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오히려
우리 국민 제재하고 압박
정의당, 대북투자 피해보상법 추진
    2016년 02월 12일 08:33 오후

Print Friendly

일부 정치권과 언론 등에서 북한의 기습적인 개성공단 폐쇄와 자산 동결 조치 등으로 우리 기업에 큰 손해를 입혔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의회 회장은 기업의 피해 원인에 대해 “기업의 호소나 건의를 하찮게 묵살해버리는 정부의 의사결정에 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개성공단 전면 중단을 선언, 북한은 이에 맞서 개성공단 폐쇄와 판문점 대화 통로를 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성공단

정의당과 개성공단기업협의회 간담회 모습(사진=정의당)

구멍가게 영업 정지에도 예고기간, 절차 필요한데…
“북 자원 동결이 우리 기업에 피해? 기업 호소 묵살한 정부 책임”

정 회장은 12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가진 정의당과의 긴급 간담회에서 “개성공단 전면중단 결정을 통보받은 이후에 이틀이 안됐는데 긴 시간 악몽을 꾸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정 회장은 “오늘 아침에 뉴스를 보면서 대한민국이 이렇게 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북한이 어제 자산 동결조치를 갑작스럽게 내리는 바람에 쌓여있는 그 많은 완제품, 업무 자재를 못 갖고 나와서 기업들의 손해가 크다고 보도하는 뉴스를 보면서 이렇게 왜곡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우리가 (자산 등을) 못 갖고 나온 건 분명히 우리 정부의 그런(개성공단 중단) 결정과, 기업의 호소나 건의는 하찮게 묵살해버리는 정부의 의사결정에 있다”며 “북한에서 못 갖고 나가게 한 것은 오후 4시 이후, 5시 이후에 잡혀있던 차들에서 도로 물건을 하차하고 내려온 것밖에는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자산동결 방침으로 우리 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우리 정부 측에서 먼저 각 회사별로 개성공단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을 제한했다는 것이다.

그는 “그 자리(통일부 장관과 간담회)에서 저희는 짧은 시간의 말미를 줄 것과 그리고 우리가 신청한 대로 들어갈 수 있는 인원 다 들어가게 해 달라, 차량도 여러 대 들어가게 해달라고 요구했다”며 “관계 당국과 협의하겠다는 통일부 얘기는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우리 기업에 대한 배려 없이 일방적 개성공단 중단 선언을 감행한 정부를 거듭 비판했다.

정 회장은 또한 “하다못해 구멍가게 하나를 한두 달 영업정지를 시켜도 그에 필요한 예고기간과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수십만의 생계가 걸려 있는 공단의 전면중단 결정을 하면서 기업에는 사전협의도, 예고도, 작은 암시조차 없어서 우리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을 정부로부터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았다”고 정부의 기습적인 공단 중단 선언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면중단이 과연 국가 이익에 합당한 것이냐 아니냐, 그것보다 저 같은 경우 가장 부가가치가 낮다는 옷을 만드는 회사인데 작년, 재작년 법인세를 비롯한 국세만 20억 이상 냈다”며 “북한에서 벌어서 세금을 납부한 것”이라고 했다. 기업으로서 국가의 의무를 다하면서도 국민의 안위와 재산 보호라는 국가의 1차적 책임을 저버린 것에 대한 비판인 것이다.

정 회장은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는 개성공업지구를 국제 경쟁력있는 공단으로 보호 육성할 책무가 부여돼 있고 (개성공단 입주) 기업은 국내기업과 똑같은 수준으로 보호받게 돼있다”며 “하물며 범죄인 한 사람 벌을 줄 때도 정해진 절차와 과정이 있는데 기업들을 이런 나락으로 떨어뜨리게 하는 정부의 결정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정말 참담하게 느껴질 뿐”이라고 개탄했다.

우리 정부 실효성도 없는 카드 모두 소진
“북, 정세 주도권 행사할 것…우리 아프게 할 카드 더 많다”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결정이 북한보다 우리 기업에 더 많은 피해를 끼친다는 평가가 대부분인 가운데, 정부의 이번 결정이 대북 제재 정책이 아닌 ‘남한 제재 정책’이라는 웃지 못할 말도 나온다. 일각에선 보수정권 8년간 강경정책으로 인해 북한을 제재할 카드를 별로 손에 쥐고 있지 못한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중단이라는 마지막 카드까지 경솔하게 꺼내들면서 향후 정세를 북한이 주도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종대 정의당 예비 국방부 장관은 “개성공단이 가동 중단됐을 때 5년치 손실액을 대략적으로 추산하면 약 16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북한의 손실을 5억 달러 정도”라며 “북한을 아프게 하기는커녕 우리 국민을 아프게 하는 남한 제재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김 예비장관은 “북한은 이미 대중 무역액이 60억 달러에 달하고, 개성공단은 그 2%밖에 되지 않는다. 북한 핵문제의 지형을 바꿔놓기에는 너무나 미미한 상황”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아닌 우리 국민을 상대로 제재하고 우리 국가를 상대로 해서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결국 이러한 게임에서 북한이 많은 부분의 정세 주도권을 행사하면서 오히려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우리를 아프게 할 수 있는 카드를 더 많이 갖고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개성공단 운영으로 북한이 취한 연간 1억 달러의 이득이 무기 개발에 투입됐다며 개성공단 중단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평화의 비용치고는 매우 저렴하게 대한민국 국가안보를 크게 증진시켜왔다”며 “이것이 다시 과거로 되돌아갔을 때 가해지는 우리의 경제적 손실을 논하기에 앞서서 안보적 부담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막대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대북투자지원피해기업보상 특별법’ 추진
심상정 “제2의 금강산 사업의 전철을 밟는 일은 없어야”

정의당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개성공단 폐쇄로 인한 기업 피해 보상을 위해 개성공단기업협의회를 비롯한 남북경협에 참여했다가 피해를 본 기업들을 포괄한 대북투자지원피해기업보상 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국회 차원의 입주업체 피해 실태조사 등 실질적 조치를 비롯해 당내 개성공단 중단 대책 특별위원회도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개성공단이 제2의 금강산 사업의 전철을 밟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개성공단이 조속한 시일 내에 재가동될 수 있도록 저희가 국회에서 뜻을 모으겠다. 개성공단 기업 협의회를 포함해서 남북경협에 참여했다 피해를 본 기업들까지 다 포함해서 ‘대북투자 피해 기업 보상을 위한 특별법’ 을 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심 상임대표는 “정부는 국내 GDP의 0.04%라면서 개성공단의 가치를 격하하기에 급급하다”며 “남북협력의 상징이고, 남북관계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개성공단의 가치를 어찌 금전적인 논리로만 평가할 수 있는지 참담하기만 하다”고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심 상임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외교가 미증유의 안보위기로, 다시 경제파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