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발레오 판결,
산별노조 체제 위협 우려
    2016년 02월 19일 11: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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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산별노조 산하 지부·지회가 스스로 조직형태를 변경해 기업노조로 전환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지부·지회는 독립된 노조가 아니어서 조직전환 권리가 없다는 기존 노동법 해석과 하급심의 판결을 뒤집은 결정이다. 산별노조를 기반으로 하는 민주노총 조직 운영 등 노동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9일 기업노조로 전환한 총회 결의가 무효라며 금속노조 발레오만도 지회장과 조합원 등 4명이 발레오전장노조(기업노조)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기업, 업종, 지역, 산업 등의 제한과 취업자와 실업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고용조건에 제한이 없는 ‘산별노조’는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를 가입 대상으로 한다. 기업별 노동조합의 연합체 형태에서 산별노조로의 전환은 기업 내 노사문제에만 한정할 우려가 있는 기업별 노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체 노동자의 교섭권 등 강화를 위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사용자가 노조에 불법적으로 개입해 기업노조로의 전환을 유도하며 민주노조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발레오만도 한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노동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금속노조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노조법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며 “독자적 교섭권과 협약체결 능력이 없어서 도저히 노동조합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까지도 노조법에서 정한 조직형태 변경 제도의 적용 대상으로 만들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입법취지와는 정반대로 산별노조의 해체를 촉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노동조합에 대한 사용자의 지배개입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고 우려했다.

앞서 2010년 금속노조 산하 발레오만도지회는 노사분규가 장기화되자 일부 조합원들이 주도해 임시총회를 열고 노조 형태를 산별노조의 지회에서 기업 단위노조로 전환했다. 총회에는 조합원 601명 중 550명이 참석해 97.5%인 536명이 기업노조 전환에 찬성했다. 이에 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금속노조 산하 지회장 등은 총회를 통한 집단탈퇴가 금지돼 있는 금속노조 규약과 기존 노동법 해석을 근거로 소송을 냈다. 1·2심은 독자적인 규약과 집행기관, 단체교섭·협약체결 능력을 갖춰야 조직형태 변경을 할 수 있는 노조법상 ‘노동조합’이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010년 금속노조에 가입한 자동차부품업체인 발레오전장시스템코리아 노조는 2010년 2월 회사의 경비업무 외주화에 반발하며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회사는 지회 조합원 출입을 전면금지하는 내용의 부분적 직장폐쇄를 단행하면서 갈등이 장기화됐다.

또 회사는 같은 해 노조파괴 전문 노무법인 창조컨설팅과 계약을 체결, 3개월 후 발레오만도지회 일부 조합원들이 금속노조 산하조직인 발레오만도지회를 기업별 노조로 조직형태를 변경했다. 이 때문에 일련의 상황이 창조컨설팅과 회사의 기획이라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금속노조는 “박근혜 정부의 반노동 정책 지지이자, 친사용자 판결”이라며 “대법원은 창조컨설팅의 책략에 따라 만들어진 사측 편 기업노조를 인정하고 이를 위해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 노조 파괴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의 조직형태 변경 총회는 무효”라며 “추가로 심리해보라고 주문한 것일 뿐 발레오만도지회가 독자적인 근로자단체라고 인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고등법원의 재정신청 인용 결과가 보여주듯이 창조컨설팅과 사용자의 지배개입에 의한 총회이기 때문에 이러한 점에서도 여전히 무효”라며 “이번 대법원 판결이 산별노조로의 전환이라는 역사적 흐름을 일시 늦출 수 있을지 몰라도 결코 중단시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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