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자금 유입설
정부, 허위사실 인정해
거짓말로 국민 현혹 “아니면 말고”
    2016년 02월 15일 09: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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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북한의 무기개발에 개성공단 자금이 유입됐고 관련 자료도 가지고 있다고 발표한 지 3일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개성공단 중단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정부가 ‘허위 사실’을 늘어놓은 셈이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15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자금유입의 증거를 제시하라”는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자금이 들어간 증거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와전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또한 “여러 경로를 통해서 보니까 개성공단에 들어가는 자금의 70% 정도가 당 서기실, 39호실로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말한 것”이라며 “증거자료가 있는 것처럼 나왔는데 제가 근거자료를 공개하기 힘들다고 한 적도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설명이 충분치 못해 오해와 논란이 생겼는데 국민과 외통위원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 무기 개발에 유입됐다는 자료가 있다는 주장은 “와전된 것”이라는 홍 장관의 주장은 거짓말이다.

홍 장관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임금 등 현금이 대량살상무기에 사용된다는 우려는 여러 측에서 있었다”며 “지금 이 자리에서 모든 것을 다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여러 가지 관련 자료도 정부는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홍 장관은 이틀 뒤인 14일에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개성공단으로 유입된 돈의 70%가 당 서기실에 상납되고 서기실이나 39호실로 들어간 돈은 핵이나 미사일에 쓰이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개성공단 자금 유입설을 기정사실화했다.

개성공단 자금 유입설은 그간 개성공단 중단 결정의 정당성을 제공하는 ‘결정적’ 주장이었다. 여당 또한 정부의 주장을 검증해야 하는 국회의 책무를 저버린 채 개성공단 자금 유입설에 힘을 보탰다.

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1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충격적인 사실은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들에게 미 달러로 지급되는 임금의 70%가 북한 노동당 서기실과 39호실로 들어가고 있었다고 한다”며 “북한 당국은 개성공단을 통해서 마약 및 무기거래, 화폐위조 등 불법거래도 가리지 않는 39호실을 활용하여 연간 수십억달러 규모의 현금을 거둬들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개성공단이 절대로 악용돼선 안 된다고 판단했기에, 불가피하게 개성공단 중단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됐음을 국민들께서는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그러나 최근 해당 자료의 존재 여부를 떠나 이 같은 정부의 주장이 국제사회에 까지 큰 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자료 공개 요구가 빗발치자 결국 사실을 시인한 셈이다. 정치권을 포함한 언론, 학계 등은 자료가 존재할 경우 우리 정부가 북한의 핵개발을 묵인한 것이고 존재하지 않는다면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정부의 주장이 ‘거짓말’로 드러나면서 정부를 향한 야당의 비판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향후 홍 장관 사퇴까지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이것은 와전이 아니라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홍 장관의 발언 중 논란이 된 내용은 개성 공단 자금이 노동당으로 흘러들어간 부분이 아니라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전용된 증거 자료가 있다는 부분이다. 결국 그런 자료가 없다는 것이니 명백히 거짓말을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강상구 정의당 대변인도 “이는 사과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홍용표 장관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홍 장관의 주장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의 가장 큰 사후적 변명거리였다”며 “대통령이 당선 전의 각종 공약을 어기며 말 바꾸기를 하더니, 이제는 통일부 장관까지 거짓말 장관이 되었다. 이 정부는 허위사실을 원천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오늘 홍장관의 발언으로 정부가 2013년 개성공단 합의를 깨고 개성공단을 중단 시킨 합리적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정부는 개성공단 가동 중단 조치 철회 등을 비롯하여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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