 힘 모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심 상임대표는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총선승리 의미를 너무 가볍게 보고 있다”며 “양당 기득권 담합정치 극복은 진보정당이 풍찬노숙하며 오랫동안 추구해온 정치적 목표다. 그 문제의식에는 누구보다 공감하지만 국민의당이 아직 양당체제 극복을 말할 자격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은 국민의당을 더불어민주당의 파생정당으로 여기고 있다. 국민의당은 출범 이후 어떤 새로운 노선도, 새로운 정책도 새로운 인물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승리는 내 알바 아니다’는 식의 무책임한 자세로는 존립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민의당이 여권이 아니라 야권의 일원으로 정치적 책임을 자각하기를 바란다”고 거듭 야권연대 제안을 수용할 것을 압박했다.

또한 심 상임대표는 더민주에도 “야권 협력을 도모해, 총선에서 승리하고 여소야대를 만들어 가는데 진정으로 의지가 있다면 통합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야권 연대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민생을 살리는 공동방안을 제시하고, 제1야당의 패권적 논리가 아니라 야당이 함께 승리하는 야권연대를 책임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 분열에 신난 새누리 “안철수, 새로운 정치 향한 용단” 극찬

한편 ‘안철수 빼고 통합’까지 언급 김종인 대표와 당내 이견에도 통합은 없다고 못 박는 안철수 대표의 신경전으로 즐거운 쪽은 새누리당뿐이다. 김 대표의 제안으로 수면 위로 드러난 야권통합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왔던 새누리당은 한시름 놓았다는 태도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이 야권통합을 거부했다. 국민의당은 공당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우고 새로운 정치를 향해 용단을 내렸다”며 김종인 대표의 통합 제안에 대해선 “정치가 약육강식의 세계라 하더라도 국민의당이 뻐꾸기 둥지도 아닌데 같은 야당대표로서 정치도의상 지나친 말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대표는 정책 경쟁과 실력으로 평가받는 선거를 천명했다”면서 “더불어민주당도 멀쩡한 상대 야당을 붕괴시켜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하지 말라”며 야권통합을 견제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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