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당 서기호 의원,
    필리버스터 후 총선 불출마 선언
        2016년 02월 26일 04: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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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 출마를 선언했던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26일 11번째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지역구 불출마 선언을 했다.

    서기호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총선에 불출마하기로 했음을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기자회견 초반부터 불출마 선언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드러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서 의원은 “불출마 결심은 더 일찍 하게 되었지만 뜻밖에도 테러방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었고 아직 진행 중이어서 불출마 발표를 망설였다”며 “끝까지 테러방지법 통과를 저지하고 제 입장을 말씀드리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제가 본회의장에서 무제한 토론을 하는 동안 많은 분들이 후원금을 보내주시고 총선에서 당선되었으면 좋겠다며 응원해주셨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더 늦기 전에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것이 그분들에 대한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지지자에 대한 언급을 할 때엔 고개를 숙인 채 한참동안 눈물을 훔쳤다.

    서 의원은 “목포에서 돈과 조직 없는 선거문화를 만들어보려고 했고,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목포의 정치와 경제의 변화를 위해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왔다”며 “하지만 이제 그 발길을 멈추고자 한다”며 회견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19대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쉼 없이 ‘과연 국회의원으로서 잘하고 있는지’를 되물어왔다”며 “목포에서의 출마를 고민하고부터는 ‘목포를 책임질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충분한 자격이 있는지, 준비는 되었는지’에 대해 제 스스로에게 물어왔다. 결론적으로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불출마를 결정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이어 “비례대표 국회의원과 달리 지역구 국회의원이 되는 길은 제가 생각해왔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며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때로는 표를 얻기 위해 소신과 다른 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그동안 여의도 정치를 통해 사법개혁과 정치개혁, 세상을 조금이라도 좋은 쪽으로 바꾸어보려고 했다”며 “이제는 여의도 밖에서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저를 비롯한 정의당 소속 의원은 비록 숫자는 적지만 한 명 한 명이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며 “이번 선거구 획정으로 비례의석이 줄어들어 소수정당인 정의당은 더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사회적 약자, 소수자를 헌신적으로 대변해온 정의당을 미래를 위한 정당으로 만들어달라”고 호소할 때에 다시 눈물을 보였다.

    서 의원은 판사 출신으로 2009년 이명박 정부 시절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대규모 촛불집회가 일어난 당시 자신의 SNS에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재임용에 탈락했다. 이후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활동하며 사법개혁을 위한 각종 법안을 발의하고 사법기관 내 청소 노동자 등의 임금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섰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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