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석 "테러방지법,
    국정원 보호 및 강화 법"
    9시간 30분 필리버스터 연설 ...'기록 세우기' 경쟁 안 해
        2016년 02월 25일 10:5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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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러방지법의 직권상정을 막기 위해 시작한 필리버스터가 이틀간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4번째 주자인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24일 오후 12시 49분경에 발언을 시작해 오후 10시18분에 마쳤다.

    박 의원은 “국가정보원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 없이 국정원에 무소불위의 권한을 주는 테러방지법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테러방지법은 테러를 방지하기 위한 법이 아니다. 테러 방지를 명분 삼아 국정원을 보호하고 강화하기 위한 법”이라면서 “국정원 개혁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부일장학회 헌납 및 경향신문 매각 사건, 인민혁명당 및 민청학련 사건 등 정보기관의 인권 침해, 범죄 행위 등을 언급하며 “지금까지도 국정원은 공식적인 입장 발표도 사과도 피해자들에 대한 원상회복 조치도,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그런 구조적인 개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박 의원은 “테러방지법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며 “실효성 있고 합리적인 방향이라면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테러방지법은 국정원이 지금까지 야기해 온 여러 정치적 문제점을 더 증폭시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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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정의당 의원들과 있는 박원석 의원(사진=박원석 페북)

    박 의원은 이날 ‘10시간18분’ 신기록을 세운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운 기록을 깰 수 있었으나 9시간 29분 동안의 연설을 마치고 연단을 내려왔다. 필리버스터의 관심이 야당 의원들의 말이 아닌 기록 경쟁에 쏠리는 것 때문에 신기록 경신 50분을 남기고 내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진선미 더민주 의원은 이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방금 박원석 의원이 토론을 마치고 북어국 도시락을 먹고 있습니다. 환하게 웃으면서 ‘은수미 의원님의 기록으로 남겨놓겠다며.. 마무리하신 것’이라네요. 이후 주자들도 괜히 이상해질까봐 그렇다고요… 참 멋지십니다”라고 적었다.

    박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 의원의 글을 소개하며 “기록 세우기 경쟁을 했던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들은 시민들이 부여한 자기 역할에 충실했던 것”이라며 “이제 박원석 의원에 대한 응원을 넘어 ‘대테러금지법’ 저지에 힘을 모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라고 올렸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3시30분부터 국회 본회의장에 대기하며 발언 차례를 기다렸으나, 은 의원의 발언이 길어지면서 오후 12시50분에 바통을 이어받아 9시간 넘게 발언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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