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첫 비교섭단체 연설
    정의당 "노동개악 등에선 침묵"
        2016년 02월 18일 06:06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18일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섰다. 안 대표로서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후 우여곡절 끝에 창당한 당의 기조와 색깔을 비롯해 창당 전부터 강조해온 ‘공정성장론’과 ‘통일’에 관한 구체적 구상을 설명하는 첫 공식석상이라 더욱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기계적 중립성에 매몰돼 기존에 추상적인 주장을 되풀이한 데서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철수, 첫 비교섭단체 연설 … ‘한반도 평화·공정한 성장 강조’

    안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경제·외교·안보·정치 등에 관해 짚었다.

    안 공동대표는 “정치의 판을 바꾸지 않고는, 무능과 무책임으로 밥값 못하는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절망에 답을 드릴 수 없다”며 “더 많은 정당 중에서 좋은 정당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민의 주권을 더 크게 하는 것”이라며 양당 독과점 구조에 대해 가장 먼저 비판했다. 기존 양당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국민의당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운 것이다.

    또한 “기득권 양당의 독과점 구조를 깨지 않고는 한반도의 평화도 공정성장도, 복지국가도, 민주주의도 불가능하다”며 “거대 의석에 안주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만드는 정치, 이젠 바꿔야 한다”고도 했다.

    양당 독점체제를 비판하면서도 이를 가능하게 하는 현 선거제도 문제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양당체제 타파보단 기존의 제2야당 교체가 목적이라는 비판이 따르는 이유다.

    안 공동대표는 창당 전부터 수차례 당의 기조로 밝혀왔던 공정성장론에 대해 “경제위기 탈출의 해법”이라며 “성장과 분배는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공정한 시장, 공정한 분배, 공정한 조세제도, 생산적복지 등 ‘3대 성장축’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과 관련한 ‘한반도 평화’ 등 안보 문제에 관련, 개성공단 폐쇄와 북 붕괴론 등 정부의 정책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대북정책에 관한 여야 간 이견 차를 이념적 대결이라고 비난했다.

    안 공동대표는 “‘햇볕정책’은 실패했다”는 이상돈 국민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진보적인 정부와 보수적인 정부가 추진했던 성과를 계승하고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남북관계에서도 여야는 이념적 대결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이 원하는 것은 한반도의 안정이며 점진적인 통일”이라며 “급격한 변화와 통일은 대박이 아니라, 오히려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은 이미 알고 있다. 이념적인 접근이 아닌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안 공동대표는 대북문제에 있어 대화와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의 독자적인 전략무기방어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며 “국민의당은 북한의 미사일에 맞서 우리 군의 독자적인 미사일방어체계가 필요하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 예산을 추가 편성해서라도 방어체계 구축시기를 한시라도 앞당겨야 한다”고 했다.

    주한미군 내 사드배치 문제에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도 현존하는 이견 또한 ‘이념적 문제’로 치부했다. 그는 “찬성-반대로 편을 가르는 이분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사드배치는 공론화를 통해 국민공감대를 얻어야 하며 독자방어체계 구축이라는 대안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선거제도 개혁 없는 양당체제 타파 주장에 ‘강력 비판’
    양당 사이에서 기계적 중립에만 몰두…‘공정성장론’도 원론적 내용에 그쳐

    선거제도 개혁에 가장 공을 들인 정의당은 국민의당의 이러한 주장에 난색을 표했다. 양당 독과점 체제의 근본적 원인을 불합리한 선거제도에 있다고 판단하는 정의당으로선 이에 대한 언급하지 않는 국민의당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강상구 정의당 대변인은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의 목표가 양당체제 극복인지 양당체제 반복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또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라는 거대 양당 사이에서 기계적 중립성에 목을 매달고 있다”며 “이런 줄타기는 쟁점을 물타기하는 데만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성장론에 관해서도 원론적인 내용에 그쳤다고 혹평했다. 또 여야는 물론 시민사회단체꺼지 대립하고 있는 쟁점법안에 관해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도 양당 사이에서 ‘기계적 중립성’에만 몰두한 결과라는 비판이다.

    강 대변인은 “국민들에게 당장 커다란 삶의 변화를 일으킬 노동개악 문제, 서비스산업발전법 등의 쟁점 법안 문제 등에 대해서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며 “국민 다수에게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칠 사안에 대해 함구한 채 시장의 공정성과 추상적인 성장론만을 이야기하는 안대표의 주장은 거대 양당 사이에 끼인 주장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양당 사이에서 기계적 중립을 유지하는 데 몰두하는 당에 목소리를 전달할 국민은 없다”며 “국민의당이 해야 할 일은 양당 체제 안에서의 중립이 아니라 독립”이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