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THAAD)와
    지속가능한 평택의 미래
    [기고] 평택시장의 사드 배치 거부
        2016년 02월 16일 02:09 오후

    Print Friendly

    공포와 불안을 조성하여 권력을 공고화하고 이윤을 챙기려는 사람은 무기로 평화를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무기는 신무기를 낳고 불신과 적대감이 만연한 사회로 변화된다. 적대와 공포에 뿌리를 둔 통치는 ‘외부의 적’이 아닌 ‘내부의 적’(정치적 반대자, 평화주의자)과 시민을 통제하고 길들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북한의 4차 핵실험(북한은 수소폭탄 실험이라 함)과 장거리 로켓(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함) 발사를 계기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제인 사드(THAAD) 배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야는 2월 8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사드 배치를 둘러싼 남남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중국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여야 모두, 사드가 배치되면 한중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중국과의 교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중국은 한국 수출 비중의 26%, 수입 비중의 20.7%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교역 1위 상대국이다. 이미 사드 배치 시 중국은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다.

    사드의 실효성도 사드 배치의 진정성을 의심받는 대목이기도 하다.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사드는 주로 사거리 1000km 이상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것”인데, 한국을 겨냥할 “북한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대부분 500km 미만으로 사드의 요격 대상이 될 수 없어 천문학적인 배치 비용과 비교하면 사드 배치의 효용성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또 “한반도의 사드 배치는 미․일이 추구하는 동북아 MD 구축을 위한 것이며, 동북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강화하여, 대중, 대러 압박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자리 잡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편, 사드는 상대방의 보복을 무력화해 공격력을 높이는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의 주요 무기체계의 하나로, 경쟁적인 군비경쟁을 촉발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사드 배치는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의 발전에도 대단히 악영향을 줄 것이다. 사드 배치는 시민의 안전과 생명, 지역의 환경과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정적 효과가 커서 이해관계가 충돌할 개연성이 높다.

    사드

    시민사회의 사드 배치 반대 기자회견 자료사진(참여연대)

    평택시장의 사드 배치 거부 선언 그러나 ….

    2월 13일 전국 최초로 지자체 단체장(평택시장)의 사드 배치 거부 선언도 나왔다. 평택이 사드 배치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이유는 미군기지 주둔 지역이자 북한과 중국을 레이더 반경에 포함하고 있다는 지정학적 특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드 배치 지역은 상대의 표적이 되는 만큼 도시 지역 배치는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평택은 국가 정책으로 “미군기지, 해군 2함대, 발전소, LNG, LPG 가스, 석유비축 기지 등 보안시설 등이 많이 위치하고” 있으며 “삼성반도체, LG전자의 착공과 확장, KTX 개통 등 산업단지가 존재하고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공재광 시장)”이기 때문에 사드 기지로서는 적합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전자파 등의 문제로 사막이나 해안가에 주로 위치한다는 사드의 인구밀집지역 배치로 인해 “주민피해(전자파로 인한 생명과 건강 등)는 심각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시설과 “주민 이전에 따른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소요될 것(공재광 시장)”임에 틀림없다. 이 외에도 수십 년간 소외된 평택 서남부 강변권 발전 전망이 블랙아웃 될 수도 있다.

    공재광 시장의 사드 배치 거부는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 미래비전 구축과 관련 큰 의미를 가진다. 먼저, 허울뿐인 국익 논리의 일방적 강요로부터 지역-시민의 행복추구권 옹호라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정신을 지켜냈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역사회 갈등이 아닌 협력의 시민문화 조성, 환경․ 안전(인간)․ 성장이라는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의 발전 전망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그러나 공재광 시장의 거부는 자칫 선언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이 사드 체계의 최우선 배치 지역으로 경기 평택을 한국에 제안할 방침이라고 주한미군 소식통이 14일 밝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사드 거부= 님비’라는 이데올로기 공세는 물론이고 월권 논란(지자체가 아닌 중앙정부와 국회의 권한)을 촉발하면서 거부선언의 의미를 퇴색하는 시도가 뒤따르고 있다.

    따라서 사드 배치 거부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시민의 단합된 힘이 결집하는 한편, 국회의원 후보들의 시민과의 약속(매니페스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자치단체장의 선언이 평택 국회의원(예비후보 포함)의 면피용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으려면 지역의 모든 총선 예비후보자, 특히 여당 후보자의 사드 배치 반대 총선 공약(매니페스토)이 제출되어야 한다. 평택 시민사회는 지자체장의 거부 의사에 안주하지 말고 사드의 위험성을 알리고 시민 반대 의사를 모아내야 한다. 지역의 정치사회와 시민사회의 재구성과 재구조화를 위한 중층적 노력이 필요하다.

    사드 배치 반대 시민운동의 방향

    지역사회 사드 배치 거부를 위한 범시민운동은 세 가지 방향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그것은 첫째, 자치의 관점이다. 이 운동을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의 비전 구축과 로컬 거버넌스의 새로운 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상과 정견의 차이를 강조하는 ‘적과 아’의 관점이 아닌 다른 방식의 생활운동이 필요하다. 살아온 삶, 생각의 차이를 존중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지속가능성을 위한 도전을 전개해야 한다. 지속가능성 과정은 가르고 분리하는 게 아니라 합하고 통하게 하는 과정이다. 지자체도 시민사회와의 협상 통로를 더 확대하고 다부분, 다차원적 거버넌스(협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사드 배치 거부를 계기로 자치공동체, 녹색경제공동체, 미래공동체, 순환과 재생이 가능한 생명공동체, 이웃공동체 평택을 향한 협력과 협동의 지역 문화가 구축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둘째, 평화와 연대의 관점이다. 군사주의가 아닌 평화주의적 가치관을 함양하고 평화의 실질적 해법을 찾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중병을 감기약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동북아 평화는 신형무기가 아닌 근본적인 정치․군사적인 해법을 찾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한편, 우리 동네가 싫으면 다른 동네도 싫은 것이다. “평택만 안 오면 돼!” 라는 생각은 시민다움과 거리가 멀다. 사드 배치 지역으로 거론되는 대구, 군산, 원주 지역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동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 전환의 관점이다. 사드 배치 거부에 앞서 화폐, 무기(핵), 힘, 성장을 선망해 온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돈을 모시지 말고 생명을 모시고 쇠 물레를 섬기지 말고 흙을 섬기며, 눈에 보이는 겉껍데기를 모시지 말고 그 속에 들어 알짜로 값진 것을 모시고 섬길 때만이 마침내 새로운 누리가 열릴 수 있다”는 장일순 선생의 말씀이 삶으로 스며드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필자소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 전임대우 강의교수, 사회학 박사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